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누군가는 ‘정착민의 시대는 가고 유목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주변 사람들이 너도 나도 떠나다보니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나도 옮겨볼까”하는 생각이 굴뚝 같지만 자신의 적성과 사정에 맞는 일터를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직에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벤처기업을 향해 몰려들었던 인력들이 다시 대기업으로 U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 삼성 SDS에서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던 김모씨(34)도 그런 경우다. 대대적인 벤처 바람에 휩쓸려 테헤란밸리의 한 업체로 옮겼지만, 최소한 주 3일씩은 밤샘작업을 하는 업무 여건에 심신이 버텨나질 못해 고민중이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던 대기업 생활이 그립다”는 그는 “벤처에서 내 나이면 정년에 가까운데, 공연히 자리를 옮긴 것 같다”고 후회하고 있다.
“못살겠다” 벤처서 대기업 U턴
헤드헌터사인 ㈜휴먼써어치-아데코의 김계중과장은 “경력관리의 시발점은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라고 지적한다. 먼저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고, 여기 기반해 목표를 정하고 목표까지의 과정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과장은 또 “연봉 또는 몸값에만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이직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이직에는 본인의 성격과 능력, 일에 대한 애정과 원하는 수입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한다”는 것.
연세대 김농주취업담당관도 “연봉이 최고가치처럼 인식되는 세태지만, 기본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게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마다 가치기준이 다르다는 점이 빠져 있다는 것.
그가 제시하는 이직의 첫걸음은 자신에게 ‘즐거움’과 ‘자기실현’의 실체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다. “돈이 최고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연봉을 좇아 자리를 옮겨다니는 게 만족스럽겠지만 이타적이고 의미있는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시류를 좇아 고액연봉을 받는 직장으로 자리로 옮긴 경우 갈등이 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직할 회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기본.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국내 대기업에 입사한지 몇 달만에 다시 벤처 기업으로 옮긴 H씨(28)의 경우 그런 점을 간과했다가 실패한 경우다. 그는 연봉은 20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회사 내용이 좋고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스톡옵션 5000주를 받기로 하고 입사했다. 주업무는 게임 프로그램 라이선스를 외국에 파는 일. 밤낮없이 해외로 뛰어다니며 계약을 성사시키느라 애쓰던 그는 얼마 전 엉뚱한 소식을 듣게 됐다. 회사 주가가 오르자 사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팔고 또다른 회사를 차리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입사 전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꼬치꼬치 따져봤지만 CEO의 인간 됨됨이에 대해 무지했던 것이다. 얼마 전 사표를 내고 헤드헌터사를 찾아다니고 있는 그는 “나야 아직 젊으니 기회가 또 있겠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선배들의 경우 무척 안돼 보였다”고 말한다.
이직 열풍이 불고 있기로는 일본도 마찬가지.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이직을 고려하는 직장인이 고려해야 할 자기평가 척도를 몇 가지 제시했다(표 참조). 가장 중요한 것은 일 자체가 재미있는지의 여부. 이밖에 회사와 사내 인간관계에 대한 평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 자금력의 유무, 본인이 선호하는 업무방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거친 뒤 이직 여부를 결정해야 실패없는 이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 이직을 시도할 경우 기회비용만 지불하고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김농주취업담당관은 “이직해서 실망할 가능성은 신입사원으로 어딘가에 입사했을 때보다 훨씬 크다. 또한 실패를 만회하기도 훨씬 어렵다”며 이직하기 전에 신중하게 조사하고 판단할 것을 당부한다.
“특히 다른 업종간의 이직을 결심했다면 최소한 2년 정도는 준비 과정을 갖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김씨는 말한다. 가령 은행원으로 일하던 사람이 게임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경우 우선 관련 학원을 다니고 필요한 자격증을 딴 뒤 어떤 일터가 있는지 알아보는 등 시장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변신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이정일 수석연구원은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기업들도 변신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신의 내용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본인의 의사를 물어 직무를 바꿔주는 것에서부터 특별 상여금제, 발탁승진, 프로계약제, 내부 채용방식(free agency) 도입 등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는 것. 그는 직장인들이 이런 제도들을 적절히 활용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이직에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벤처기업을 향해 몰려들었던 인력들이 다시 대기업으로 U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 삼성 SDS에서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던 김모씨(34)도 그런 경우다. 대대적인 벤처 바람에 휩쓸려 테헤란밸리의 한 업체로 옮겼지만, 최소한 주 3일씩은 밤샘작업을 하는 업무 여건에 심신이 버텨나질 못해 고민중이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던 대기업 생활이 그립다”는 그는 “벤처에서 내 나이면 정년에 가까운데, 공연히 자리를 옮긴 것 같다”고 후회하고 있다.
“못살겠다” 벤처서 대기업 U턴
헤드헌터사인 ㈜휴먼써어치-아데코의 김계중과장은 “경력관리의 시발점은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라고 지적한다. 먼저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고, 여기 기반해 목표를 정하고 목표까지의 과정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과장은 또 “연봉 또는 몸값에만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이직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이직에는 본인의 성격과 능력, 일에 대한 애정과 원하는 수입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한다”는 것.
연세대 김농주취업담당관도 “연봉이 최고가치처럼 인식되는 세태지만, 기본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게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마다 가치기준이 다르다는 점이 빠져 있다는 것.
그가 제시하는 이직의 첫걸음은 자신에게 ‘즐거움’과 ‘자기실현’의 실체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다. “돈이 최고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연봉을 좇아 자리를 옮겨다니는 게 만족스럽겠지만 이타적이고 의미있는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시류를 좇아 고액연봉을 받는 직장으로 자리로 옮긴 경우 갈등이 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직할 회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기본.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국내 대기업에 입사한지 몇 달만에 다시 벤처 기업으로 옮긴 H씨(28)의 경우 그런 점을 간과했다가 실패한 경우다. 그는 연봉은 20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회사 내용이 좋고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스톡옵션 5000주를 받기로 하고 입사했다. 주업무는 게임 프로그램 라이선스를 외국에 파는 일. 밤낮없이 해외로 뛰어다니며 계약을 성사시키느라 애쓰던 그는 얼마 전 엉뚱한 소식을 듣게 됐다. 회사 주가가 오르자 사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팔고 또다른 회사를 차리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입사 전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꼬치꼬치 따져봤지만 CEO의 인간 됨됨이에 대해 무지했던 것이다. 얼마 전 사표를 내고 헤드헌터사를 찾아다니고 있는 그는 “나야 아직 젊으니 기회가 또 있겠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선배들의 경우 무척 안돼 보였다”고 말한다.
이직 열풍이 불고 있기로는 일본도 마찬가지.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이직을 고려하는 직장인이 고려해야 할 자기평가 척도를 몇 가지 제시했다(표 참조). 가장 중요한 것은 일 자체가 재미있는지의 여부. 이밖에 회사와 사내 인간관계에 대한 평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 자금력의 유무, 본인이 선호하는 업무방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거친 뒤 이직 여부를 결정해야 실패없는 이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 이직을 시도할 경우 기회비용만 지불하고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김농주취업담당관은 “이직해서 실망할 가능성은 신입사원으로 어딘가에 입사했을 때보다 훨씬 크다. 또한 실패를 만회하기도 훨씬 어렵다”며 이직하기 전에 신중하게 조사하고 판단할 것을 당부한다.
“특히 다른 업종간의 이직을 결심했다면 최소한 2년 정도는 준비 과정을 갖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김씨는 말한다. 가령 은행원으로 일하던 사람이 게임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경우 우선 관련 학원을 다니고 필요한 자격증을 딴 뒤 어떤 일터가 있는지 알아보는 등 시장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변신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이정일 수석연구원은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기업들도 변신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신의 내용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본인의 의사를 물어 직무를 바꿔주는 것에서부터 특별 상여금제, 발탁승진, 프로계약제, 내부 채용방식(free agency) 도입 등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는 것. 그는 직장인들이 이런 제도들을 적절히 활용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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