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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여의도 일대 호텔 동났다

중국인 관광객 몰려 평일에도 만원 … 공항과 명품 쇼핑 접근성 높아 선호

여의도 일대 호텔 동났다

여의도 일대 호텔 동났다

여의도 유일의 특급호텔인 렉싱턴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늘 만원이다.

“죄송합니다. 호텔이 만원이라 빈방이 없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박모 감사는 자정까지 회식이 이어지자 다음 날 출근이 걱정됐다. 오전 7시부터 조찬회의가 잡힌 상황에서 경기도 일산 자택까지 갔다가 아침 일찍 출근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그는 여의도 인근 호텔에서 숙박하기로 했지만 평일인데도 호텔엔 빈방이 없었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으로 꽉 찼던 것. 다른 호텔을 찾았지만 역시 마찬가지. 결국 그는 인근 사우나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여의도는 국회와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각종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서울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 자연스레 호텔도 관광객을 위한 특급호텔보다 업무를 보러 온 비즈니스맨들이 쉬는 중소 호텔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지금 이들 호텔 객실의 상당수는 비즈니스맨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이 이용한다. 2010년 3월 한 달간 여의도 렉싱턴 호텔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객실 이용자(단체 805객실, 개인 100객실)의 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불과 1년 전 객실 이용(단체 314객실, 개인 253객실)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강남 30분 주파 … 홍대·이대와 가까워

과거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거주지는 특급호텔이 있는 시내 중심과 경기도 외곽지역으로 양분됐다. VIP 정치인과 부유층은 강남·명동 등 시내 중심지를 선호한 반면, 저가 패키지여행을 온 단체관광객은 시외로 숙소를 잡은 것. 하지만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수학여행을 온 학생, 경제적 여력이 있는 노인, 개인적으로 에어텔 항공권을 구입해 여행하는 개별관광객, 비즈니스를 위해 방문한 사업가 등 점차 연령·목적별로 세분화하고 있다. 비용과 여행 동선 등을 따져 최적 입지를 골라 여행하는 새로운 유형의 관광객이 등장한 것.



이들에게 한국의 유적과 문화 관람은 더 이상 방문의 주요 동기가 아니다. 여행사 관계자는 “사실 중국인들은 한국의 유물이나 문화에 큰 관심이 없다. 경복궁만 해도 중국 자금성에 비하면 별궁 수준이다. 그들은 백화점에서 명품을 사고, 강남에서 의료상담을 하는 데 더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그러다 보니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과의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이화여대, 홍익대 등 상점과 미용실 등이 밀집해 첨단 유행을 즐길 수 있는 여의도 인근 호텔이 급부상했다. 렉싱턴 호텔 인바운드 담당 김태정 지배인은 “여의도 지역은 젊은이의 거리 홍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종로·광화문 등 시내 중심으로 나가 난타·점프·비보이 같은 한류 문화를 접하기 편하다. 또한 연남동·명동 등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점이 가깝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까지 30분 안팎이면 주파하는 지하철 9호선의 개통도 한몫을 했다. 강남 지역은 코엑스(COEX),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등 대형 전시컨벤션 시설과 특급호텔, 공연장, 패션쇼핑 시설이 많아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s, Exhibitions) 산업의 요지다. 성형외과를 비롯한 병원이 밀집해 의료관광을 하러 온 중국인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남 지역 호텔은 하루 숙박비가 30여만 원에 이르는 등 비용이 만만치 않아 주로 일본인 관광객이 이용한다.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박정하 팀장은 “중국인 관광객은 숙박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쇼핑과 의료관광을 즐길 수 있는 강남까지 이동이 불편하지 않은 여의도 지역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2009년 한 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34만2337명. 2008년 대비 15% 이상 성장했지만, 여의도 호텔을 찾는 새로운 유형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지금의 중국인 관광객 붐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종대 관광경영학과 김성섭 교수는 “한국이 의료·카지노·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역사 등 특별한 무언가로 어필하지 않으면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한 번 들르고 말 곳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0.04.06 730호 (p47~47)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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