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 줄부상으로 비상 걸린 레알 마드리드

[위클리 해축] 음바페 영입 효과 나타나기도 전에 골키퍼·수비수·풀백 모두 공백

  • 박찬하 스포티비·KBS 축구 해설위원

    입력2024-11-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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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축구 리그들은 시즌이 한창이다. 나라마다 경기 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리그 일정을 3분의 1 정도 소화하고, 유럽 대항전은 3~4경기씩 치른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지금 시기는 각 팀이 감독 교체, 선수 보강 같은 변화를 거쳐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때다. 선수단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려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야 하는 중요한 기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일부 팀은 부상자가 여럿 발생해 전력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시즌 유럽 정상에 오른 레알 마드리드의 상황이 몹시 심각해 보인다.

    스페인 라리가는 11월 국가대표 경기 기간인 A매치 브레이크 전까지 13라운드를 소화했다. 시즌 초반 분위기를 보면 한지 플리크 감독이 부임한 바르셀로나가 심상치 않은 독주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강호인 레알 마드리드, AT 마드리드가 그 뒤를 쫓는 모양새다.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다른 팀에도 역전 기회는 충분하다.

    바르셀로나 독주에 힘 못 쓰는 레알 마드리드

    10월 6일(현지 시간)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 카르바할이 비야레알 CF와 경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뉴시스]

    10월 6일(현지 시간)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다니 카르바할이 비야레알 CF와 경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뉴시스]

    하지만 지난 시즌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강호 레알 마드리드라 해도 지금처럼 부상으로 팀이 초토화된 상황이라면 역전 기회가 일찌감치 사라질지 모른다.

    레알 마드리드의 줄부상은 10월 6일(이하 현지 시간) 오른쪽 풀백 다니 카르바할의 십자인대 부상부터였다. 레알 마드리드 유스 아카데미 출신인 카르바할은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며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축구 수비 전술의 지속적인 발전 속에서 풀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좋은 풀백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팀 전력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카르바할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오른쪽 풀백이다. 공격 가담 능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운영, 이른바 ‘플레이 메이킹’까지 가능한 선수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진이 왼쪽으로 많이 몰리는 비대칭 구조를 선호한다. 이를 반대편에서 역이용해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카르바할이다. 이처럼 큰 역할을 하던 카르바할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흔들리고 있다. 안 그래도 킬리안 음바페의 합류로 공격진 내부 교통정리가 복잡해진 상황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홈에서 바르셀로나와 AC 밀란에 대패할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도 10월 22일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3차전 이후 모습을 감췄다. 그는 지난 시즌 십자인대 부상 때문에 5월에야 복귀했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활약해 레알 마드리드의 넘버원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내전근 쪽에 문제가 생기면서 결장 중이다. 그나마 백업 골키퍼 안드리 루닌이 괜찮은 활약을 하는 게 레알 마드리드로선 다행이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뉴시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뉴시스]

    ‌11월 9일에는 중앙 수비수 에데르 밀리탕이 오른쪽 십자인대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난 시즌에도 왼쪽 십자인대 부상으로 7개월가량 결장했는데, 이번에는 반대 무릎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안 그래도 레알 마드리드는 중앙 수비진 구성에 문제가 있는 팀이었다. 데이비드 알라바가 지난해 12월 이후 자취를 감췄고, 수비 전 포지션에서 뛰는 나초 페르난데스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시즌 수비 보강의 필요성이 대두됐음에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수비진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중앙 미드필더 오렐리앙 추아메니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는 변칙적인 방법으로 부상 공백을 채웠을 뿐이다. 이제는 믿고 기용할 만한 중앙 수비수가 안토니오 뤼디거 1명만 남은 상황이다. 계속 백업에 머무르는 헤수스 바예호는 안첼로티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지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오히려 2003년생 라울 아센시오의 성장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설상가상 카르바할의 백업 루카스 바스케스도 내전근 부상으로 교체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카르바할에 비해 기량이 다소 부족하지만 그나마 경험 많고 레알 마드리드 시스템을 잘 아는 백업 수비수마저 이탈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에선 주전 골키퍼, 중앙 수비수 2명, 오른쪽 풀백 2명이 한꺼번에 사라지게 됐다.

    안첼로티, ‘음바페 융화’ 새 과제

    이번 시즌 안첼로티 감독은 음바페를 팀에 융화시키는 새로운 과제를 수행 중이다. 지난 시즌 주드 벨링엄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겨우 만들었는데 여기에 또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줄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가 은퇴한 상황이다. 에이스 비니시우스와 영입생 음바페가 비슷한 위치를 선호하는 까닭에 두 선수의 공존 체제 정착은 아직 더디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음바페 영입이 레알 마드리드 전력 강화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감독 입장에선 이런 문제를 풀기도 벅찬데 수비진 줄부상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까지 발생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팀의 복잡한 문제를 보란 듯이 풀어내는 전문가다. 시즌 전반기 팀에 어려움이 닥쳐도 금세 해결책을 찾아 후반기 반전을 꾀한다. 그래서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장기 레이스인 리그보다 유럽 대항전 같은 토너먼트에서 더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본격적인 토너먼트는 대부분 리그 후반부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위기는 제아무리 안첼로티라 해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 지금까지 그가 지도자로서 당면한 과제 중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공격진이 호흡을 맞추기도 벅찬 레알 마드리드는 이제 수비진 부상 공백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첼로티 감독은 일단 아카데미 출신을 기용하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진을 보강하는 모범 답안을 선택할까.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레알 마드리드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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