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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회적 가치 측정하자” 최태원 제안에 “대단히 흥미롭다” 스티글리츠 반색

1월 23일 다보스포럼에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측정이 사회적 가치 성장시킨다” 역설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사회적 가치 측정하자” 최태원 제안에 “대단히 흥미롭다” 스티글리츠 반색

최태원 SK 회장이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공식세션에서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 회장, 고쿠부 후미야 일본 마루베니 회장,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왼쪽부터)와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

최태원 SK 회장이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공식세션에서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 회장, 고쿠부 후미야 일본 마루베니 회장,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왼쪽부터)와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가야 한다.”(최태원 SK 회장) 

“대단히 흥미롭다. 실제 기업들이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SK의 사회적 가치 추구 노력과 성과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며 좀 더 많은 기업이 SK의 뒤를 이어 사회적 가치 추구에 동참하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진정성 있는 경영 활동”

1월 23일 최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in the Asian Century)’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기업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해가자”고 역설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주주 외에도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의 공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한다. 

이날 섹션에서 최 회장은 7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제안했던 사회적 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실천한 성과와 시사점을 제시했다. SK는 그간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 개발 △사회 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Incentive·SPC)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Double Bottom Line·DBL) 등을 추진해왔다. 최 회장은 “SK 구성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사회적 가치 추구에 공감하고 동참하면서 사회 문제 해결의 범위와 크기가 확장됐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제도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면 이해관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더 많은 사회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도 덧붙였다. 



최 회장은 객관적이고도 신뢰성 있는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 개발의 필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래야만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추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더 많은 기업과 이해관계자의 동참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스티글리츠 교수는 “SK의 접근법을 통하면 기업이 실제로 사회적·환경적으로 바람직한 활동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경영 성과, 즉 재무적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며 “SK의 활동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SK는 기업 정관에 사회적 가치 경영을 반영했는데, 이는 진정성 있는 경영 활동”이라고도 덧붙였다. 역시 패널로 참석한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 회장은 “SK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이미 많은 일을 해왔다”며 “다른 아시아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 추구를 기업의 의제로 상정하고 추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SK가 나설 테니 동참해달라”

최 회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보스포럼을 통해서만은 아니다. 최 회장은 중국, 미국, 베트남 등에서 개최된 포럼이나 글로벌 인사와 네트워킹 자리에서도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SK의 방법론이 인류 운명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의미 있는 실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9년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등이 참석한 보아오포럼에서도 그는 “SK가 진행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와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한 여러 실험이 성공을 거둔다면 혁신을 이루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해 워싱턴DC에 마련된 ‘SK 나이트’에서 “투자와 고용을 통해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사회적 가치를 키우자”고 제안했다. 

또한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대에서 개최된 도쿄포럼에서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에 기반한 DBL 경영 등을 소개했다. 지난해 6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및 베트남 대표 기업과 가진 면담에서도 “베트남이 환경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연구하며 돕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세계무대에서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은 일부 기업이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좀 더 많은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야만 빠르게 증가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한 국제적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래야 사회적 가치 실행 단계의 어려움을 해소하며 이를 제대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글로벌 4대 회계법인 등과 함께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구성해 글로벌 표준 모델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는 중국 기업에 적용할 측정 모델을 공동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SK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선한 목표를 정해놓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함”이라며 “시행착오도 물론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기업,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20.01.31 1224호 (p44~45)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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