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의 여러 문제점을 한데 묶어 50분짜리 장편물로 만들면 어떨까?” “매립지 문제 외엔 아직 해결방안이 안 나와서 곤란할 것 같은데….”
지난 6월14일 오후 4시 인천시 서구 김포 쓰레기매립지. 매립지를 둘러보는 내내 새내기 VJ 이남규씨(31)와 조형진씨(29)의 논의가 이어진다. 조씨의 반대가 있음에도 이씨는 계속 다른 욕심에 골몰해 있다.
이날부터 5일간 촬영할 작품은 15분 분량의 환경 다큐멘터리. 인천 서구지역의 심각한 환경오염에 대해 며칠 전 서구청과 환경단체인 ‘서구지역 공해추방 범시민대책협의회’(약칭 서대협)가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접하고 그 내용을 6mm 캠코더에 담기로 한 것. 한국VJ협회 명의로 작품을 만들어 K-TV 가을 개편 공모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전날 작품 구상 때문에 늦게 잠자리에 든 이씨는 현장 촬영에 앞서 이날 오전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VJ협회 사무실에서 작품기획회의를 마친 터였다. 오후엔 서대협 대표와의 인터뷰가 잡혀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VJ협회 교육과정 수료생 조씨가 길 안내도 할 겸 촬영에 동행했다. 인천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매립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바람결에 악취가 실려온다. 조씨는 “그래도 어제 비가 와서 공기는 깨끗한 편”이라고 말을 꺼낸다. 이씨는 “먼지가 자욱한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너무 깨끗해서 낭패”라며 우스갯소리로 답한다.
오후 3시. 서구청 인근의 서대협 사무실에 도착했다. 할 말이 많은 듯 촬영 전부터 얘기를 쏟아낸 서대협 이정호 대표는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자 약간 긴장한다. 20여 분간 카메라를 주시하던 이씨가 분위기를 바꾼다. “마지막 질문”이라고 운을 떼며 “활동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냐”고 묻는다. ‘마지막’이란 말에 이대표는 그제서야 긴장을 푼다. “오염물질 배출업체들에게서 협박도 받았어요.” 이대표는 허리에 차고 있던 호신용 전자충격기까지 꺼내 보여준다. 그는 “승용차엔 각목과 돌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대표의 안내로 김포 쓰레기매립지로 떠났다. 매립지가 가까워오자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이씨는 캠코더의 전원을 켠다. 뷰파인더를 통해 순식간에 수십 대의 쓰레기 차량이 지나갔다.
“이 근처 학교들의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길가에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려는 여고생들이 줄을 서 납치나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소문도 있는데, 버스가 워낙 없으니까 애들도 어쩔 수 없나 봐.” 운전중인 조씨가 말을 붙이자 이씨는 환경오염 문제와 대중교통 문제를 묶어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볼 궁리를 잠시 해본다.
이씨는 지난 97년 프로덕션에서 영화 일을 배웠다. 영화 기획과 시나리오를 주로 공부했다. 그러던 그가 VJ 일을 시작한 건 지난해 9월. 지난 5월엔 아예 동료 VJ들과 프로덕션 ‘mk’를 설립했다. “VJ에겐 무엇보다 기획력이 중요한데, 영화 일을 해본 경험이 기획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게 이씨의 말이다. 그는 촬영 전 늘 작품 소재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보고 몇 번 더 생각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인다.
매립지 촬영이 끝난 시각은 오후 5시. 이씨는 VJ협회 사무실에서 이날 취재한 내용을 정리하고 구로동의 개인 사무실로 향한다. 작품 타이틀 작업을 미리 해두기 위해서다.
이씨는 내일은 아침 일찍 인천에 갈 계획을 세운다. 서울~인천 간 이동거리가 만만찮아 시간을 좀더 잘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신참이라 가진 건 기획력과 자신감밖에 없다는 이씨는 “힘들어도 많이 돌아다녀야 세상을 배울 수 있지 않겠느냐”며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에겐 ‘우리는 늘 공정성을 유지하며 진실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VJ헌장’의 한 구절이 아직 생생하다.
지난 6월14일 오후 4시 인천시 서구 김포 쓰레기매립지. 매립지를 둘러보는 내내 새내기 VJ 이남규씨(31)와 조형진씨(29)의 논의가 이어진다. 조씨의 반대가 있음에도 이씨는 계속 다른 욕심에 골몰해 있다.
이날부터 5일간 촬영할 작품은 15분 분량의 환경 다큐멘터리. 인천 서구지역의 심각한 환경오염에 대해 며칠 전 서구청과 환경단체인 ‘서구지역 공해추방 범시민대책협의회’(약칭 서대협)가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접하고 그 내용을 6mm 캠코더에 담기로 한 것. 한국VJ협회 명의로 작품을 만들어 K-TV 가을 개편 공모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전날 작품 구상 때문에 늦게 잠자리에 든 이씨는 현장 촬영에 앞서 이날 오전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VJ협회 사무실에서 작품기획회의를 마친 터였다. 오후엔 서대협 대표와의 인터뷰가 잡혀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VJ협회 교육과정 수료생 조씨가 길 안내도 할 겸 촬영에 동행했다. 인천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매립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바람결에 악취가 실려온다. 조씨는 “그래도 어제 비가 와서 공기는 깨끗한 편”이라고 말을 꺼낸다. 이씨는 “먼지가 자욱한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너무 깨끗해서 낭패”라며 우스갯소리로 답한다.
오후 3시. 서구청 인근의 서대협 사무실에 도착했다. 할 말이 많은 듯 촬영 전부터 얘기를 쏟아낸 서대협 이정호 대표는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자 약간 긴장한다. 20여 분간 카메라를 주시하던 이씨가 분위기를 바꾼다. “마지막 질문”이라고 운을 떼며 “활동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냐”고 묻는다. ‘마지막’이란 말에 이대표는 그제서야 긴장을 푼다. “오염물질 배출업체들에게서 협박도 받았어요.” 이대표는 허리에 차고 있던 호신용 전자충격기까지 꺼내 보여준다. 그는 “승용차엔 각목과 돌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대표의 안내로 김포 쓰레기매립지로 떠났다. 매립지가 가까워오자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이씨는 캠코더의 전원을 켠다. 뷰파인더를 통해 순식간에 수십 대의 쓰레기 차량이 지나갔다.
“이 근처 학교들의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길가에서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려는 여고생들이 줄을 서 납치나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소문도 있는데, 버스가 워낙 없으니까 애들도 어쩔 수 없나 봐.” 운전중인 조씨가 말을 붙이자 이씨는 환경오염 문제와 대중교통 문제를 묶어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볼 궁리를 잠시 해본다.
이씨는 지난 97년 프로덕션에서 영화 일을 배웠다. 영화 기획과 시나리오를 주로 공부했다. 그러던 그가 VJ 일을 시작한 건 지난해 9월. 지난 5월엔 아예 동료 VJ들과 프로덕션 ‘mk’를 설립했다. “VJ에겐 무엇보다 기획력이 중요한데, 영화 일을 해본 경험이 기획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게 이씨의 말이다. 그는 촬영 전 늘 작품 소재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보고 몇 번 더 생각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인다.
매립지 촬영이 끝난 시각은 오후 5시. 이씨는 VJ협회 사무실에서 이날 취재한 내용을 정리하고 구로동의 개인 사무실로 향한다. 작품 타이틀 작업을 미리 해두기 위해서다.
이씨는 내일은 아침 일찍 인천에 갈 계획을 세운다. 서울~인천 간 이동거리가 만만찮아 시간을 좀더 잘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신참이라 가진 건 기획력과 자신감밖에 없다는 이씨는 “힘들어도 많이 돌아다녀야 세상을 배울 수 있지 않겠느냐”며 빙그레 미소짓는다. 그에겐 ‘우리는 늘 공정성을 유지하며 진실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VJ헌장’의 한 구절이 아직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