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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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에서 영원으로’ 화제음반 베스트 25

  • 입력2006-06-27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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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에서 영원으로’ 화제음반 베스트 25
    2000년은 ‘음반’(Disc)이 첫선을 보인지 100년째 되는 해다. 이후 노래가 녹음을 통해 보존됨으로써 순간의 예술이었던 음악은 작곡에서 유통까지 모든 점에서 변화를 겪었다. 또한 역사적-공간적으로 다양한 모든 음악이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 음악평론가들은 디스크의 시대였던 20세기를 회고하면서 50편의 앨범을 선정했다. 평론가들은 특히 그 중 25개를 20세기의 ‘기념비적 앨범’으로 추천했다. 편집자

    ■ ‘The Greatest Tenor in the World’ (1902~20), 엔리코 카루소

    20세기 초의 스타 테너 가수와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만남이 낳은 앨범. 이 앨범을 통해 사람들은 더 이상 음악이 시-공간적으로 제한받는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정력적인 카루소는 호텔방에서 기술적인 난관을 극복해가며 하루에 10면을 녹음했다.

    ■ ‘ Hot Fives & Sevens’(1925~28), 루이 암스트롱

    재즈의 즉흥적 연주와 편곡을 고스란히 담아 녹음기술의 위력을 보여준 앨범이다. 특히 루이 암스트롱이 재즈에서 최초로 주인공으로 솔로연주를 한 앨범이기도 하다. 최초의 스캣 보컬 ‘히비 지비’ 등 수록.



    ■ ‘Vol.3:The Twenties:From Broadway to Hollywood’ (1926~36), 알 존슨

    1920년대 미국에는 백인인데도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흑인으로 분장한 연예인들이 많았다. 알 존슨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는 노래하고 웃기면서 드라마틱한 1인극에 능한 가수로 근대 연극과 현대 대중음악의 가운데에 있다. 존슨은 처음으로 영화트랙에 목소리를 담은 가수이기도 하다( ‘재즈 싱어’, 1926).

    ■ ‘The Bristol Sessions’(1927)

    재능있는 음반제작자 랠프 피어에 의해 녹음된 이 음반은 뮤지션을 공개모집해 녹음했다. 이 음반은 꺾어부르는 요들링 창법으로 남부 컨트리 뮤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 ‘King of Delta Blues Singers’ (1936~37), 로버트 존슨

    로버트 존슨은 원래 미시시피 삼각주를 무대로 활동한 많은 블루스 가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몇곡 안되는 녹음곡들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함으로 그가 최고의 블루스 가수임을 증명한다. 헛된 사랑, 배신과 복수의 감정이 담겨 마치 저 세상 사람 같은 목소리는 훗날 미국의 로커와 래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Greatest Hits’(1935 ~41), 빌리 홀리데이

    증폭기(앰프)는 가수들에게 노래가 대중적으로 들려주는 것일 뿐 아니라 은밀한 비밀이야기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빌리는 이런 점에서 마이크에 가장 잘 적응한 가수다. 그녀는 감정의 떨림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알았다. 이 음반은 카운트 베시, 레스터 영 같은 명연주자와 함께 녹음한 것으로 매우 우아하다.

    ■‘OKLAHOMA!’(1943),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노래뿐 아니라 줄거리에도 초점을 맞춘 현대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오클라호마!’에서 정점을 이룬다. 리처드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이 작곡한 이 뮤지컬은 사랑과 죽음, 평원에서의 결투를 그렸는데 구어체 가사 덕분에 줄거리 이해가 훨씬 쉬워졌고 노래 그 자체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됐다.

    ■‘The Blanton-Webster Band’(1940 ~42), 듀크 엘링턴

    20세기의 화려한 발명 중 하나인 빅 밴드는 듀크 엘링턴에 의해 음악적 정점에 이른다. 그는 66명의 뮤지션들의 솔로 연주를 협주 안으로 끌어모은다. 멜로디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또다른 멜로디가 나오고 리듬은 스윙에서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해간다. 감성적-음악적으로 지혜가 가득 담겨 있으면서도 대담한 음반.

    ■‘40 Greatest Hits’(1947~53), 행크 윌리엄스

    행크 윌리엄스는 내슈빌에서 단 6년 동안 활동했지만 컨트리음악의 원형을 만들어냈고 촌음악이었던 컨트리를 팝음악의 주류로 흡수시킨 가수다. 이후 어떤 음악이 컨트리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기준이 된 것도 윌리엄스의 스타일이다.

    ■‘The Sun Sessions’(1954), 엘비스 프레슬리

    자기 노래를 녹음해 어머니에게 선물할 작정으로 스튜디오에 들렀던 수줍은 시골청년 엘비스가 이곳에서 음악적 종교를 만들어냈다. 이 음반에선 아직 록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는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을 입증해주는 이 음반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컨트리와 블루스를 섞은 프레슬리의 신들린 노래는 가슴을 뒤흔들어놓고도 남는다.

    ■‘Star Time’(1956~84), 제임스 브라운

    제임스 브라운은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리듬 앤드 블루스의 선구자다. 노래말이 없었어도 그는 20세기 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 됐을 것이다. 그의 음악은 그만큼 육감적이고 섹슈얼해서 그 자체로 ‘섹스 머신’(음반수록곡)이다. 록에 비트를 쪼개 만든 현기증나는 리듬에 맞춰 전세계가 춤을 추었다.

    ■‘Dance Mania’(1957), 티토 푸엔테

    티토 푸엔테는 1950년대에 뉴욕에서 맘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이 앨범은 미국 대중음악이 처음으로 아프로 캐러비안 리듬과 사랑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섬세한 재즈 편곡은 열정적이고 우아하며 이후의 살사 혁명을 예고한다.

    ■‘Sings for Only the Lonely’(1958), 프랭크 시내트라

    달콤한 로맨스에 목말라하는 미국 남자들의 신화가 된 앨범. 그의 테크닉은 정상에 올랐지만 그다지 꾸밈없는 목소리는 많은 남자들로 하여금 그와 동일시하게 했다. 넬슨 리들이 이끈 오케스트레이션은 지적인 분위기로 가사를 따라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A Love Supreme’(1965), 존 콜트레인

    엄격하고 차분하며 아름다운 소프라노 섹소폰 앨범. 혼란한 60년대의 지표가 될 이 앨범은 고통과 분노, 행복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그의 연주는 마치 신과 대화하는 것 같다. 존 콜트레인은 난해함과 대중성을 오가 ‘미들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이 앨범은 듣기에 쉬운 편은 아니다.

    ■ ‘Live at the Plugged Nickel’(1965), 마일스 데이비스

    기분좋은 날 여느 재즈클럽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앨범이다. 작은 모티브들에 연결된 즉흥적 편곡으로 감흥의 순간들을 느낄 수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웨인 쇼터, 허비 행콕, 론 카터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일주일 동안 시카고 클럽에서 라이브 녹음된 것으로 현대 재즈의 교본이다.

    ■‘Highway 61 Revisited’(1965), 보브 딜런

    음유시인 보브 딜런은 한 번에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한 가수다. 도전정신, 성경, 시대적 풍자, 사랑, 유머, 고독…. 포크적 멜로디에 시적인 언어들을 쏟아낸 이 앨범은 록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뮤지션들을 자극했다.

    ■‘Revolver’(1966), 비틀스

    록을 하던 비틀스는 이 음반을 경계로 사이키델릭하고 복잡한 경향으로 넘어간다. 스튜디오의 기술적 조작이 음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클래식과 결합한 ‘엘레노아 릭비’같은 음악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비틀스’의 네 멤버가 후기의 차원높은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비치 보이스’ 같은 미국 밴드들에 큰 영향을 미친 앨범.

    ■‘I Never Loved a Man the Way I Loved You’(1967), 아레사 프랭클린

    아레사 프랭클린은 60년대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이 앨범은 ‘솔’(soul)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우주의 힘이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느껴진다. 고스펠과 재즈, 블루스를 섞은 그녀의 목소리는 여성과 인종의 전형을 거부하고 ‘자유’그 자체를 노래한다.

    ■‘Are You Experienced?(1967)’, 지미 헨드릭스

    지미 헨드릭스는 저항 문화다운 록의 언어로 인종적, 세대적 감성을 표현했다. 전자 기타 연주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로 시작해 헨드릭스와 그 밴드는 대중음악의 기초를 바꿔놓았다. 그는 끊임없이 음악을 혁신했는데 그가 꿈꾼 음악적 패러다임은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미스터리다.

    ■‘Blue’(1971), 조니 미첼

    조니 미첼은 끊임없이 방랑하고 사랑에 빠진 여자였다. 그녀의 노래에는 60년대의 이상이 붕괴된 시대적 상실감이 담겨 있다. 그녀 이후 팝에 자기고백적 분위기를 넣는 전통이 성립했다.

    ■‘Legend’(1973~80), 보브 말리 앤 더 웨일러스

    보브 말리는 20세기 후반세기에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음악가다. 말리가 죽은 뒤 나온 이 앨범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은 선언문이며 마리화나와 평화주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에 대한 모든 인간적 권리를 갈파한다.

    ■ ‘Ramones’(1976), 레이먼스

    레이먼스의 동명 데뷔앨범은 섹스 피스톨스에서 라이어트 걸에 이르는 독립 펑크음악의 선구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전에 누구도 이처럼 성난 목소리로 실성한 듯 노래한 그룹은 없었다. 핑크 플로이드나 레드 제플린 같은 ‘주류’ 록에 대항하면서 원초적인 록의 정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Thriller’(1982), 마이클 잭슨

    팝의 블록버스터이며 비디오 마케팅을 통해 마이클 잭슨을 성과 종교, 나이와 언어에 상관없이 대중의 우상으로 신격화한 앨범. 펑크와 록, 전자댄스 음악을 매혹적인 리듬으로 혼합해 음악적으로도 기념비가 될 만하다. 공포영화에서 스토커까지 새로운 세상의 공포심이 담겨 있다.

    ■‘It Takes a Nation of Millions to Hold Us Back’(1988), 퍼블릭 에너미

    재즈나 록과 달리 힙합은 새로운 세기에도 진행중인 음악이다. 그리고 힙합과 랩의 중요한 특징은 모두 이 앨범에 담겨 있다. 노이즈, 기계로 분절된 펑크, 선동적인 메시지, 길거리의 분노, 유머 등등. 그들의 음악은 난폭하기 때문이 아니라 매우 정치적이며 음악의 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랩이라고 할 수 있다.

    ■‘Nevermind’(1991), 너바나

    록은 때로 자신의 지적 취향을 파괴함으로써 최고의 작품을 내놓는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좋은 예다. 그는 자신을 공격함으로써(그는 결국 자살했다) 힘을 얻었다. 90년대 초 미국 젊은이들의 분노를 담은 이 앨범은 90년대에 죽어가던 언더의 상업적 돌파구를 열게 해준 작품으로 그 시대 록의 가장 강력한 선언문이 되었다.

    [새 음반|이사오 사사키의 피아노 작품집 ‘미싱 유’ ]

    재즈 클래식 뉴에이지 스페이스 뮤직… 듣는 재미 쏠쏠


    이것을 재즈라고 해야 할까, 클래식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뉴에이지 뮤직이라고 해야 할까. 이사오 사사키의 피아노 작품집 ‘미싱 유’(Missing You·스톰프 뮤직)는 그만큼 다채로운 형식과 색깔로 구성된 음반이다.

    ‘피아노 작품집’이라고 돼 있지만 바이올린 얼후(二胡·중국악기) 베이스 드럼 퍼커션 등 다양한 악기가 가세, 소리의 풍성함을 보여준다. 클래식의 문법에 충실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조지 윈스턴 풍의 뉴에이지 스타일도 있고, 몽환적 분위기의 이른바 ‘스페이스 뮤직’풍도 있다.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구성이다.

    사사키의 피아노는 무엇보다 아름다운 음색으로 듣는 이를 끌어당긴다. 섬세한 표현력도 도드라진다. 따뜻하면서도 맑은 음색과 서정적이고 정밀한 표현력이 잘 버무려져 있다는 뜻이다. 일종의 ‘무드 음악’이라고나 할까. 조용한 카페에서, 마음을 눅이기 위해 들으면 더욱 좋을 법한 음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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