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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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모리 잡가 완창 ‘국악계의 보아’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4-04-02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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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모리 잡가 완창 ‘국악계의 보아’
    ”밑에 맹꽁이 웃맹꽁일 쳐다보며 엣다 이놈 염치없이 너무 누르지 마라…, 위에 맹꽁이 밑에 맹꽁이 내려다보며 엣다 요놈 잣갑스럽게 군말 된다….”

    3월25일 서울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는 휘모리 잡가 ‘맹꽁이 타령’이 울려 퍼졌다. 무대에 앉은 이는 ‘국악계의 보아’로 불리는 소녀 명창 김희영양(13). 김양은 이날 1시간 20여분에 걸쳐 휘모리 잡가 10곡을 완창해 국악계를 놀라게 했다. ‘휘모리 잡가’는 조선 말기 서울 경기 지역의 서민들이 즐겨 불렀던 속요. 빠른 장단에 해학적인 사설을 촘촘히 엮어 불러야 하는 이 노래를 완창한 것은 여류 소리꾼으로선 사상 최초의 일이고, 남녀 통틀어도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국악계에서는 김양의 완창 성공이 최근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던 잡가의 전승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양은 2000년에도 역대 최연소이자 사상 두 번째로 경기 12잡가를 완창 발표해 주위를 놀라게 했던 ‘천재 소녀’. 당시 국악계 관계자들은 “꼿꼿한 자세로 앉아서 소리를 해야 하는 경기 잡가를 아홉 살 소녀가 완창해낸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흥분했다. 김양이 국악을 대중화하고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주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국악계의 보아’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도 그의 스승들이다. 현재 국악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양의 꿈도 ‘좋은 소리인’이 되는 것. “힘들 때면 초등학교 3학년 때 청와대에 초청받아 김대중 대통령의 격려를 받았던 일을 떠올린다”는 김양은 “‘소리’는 나의 전부다. 더 열심히 노력해 김금숙(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 후보) 스승님의 뒤를 잇는 경기소리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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