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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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팬미팅 뒤풀이서 ‘性매매’

일본 女아이돌 경제적 이유로 호스티스, AV 출연, 매춘 등 일탈 충격

  • 이윤진 객원기자 nestra@naver.com

    입력2012-12-03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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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팬미팅 뒤풀이서 ‘性매매’

    일본 아이돌그룹 ‘모닝구 무스메’가 연예활동 당시 사용했던 용품을 판매하는 가게.(왼쪽) 일본 연예 주간지 ‘주간실화’(오른쪽)

    11월 8일 발매한 일본 주간지 ‘주간실화’는 “인기 아이돌그룹 ‘모닝구 무스메’의 전 멤버 고토 마키가 8000만 엔(약 10억 원)에 성인비디오(Adult Video·AV) 2편 출연을 계약했다. 올해 안에 (출연 영화)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기사를 내 화제를 모았다. 또한 이 기사는 촬영을 마친 AV가 실제 성관계를 전제로 한 ‘완전 포르노’가 아닌 ‘이미지 비디오’지만 “발매 후 반향에 따라 본방(실제 성관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남았다”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그리고 고토 마키 측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강도죄로 5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고토의 동생이 출옥하면서 동생과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 목돈이 필요했다”는 설명으로 AV 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고토 마키는 1999년 14세 때 아이돌그룹 모닝구 무스메 3기 멤버로 데뷔해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2002년 솔로로 전향해 ‘러브머신’ 같은 히트곡을 냈고, 이후 배우로도 변신을 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간 당대 톱스타다. 비록 후속곡 부재와 연기력에 대한 혹평으로 인기가 하락하긴 했지만 팬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관록의 아이돌이 AV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경제적 지원 노리고 애인계약도

    주간실화는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연예계 가십을 주로 다루는 이른바 ‘찌라시’ 잡지로, 기사 신빙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8월 고토 마키가 모닝구 무스메 멤버로 함께 활동했던 가고 아이와 각각 1억 엔을 받는 조건으로 포르노 출연 계약을 완료했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지만 곧바로 소속사 에이벡스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정하면서 허위사실로 밝혀진 ‘전과’도 있다.

    ‘그럼에도’ 연예 전문가들은 이번 보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다. 2010년 ‘글래머러스’에 실린 반라 화보와 은퇴 선언 후 발매한 사진집 ‘go to natura…’(와니북스)의 세미누드가 호평을 받으면서 이미 자신의 벗은 몸이 상품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안 고토 마키가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AV 출연을 결정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연예계에선 아이돌 등 여자연예인이 단기간에 큰돈을 손에 쥐는 최후 수단으로 AV를 종종 이용한다. 대표적인 예가 고무카이 미나코다. 그라비아(일본 영상물 산업 가운데 하나로, 여성의 비키니 차림이나 세미누드를 찍은 영상물 또는 화보집을 가리킴) 아이돌로 데뷔해 ‘천사가 내려온 날’ ‘꽃과 뱀3’ 같은 영화에 주연배우로 출연할 만큼 성장한 고무카이 미나코는 2009년과 2011년 각성제취급법 위반으로 체포, 기소되면서 연예 활동에 위기를 맞았다.

    소속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 그는 스트리퍼로 전향해 팬들과 언론의 주목을 다시금 받았고, 이어서 AV 제작사 ‘아리스재팬’에서 계약금 1억 엔(약 12억 원)을 받고 ‘AV여우 고무카이 미나코’를 비롯한 포르노물 3편에 출연했다. 제작사는 “유명인이 출연할 경우 실제 성관계 대신 분위기만 연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무카이 미나코 작품은 여느 포르노와 다를 바 없는 다양하고도 격렬한 정사신이 등장했다”면서 강한 노출 수위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다른 예로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아이돌그룹 AKB48의 초기 멤버였던 나카니시 리나를 들 수 있다. AKB48 멤버로 활동할 당시 최고 인기 멤버만 설 수 있는 무대 중심부를 놓치지 않았던 그는 2008년 돌연 소속사를 옮기고 2010년 ‘야마구치 리코’라는 예명으로 헤어누드 사진집을 발간했으며, 이어서 AV에도 출연했다. 나카니시 리나가 출연한 AV는 1만 장이 팔리면 베스트셀러로 대우받는 AV업계에선 이례적으로 8만 장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AV 출연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라비아 아이돌 90%가 매춘이나 애인계약을 맺었다”고 폭로한 고무카이 미나코의 말처럼 스폰서를 찾아 애인계약을 하거나 유흥업소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는 것은 일본 여자 아이돌 사이에선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헉! 팬미팅 뒤풀이서 ‘性매매’

    일본 아이돌그룹 ‘AKB48’

    고무카이 미나코는 “연예 프로덕션은 일이 없는 날엔 뒤에서 데이트 클럽 같은 사업을 벌이는데, 아이돌은 지명도나 얼굴 등으로 등급이 나뉘어 각 등급에 붙은 요금에 따라 손님과 식사를 하거나 성관계를 맺기도 한다”면서 “매춘을 부업으로 하는 아이돌을 몇 명이나 봤는데, 매춘하는 동안 점점 (매춘이) 당연한 일이라는 분위기를 풍겼다”고 전했다.

    일본 여자 아이돌이 AV, 매춘 등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14~15세에 연예계에 입문해 줄곧 소속사 보호를 받으며 청소년기를 보낸 만큼 연예활동을 그만뒀을 때 생계를 꾸려나갈 특별한 기술을 갖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성산업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은 것.

    톱 아이돌의 경우 수입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어린 나이에 큰돈을 손에 쥐면서 오히려 경제적 파탄에 이르기도 한다. 14세에 연예계에 데뷔한 고토 마키는 모닝구 무스메로 활동하면서 수천만 엔을 벌었음에도 가족 생활비와 호스트클럽 출입 등 유흥비로 대부분을 탕진했다고 한다.

    강한 권력을 가진 연예기획사와의 관계에서 자기결정권을 갖지 못하고 10대 시절부터 성상납, 강제 매춘 등 성적 학대를 반복하면서 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성산업에 대한 거부감이 약해진 이유도 크다. AKB48 전 멤버인 나카니시 리나의 경우가 그렇다.

    성상납 강요에 대한 복수

    나카니시 리나의 AV 출연은 경제적 이유와 활동 재개에 대한 욕심으로 AV 출연을 감행한 고무카이 미나코와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전 소속사 오피스48의 관계자에 따르면, “나카니시가 (AKB48 멤버로 활동할 당시) 성상납을 강요당했고, 강요당한 일들을 토해내는 것으로 진정한 자신을 되찾고 싶다고 직접 이야기했다”면서 “AV 출연을 통해 AKB48 멤버를 포함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복수할 생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연예기획사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매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일본 연예정보지 ‘일간 사이조’는 연예계에 만연한 애인계약, 유흥업소 근무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라비아 아이돌의 적은 수입으로는 생활비와 메이크업, 의상비에 드는 활동비를 감당할 수 없어 스폰서를 구하거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에는 팬미팅 뒤풀이 자리에서 매춘행위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아키하바라의 상설극장에서 시작해 팬층을 넓힌 AKB48이 성공한 이후 아키하바라 곳곳에서 소수 팬을 대상으로 한 신인 아이돌그룹의 무대가 종종 열리는데, 일부 아이돌그룹이 공연이 끝난 후 팬들을 상대로 매춘행위를 벌인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경제적 이유와 더불어 자기 지명도를 높이고 팬과의 친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도 강하다. 군웅할거식 ‘아이돌 전국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매춘을 택한 것이다.

    매춘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여성이 최후 생존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연예계라는 가혹한 세계에서 정상적인 생존법을 익히지 못한 어린 여자연예인들이 매춘과 AV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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