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한 주식 사이트. 이곳은 회원 10만 명의 펀드를 분석한 뒤 그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 100개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투자한다. 아마추어들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하지만, 어느 프로페셔널한 펀드 매니저가 작성한 것보다 높은 수익을 낸다. 이제 사람들은 유명 펀드 매니저보다 이 사이트를 더 신뢰한다.
# 가까운 미래, 회의실 안에서의 토론이나 전화통화 내용은 자동으로 녹음된다. 모든 구성원의 e메일 텍스트도 서버에 저장된다. ‘위키’에서는 누가, 언제, 어디를, 어떻게 고치고 덧붙였는지도 저장된다. 이렇게 되면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좀 더 풍부하게 찾아낼 수 있다.
집단지성은 이미 문화, 미디어,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이나 공공서비스, 제조업, 에너지, 엔지니어링, 심지어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과학과 의학 등에서도 지금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이 사내외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미래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지식경영을 표방하는 국내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집단지성의 미래가 과연 장밋빛이기만 할까. 이에 대해선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확연히 갈린다.
집단지성에서 집단제조로
아시아미래연구소 최윤식 교수는 “집단지성은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집단지성은 소비만 하던 개인이 직접 생산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개인이 지식을 생산하고 기업이 그 지식을 가져다가 물건으로 만드는 일, 즉 지식과 네트워크를 기획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미래엔 아주 일반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며 “기업이나 개인 모두 온·오프라인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지식경영 능력을 갖춰야 급변하는 사회와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온더아이티 이병구 대표도 “실제로 많은 기업이 지식경영, 즉 지식을 어떻게 유통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큰 관심을 가진다”면서 “차세대 지식경영 솔루션은 ‘과정지식’까지 저장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삼성SDS 출신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지식경영 솔루션 개발에 종사해온 정보기술(IT) 전문가. 그가 말하는 과정지식이란 조직 구성원들의 협업 과정에서 회의, 전화통화, e메일 등에 담긴 내용(text)을 가리킨다. 기존의 집단지성은 이런 과정지식을 보존하지 않고 ‘결론지식’인 보고서만 남겼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집단지성을 활용한 지식경영의 성과가 다소 미흡하다고 느껴왔다”며 “하지만 더 많은 정보가 담긴 과정지식까지 저장한다면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좀 더 풍부하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위적 통제 VS 자율 규제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21세기북스)의 저자 찰스 리드비터는 “‘오픈 소스(open source)’는 누구나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보물창고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집단지성은 집단제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은 비록 오픈 소스가 일반인에게 무상으로 공개된 프로그램 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레고나 애플의 아이폰 또는 리눅스의 사례(상자 기사 참고)처럼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픈 소스 정책을 추진한다면 ‘모든 제조공정의 네트워크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럼 미래에는 개인(또는 기업)이 ‘오픈 소스’에서 원하는 ‘제조공정’을 끄집어내 냉장고, 텔레비전, 자동차는 물론 주택까지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이 말, 이미지, 영화, 사진, 음악, 소프트웨어, 물건, 기계, 심지어 유기체를 창조할 수 있는 도구들을 이용할 것이다. 또 전문적인 이해력이 필요한 과학기술을 모방해 뛰어난 활동을 펼치는 아마추어도 늘어날 것이다. 과학기술의 비용이 낮아지고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서 과학자와 의사의 실험실, 디자이너의 작업실에서만 사용되던 막강한 도구들이 일반 가정과 학교로 퍼져나가, 열정적이고 박식하고 야심 있는 아마추어들에게 더 많은 일을 더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하지만 집단지성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보는 학자도 적지 않다. 성균관대 이건창 교수(경영학)는 “전문가의 지식은 여전히 중요하다. 집단지성의 역할은 평범한, 그리고 지극히 생활 중심적인 수준으로 평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 경영이나 비즈니스 분야보다는 공공 부문, 특히 업무 범위가 넓은 대민서비스 분야에서 집단지성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지성은 ‘주’가 아닌 보완적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경영의 ‘구루’라 불리는 오마에 겐이치는 자신의 저서 ‘지식의 쇠퇴’에서 “집단IQ가 높은 나라일수록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아 발전할 수 있다”며 집단지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지금의 일본처럼 지식이 쇠퇴하고 사고 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발현된다면, 집단IQ 저하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단저능’에 대한 그의 경고가 비단 일본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설득력이 있다.
‘집단저능을 막기 위해 집단지성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느냐’ 아니면 ‘자율규제에 맡기느냐’ 여부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미국의 미래학자 재런 러니어는 ‘디지털 마오이즘 : 새로운 온라인 집단주의의 위험’이라는 글에서 “인터넷에서 발현된 집단지성이 늘 옳다는 믿음은 잘못됐다. 잘못된 정보, 정치적 의도, 군중심리 등이 끼어들면 ‘집단지성’과 반대로 ‘집단저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인터넷에서 다수를 형성하는 주장의 질을 검증하고, 소수의 의견도 반영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일시적으로는 자신의 지식을 표출하는 데 두려움을 겪겠지만, 의지가 완전히 꺾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한 번 경험한 집단지성의 기억은 머릿속에 각인되고 언젠가 꼭 발현된다”고 주장했다. 소셜 링크 이중대 대표 컨설턴트도 “집단지성은 스스로 정화하면서 성장, 발전한다”면서 “오히려 집단지성으로 정보와 권력이 분산되고, 집단의 수평적 감시가 많아지면서 미래 사회가 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가까운 미래, 회의실 안에서의 토론이나 전화통화 내용은 자동으로 녹음된다. 모든 구성원의 e메일 텍스트도 서버에 저장된다. ‘위키’에서는 누가, 언제, 어디를, 어떻게 고치고 덧붙였는지도 저장된다. 이렇게 되면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좀 더 풍부하게 찾아낼 수 있다.
집단지성은 이미 문화, 미디어,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이나 공공서비스, 제조업, 에너지, 엔지니어링, 심지어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과학과 의학 등에서도 지금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기업이 사내외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미래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지식경영을 표방하는 국내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집단지성의 미래가 과연 장밋빛이기만 할까. 이에 대해선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확연히 갈린다.
집단지성에서 집단제조로
아시아미래연구소 최윤식 교수는 “집단지성은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집단지성은 소비만 하던 개인이 직접 생산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개인이 지식을 생산하고 기업이 그 지식을 가져다가 물건으로 만드는 일, 즉 지식과 네트워크를 기획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미래엔 아주 일반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며 “기업이나 개인 모두 온·오프라인의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지식경영 능력을 갖춰야 급변하는 사회와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온더아이티 이병구 대표도 “실제로 많은 기업이 지식경영, 즉 지식을 어떻게 유통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큰 관심을 가진다”면서 “차세대 지식경영 솔루션은 ‘과정지식’까지 저장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삼성SDS 출신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지식경영 솔루션 개발에 종사해온 정보기술(IT) 전문가. 그가 말하는 과정지식이란 조직 구성원들의 협업 과정에서 회의, 전화통화, e메일 등에 담긴 내용(text)을 가리킨다. 기존의 집단지성은 이런 과정지식을 보존하지 않고 ‘결론지식’인 보고서만 남겼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집단지성을 활용한 지식경영의 성과가 다소 미흡하다고 느껴왔다”며 “하지만 더 많은 정보가 담긴 과정지식까지 저장한다면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좀 더 풍부하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위적 통제 VS 자율 규제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21세기북스)의 저자 찰스 리드비터는 “‘오픈 소스(open source)’는 누구나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보물창고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집단지성은 집단제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은 비록 오픈 소스가 일반인에게 무상으로 공개된 프로그램 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레고나 애플의 아이폰 또는 리눅스의 사례(상자 기사 참고)처럼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픈 소스 정책을 추진한다면 ‘모든 제조공정의 네트워크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럼 미래에는 개인(또는 기업)이 ‘오픈 소스’에서 원하는 ‘제조공정’을 끄집어내 냉장고, 텔레비전, 자동차는 물론 주택까지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이 말, 이미지, 영화, 사진, 음악, 소프트웨어, 물건, 기계, 심지어 유기체를 창조할 수 있는 도구들을 이용할 것이다. 또 전문적인 이해력이 필요한 과학기술을 모방해 뛰어난 활동을 펼치는 아마추어도 늘어날 것이다. 과학기술의 비용이 낮아지고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서 과학자와 의사의 실험실, 디자이너의 작업실에서만 사용되던 막강한 도구들이 일반 가정과 학교로 퍼져나가, 열정적이고 박식하고 야심 있는 아마추어들에게 더 많은 일을 더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하지만 집단지성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보는 학자도 적지 않다. 성균관대 이건창 교수(경영학)는 “전문가의 지식은 여전히 중요하다. 집단지성의 역할은 평범한, 그리고 지극히 생활 중심적인 수준으로 평균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 경영이나 비즈니스 분야보다는 공공 부문, 특히 업무 범위가 넓은 대민서비스 분야에서 집단지성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지성은 ‘주’가 아닌 보완적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경영의 ‘구루’라 불리는 오마에 겐이치는 자신의 저서 ‘지식의 쇠퇴’에서 “집단IQ가 높은 나라일수록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아 발전할 수 있다”며 집단지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지금의 일본처럼 지식이 쇠퇴하고 사고 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발현된다면, 집단IQ 저하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단저능’에 대한 그의 경고가 비단 일본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설득력이 있다.
‘집단저능을 막기 위해 집단지성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느냐’ 아니면 ‘자율규제에 맡기느냐’ 여부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미국의 미래학자 재런 러니어는 ‘디지털 마오이즘 : 새로운 온라인 집단주의의 위험’이라는 글에서 “인터넷에서 발현된 집단지성이 늘 옳다는 믿음은 잘못됐다. 잘못된 정보, 정치적 의도, 군중심리 등이 끼어들면 ‘집단지성’과 반대로 ‘집단저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인터넷에서 다수를 형성하는 주장의 질을 검증하고, 소수의 의견도 반영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일시적으로는 자신의 지식을 표출하는 데 두려움을 겪겠지만, 의지가 완전히 꺾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한 번 경험한 집단지성의 기억은 머릿속에 각인되고 언젠가 꼭 발현된다”고 주장했다. 소셜 링크 이중대 대표 컨설턴트도 “집단지성은 스스로 정화하면서 성장, 발전한다”면서 “오히려 집단지성으로 정보와 권력이 분산되고, 집단의 수평적 감시가 많아지면서 미래 사회가 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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