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바람이 한창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임의 법칙이라, 나름대로 재고 분석하고 한 말씀한다. 대통령? 한자 뜻대로 풀이하면 크게(大) 실()을 하나로 묶어(充)내는 머리(領)란 뜻이다. 얽히고설킨 사회문제를 실로 보면, 그것이 시작되는 하나의 줄을 잘 잡아 술술 풀어 제대로 다시 묶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선거뿐 아니라 사람 간 관계의 본질은 투쟁과 화합이다. 얼마나 싸우고 얼마나 친한지가 세상살이 근본인 것이다. 대화합이니 소통이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만의 길을 가는 데 있어 주변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가 핵심이다. 결국 자신의 그릇 크기만큼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대통령이란 자리도 그 그릇 크기를 어떻게 만들어 투쟁과 화합을 자기 의도대로 끌어가느냐가 문제다. 그래서 투쟁은 병법으로 이어지고, 이는 처세술로 자리매김한다.
투쟁의 술법! 바로 병법이다. 동양에는 병법 고전 ‘손자’가 있지만, 서양 병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은 클라우제비츠다. 19세기 프로이센, 지금의 독일 출신이다.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참모장이기도 했던 그는 전쟁 전문가였는데, 이 친구가 ‘전쟁의 원칙’이란 걸 도출해냈다. 전쟁에 무슨 원칙이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모든 전쟁의 승리공식을 이 원칙에 대입해보니 딱 맞더라는 것이다. 열두어 개로 기억하는데, 전쟁 원칙이지만 처세술 원칙이기도 하고 스포츠 경쟁 원칙이기도 하다. 목표 원칙, 공세 원칙, 정보 원칙, 기동 원칙, 통일 원칙….
골프할 때도 이 원칙을 새겨놓고 경기에 임해보라. 자신만의 술법이 생기고 인생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호에선 12개 원칙 가운데 가장 중요한 ‘목표 원칙’을 소개하고 나머지는 다음 호에서 논해보겠다.
제1 원칙, 목표를 분명히 하라. 필드에 나가는 사람은 그날 목표를 세운다. ‘그냥 즐기자’는 사람, 목표 타수를 정해놓고 나가는 사람, 돈내기를 통해 경비 최소화 작전으로 나가는 사람, 새로운 사람과의 교분을 목적으로 나가는 사람 등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사업에 필요한 접대, 자연과의 교분을 목표로 내세운다.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 골프나 인생 전반의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당신이 보기플레이어라면 자기 타수보다 두 개 정도만 적게 치겠다는 목표를 세워라. 그날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매 홀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어려운 홀에서는 보기를 하고 쉬운 홀에서는 파를 하겠다는 ‘욕심 버리기’를 목적으로 삼을 것인가.
전쟁 시 적 부대를 섬멸할지 고지를 점령할지 등 목적에 따라 싸우는 방법이 달라지듯, 골프경기도 목표가 분명해야 자신이 하는 샷의 선택이 달라진다. 만일 접대를 통해 다른 그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스윙과 홀컵 공략보다 상대 기분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목표를 엉뚱하게 잡고 운동한다면 집토끼도 놓치고 산토끼도 놓친다.
다음은 목표를 잘못 잡아 국제적으로 망신당한 어느 고위 장교의 사례다. 내 친구가 그 고위 장교 전속부관을 할 때다. 군사·외교 목적으로 유럽 국방 관계자들과 라운딩을 했다. 한데 이 고위 장교는 국내에서도 매너 없기로 소문난 속칭 ‘또라이’였다. 페어웨이에서 공을 드리블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벙커에서 티를 꽂고 샷을 하는 것은 물론, 오비(Out Of Bound)가 나면 안 났다고 현장에서 그냥 치는 것이 일상화된 사람이었다.
그린에서는 더 가관이었다. 마크를 할 때면 공보다 두세 뼘 더 컵 가까이 놓고, 공을 제자리에 놓을 때는 마크 지점보다 한두 뼘 더 가까이 공을 갖다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공을 들었다가 놓으면서 두어 뼘 더 앞으로 전진하다 보니, 원래 공 자리보다 2~3m는 더 홀컵 가까이에서 퍼팅을 했다. 오죽하면 그와 라운딩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습성을 잘 알아 미리 독특한 룰을 만들어놓고 시작할까. 그의 이름을 딴 ‘○○○골프’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어쩌랴. 계급이 깡패이니 따르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데 있다. 유럽 국방 관계자들과 함께하는 라운딩에서도 이 버릇이 나오자 네 번째 홀에서 같이 라운딩하던 유럽 고위 장교가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겼다. 그러고는 자기들 말로 무어라고 하면서 골프장을 떠났다는데, 나중에 그쪽 전속부관한테 들으니 이런 말이었다고 한다. “저 한국 친구와 라운딩을 하다가는 골프가 아닌 사냥하는 법을 익힐 것 같아. 그만두고 빨리 나가자.” 당연히 이 고위 장교는 왜 그들이 떠났는지 모르고 중얼거렸다. “저 친구들, 저거 매너 없이 왜 가?”
돈 따는 골프를 하려는가. 그럼 타수에 신경 쓰지 마라. 오로지 돈만 생각하고 플레이해야 한다. 스트로크 플레이를 하려면 잔돈은 꼴아주고, 배판이나 큰돈 걸린 판에서 싹쓸이해야 한다. 타수를 줄이지 말고 결정적 순간에 한 방! 그래야 딴다. 좁쌀 백 번 구르는 것보다 호박 한 번 구르는 게 더 낫다는 뜻이다. 스킨스 게임을 할 때는 초장에 슬슬 꼴아주고 ‘OECD’(게임할 때 돈을 많이 먹는 사람을 빗댄 말)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 후반부 가서 집중력을 발휘해 남들이 토해놓은 것까지 쓸어담을 줄 아는 술법이 필요한 것이다.
한 수 배우려 하는가. 그럼 훔쳐서 배워보라. 고수를 초빙해놓고 그를 이기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라. 그저 그가 하는 스윙과 퍼팅을 유심히 지켜보라. 나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그가 왜 고수가 됐는지 알아채는 목표를 세워보라. 플레이는 오늘 하루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고수로부터 단 한 가지만 배워도 대단한 성공이다.
내 경우도 초보 시절 완전히 훔쳐서 배웠다. ‘백돌이’(스코어가 100타 주변에서 머무는 사람)를 깨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고, 고수에게서 플레이 요령을 배우는 것을 중간 목표로 잡았다. 하수를 데리고 나가기 싫어하는 고수에게 알랑방귀 뀌어가며 배웠다. 목표가 분명했기에 내 스윙의 문제와 퍼트의 마음가짐 등을 훔쳐서 익히고 고쳤다. 하나를 배우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드에서 직접 해보고 연습장에서 효율성을 점검했다.
또 다른 목표, 여자를 꾀려고 필드에 나가는가. 최종 목표가 여자 꾀기라면 필드에서의 매너와 호쾌한 드라이버 등에 중점을 두고 타수에는 신경 쓰지 마라.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면 매 홀마다 야농(야한 농담)을 걸되 추하게 보이지 말 것이며, 그녀의 플레이를 도와줘라. 목표를 분명히 잡아야 어떻게든 성공한다.
상사와 플레이를 하며 그의 눈에 들길 원하는가. 아부가 목표라면 철저히 아부해야 한다. 플레이가 목표가 아니라 아부가 목표다. 아부임을 들키면 그건 아부가 아니다. 상사나 접대를 받는 자가 무슨 공을 치는지 미리 알아두고 그 공을 예비로 두세 개 준비하라. 오비가 나면 멀리건을 줄 게 아니라, 상사보다 먼저 그 지점으로 달려가 “햐, 아슬아슬하게 살았습니다” 하고 미리 준비한 공을 슬쩍 떨어뜨려라. 잘 맞은 공이 있으면 무지막지하게 칭찬하라. 어째 그리 잘하시느냐고. 못 맞은 공이 있으면 날씨 탓이나 페어웨이 탓을 하라. 당신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는 아부! 목표가 분명한 플레이다.
가르치려고 골프를 하는가. 시범을 보일 것이 아니라, 내 것을 훔쳐서 배우도록 가르쳐라. 시시콜콜 간섭하는 스타일의 스승은 절대 가르치지 못한다. 최선을 다해 신중하게 플레이하고, 그것을 보고 배우도록 말을 줄여라. 나인 홀을 다 돌고 난 다음 무엇을 보고 배웠느냐고 한마디만 던지면 목표 달성이다. 질문하면 답해주고 질문을 하지 않으면 지나쳐라.
골프 자체를 즐기려고 나왔는가. 그렇다면 묵언 상태로 골프하라. 불평하지도, 자랑하지도 말고 오직 골프 자체에만 집중하라. 걸으면서 공략법을 고민하고, 서서는 방향을 마음으로 그리고, 스윙 시에는 무념무상 타법으로, 퍼팅 시에는 천지가 뒤집혀도 모르게 집중하길.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인생에서든 골프에서든 자신만의 술법이요 비법이다. 시골 촌놈 장에 간다고, 그냥 따라나선다고 웃고 계시는가. 당신도 그런 사람임을 놓치고 있는데도? 전쟁에서든, 경쟁에서든 이기는 사람은 이기는 법을 안다. 원칙을 안다. 원칙 가운데 제1번, 목표를 분명히 하고 방법은 그에 따라 선택하라는 것이다.
선거뿐 아니라 사람 간 관계의 본질은 투쟁과 화합이다. 얼마나 싸우고 얼마나 친한지가 세상살이 근본인 것이다. 대화합이니 소통이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만의 길을 가는 데 있어 주변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가 핵심이다. 결국 자신의 그릇 크기만큼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대통령이란 자리도 그 그릇 크기를 어떻게 만들어 투쟁과 화합을 자기 의도대로 끌어가느냐가 문제다. 그래서 투쟁은 병법으로 이어지고, 이는 처세술로 자리매김한다.
투쟁의 술법! 바로 병법이다. 동양에는 병법 고전 ‘손자’가 있지만, 서양 병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은 클라우제비츠다. 19세기 프로이센, 지금의 독일 출신이다.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참모장이기도 했던 그는 전쟁 전문가였는데, 이 친구가 ‘전쟁의 원칙’이란 걸 도출해냈다. 전쟁에 무슨 원칙이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모든 전쟁의 승리공식을 이 원칙에 대입해보니 딱 맞더라는 것이다. 열두어 개로 기억하는데, 전쟁 원칙이지만 처세술 원칙이기도 하고 스포츠 경쟁 원칙이기도 하다. 목표 원칙, 공세 원칙, 정보 원칙, 기동 원칙, 통일 원칙….
골프할 때도 이 원칙을 새겨놓고 경기에 임해보라. 자신만의 술법이 생기고 인생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호에선 12개 원칙 가운데 가장 중요한 ‘목표 원칙’을 소개하고 나머지는 다음 호에서 논해보겠다.
제1 원칙, 목표를 분명히 하라. 필드에 나가는 사람은 그날 목표를 세운다. ‘그냥 즐기자’는 사람, 목표 타수를 정해놓고 나가는 사람, 돈내기를 통해 경비 최소화 작전으로 나가는 사람, 새로운 사람과의 교분을 목적으로 나가는 사람 등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사업에 필요한 접대, 자연과의 교분을 목표로 내세운다.
하루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 골프나 인생 전반의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만일 당신이 보기플레이어라면 자기 타수보다 두 개 정도만 적게 치겠다는 목표를 세워라. 그날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매 홀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어려운 홀에서는 보기를 하고 쉬운 홀에서는 파를 하겠다는 ‘욕심 버리기’를 목적으로 삼을 것인가.
전쟁 시 적 부대를 섬멸할지 고지를 점령할지 등 목적에 따라 싸우는 방법이 달라지듯, 골프경기도 목표가 분명해야 자신이 하는 샷의 선택이 달라진다. 만일 접대를 통해 다른 그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스윙과 홀컵 공략보다 상대 기분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목표를 엉뚱하게 잡고 운동한다면 집토끼도 놓치고 산토끼도 놓친다.
다음은 목표를 잘못 잡아 국제적으로 망신당한 어느 고위 장교의 사례다. 내 친구가 그 고위 장교 전속부관을 할 때다. 군사·외교 목적으로 유럽 국방 관계자들과 라운딩을 했다. 한데 이 고위 장교는 국내에서도 매너 없기로 소문난 속칭 ‘또라이’였다. 페어웨이에서 공을 드리블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벙커에서 티를 꽂고 샷을 하는 것은 물론, 오비(Out Of Bound)가 나면 안 났다고 현장에서 그냥 치는 것이 일상화된 사람이었다.
그린에서는 더 가관이었다. 마크를 할 때면 공보다 두세 뼘 더 컵 가까이 놓고, 공을 제자리에 놓을 때는 마크 지점보다 한두 뼘 더 가까이 공을 갖다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공을 들었다가 놓으면서 두어 뼘 더 앞으로 전진하다 보니, 원래 공 자리보다 2~3m는 더 홀컵 가까이에서 퍼팅을 했다. 오죽하면 그와 라운딩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습성을 잘 알아 미리 독특한 룰을 만들어놓고 시작할까. 그의 이름을 딴 ‘○○○골프’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어쩌랴. 계급이 깡패이니 따르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데 있다. 유럽 국방 관계자들과 함께하는 라운딩에서도 이 버릇이 나오자 네 번째 홀에서 같이 라운딩하던 유럽 고위 장교가 보따리를 주섬주섬 챙겼다. 그러고는 자기들 말로 무어라고 하면서 골프장을 떠났다는데, 나중에 그쪽 전속부관한테 들으니 이런 말이었다고 한다. “저 한국 친구와 라운딩을 하다가는 골프가 아닌 사냥하는 법을 익힐 것 같아. 그만두고 빨리 나가자.” 당연히 이 고위 장교는 왜 그들이 떠났는지 모르고 중얼거렸다. “저 친구들, 저거 매너 없이 왜 가?”
돈 따는 골프를 하려는가. 그럼 타수에 신경 쓰지 마라. 오로지 돈만 생각하고 플레이해야 한다. 스트로크 플레이를 하려면 잔돈은 꼴아주고, 배판이나 큰돈 걸린 판에서 싹쓸이해야 한다. 타수를 줄이지 말고 결정적 순간에 한 방! 그래야 딴다. 좁쌀 백 번 구르는 것보다 호박 한 번 구르는 게 더 낫다는 뜻이다. 스킨스 게임을 할 때는 초장에 슬슬 꼴아주고 ‘OECD’(게임할 때 돈을 많이 먹는 사람을 빗댄 말)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 후반부 가서 집중력을 발휘해 남들이 토해놓은 것까지 쓸어담을 줄 아는 술법이 필요한 것이다.
한 수 배우려 하는가. 그럼 훔쳐서 배워보라. 고수를 초빙해놓고 그를 이기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라. 그저 그가 하는 스윙과 퍼팅을 유심히 지켜보라. 나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그가 왜 고수가 됐는지 알아채는 목표를 세워보라. 플레이는 오늘 하루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고수로부터 단 한 가지만 배워도 대단한 성공이다.
내 경우도 초보 시절 완전히 훔쳐서 배웠다. ‘백돌이’(스코어가 100타 주변에서 머무는 사람)를 깨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고, 고수에게서 플레이 요령을 배우는 것을 중간 목표로 잡았다. 하수를 데리고 나가기 싫어하는 고수에게 알랑방귀 뀌어가며 배웠다. 목표가 분명했기에 내 스윙의 문제와 퍼트의 마음가짐 등을 훔쳐서 익히고 고쳤다. 하나를 배우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필드에서 직접 해보고 연습장에서 효율성을 점검했다.
또 다른 목표, 여자를 꾀려고 필드에 나가는가. 최종 목표가 여자 꾀기라면 필드에서의 매너와 호쾌한 드라이버 등에 중점을 두고 타수에는 신경 쓰지 마라.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면 매 홀마다 야농(야한 농담)을 걸되 추하게 보이지 말 것이며, 그녀의 플레이를 도와줘라. 목표를 분명히 잡아야 어떻게든 성공한다.
상사와 플레이를 하며 그의 눈에 들길 원하는가. 아부가 목표라면 철저히 아부해야 한다. 플레이가 목표가 아니라 아부가 목표다. 아부임을 들키면 그건 아부가 아니다. 상사나 접대를 받는 자가 무슨 공을 치는지 미리 알아두고 그 공을 예비로 두세 개 준비하라. 오비가 나면 멀리건을 줄 게 아니라, 상사보다 먼저 그 지점으로 달려가 “햐, 아슬아슬하게 살았습니다” 하고 미리 준비한 공을 슬쩍 떨어뜨려라. 잘 맞은 공이 있으면 무지막지하게 칭찬하라. 어째 그리 잘하시느냐고. 못 맞은 공이 있으면 날씨 탓이나 페어웨이 탓을 하라. 당신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는 아부! 목표가 분명한 플레이다.
가르치려고 골프를 하는가. 시범을 보일 것이 아니라, 내 것을 훔쳐서 배우도록 가르쳐라. 시시콜콜 간섭하는 스타일의 스승은 절대 가르치지 못한다. 최선을 다해 신중하게 플레이하고, 그것을 보고 배우도록 말을 줄여라. 나인 홀을 다 돌고 난 다음 무엇을 보고 배웠느냐고 한마디만 던지면 목표 달성이다. 질문하면 답해주고 질문을 하지 않으면 지나쳐라.
골프 자체를 즐기려고 나왔는가. 그렇다면 묵언 상태로 골프하라. 불평하지도, 자랑하지도 말고 오직 골프 자체에만 집중하라. 걸으면서 공략법을 고민하고, 서서는 방향을 마음으로 그리고, 스윙 시에는 무념무상 타법으로, 퍼팅 시에는 천지가 뒤집혀도 모르게 집중하길.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 인생에서든 골프에서든 자신만의 술법이요 비법이다. 시골 촌놈 장에 간다고, 그냥 따라나선다고 웃고 계시는가. 당신도 그런 사람임을 놓치고 있는데도? 전쟁에서든, 경쟁에서든 이기는 사람은 이기는 법을 안다. 원칙을 안다. 원칙 가운데 제1번, 목표를 분명히 하고 방법은 그에 따라 선택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