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제네시스오픈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타이거 우즈(가운데). [타이거 우즈 공식 트위터]
우즈의 복귀가 반가운 회사와 사람이 많다. 회사는 그에게 끝까지 등을 돌리지 않은 메인 스폰서 나이키를 비롯해 브리지스톤(공), 테일러메이드(클럽) 등이다. 또 그의 영원한 캐디를 자처한 조 라카바,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 두 아이 샘과 찰리, 수많은 팬 등은 그의 복귀가 반가울 따름이다.
그중에는 한국 기업 관계자도 있다. PGA 투어 제네시스오픈의 타이틀 스폰서사인 현대자동차 미주법인 관계자들이다. 제네시스오픈은 대회 주관을 타이거 우즈 재단이 하고 있어 사실상 대회 호스트는 우즈다. 2월 첫 대회 때 우즈가 미디어 데이에 직접 참석하자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방송, 신문, 인터넷 매체 기자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당시 그는 2016 히어로월드챌린지로 복귀한 뒤 첫 공식 투어 대회인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제네시스오픈 관계자들은 우즈의 파워를 직접 눈으로 지켜보며 장밋빛 꿈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을 마치고 무리하게 중동 원정을 떠났던 우즈는 결국 허리 통증 재발로 대회 도중 기권했다. 그리고 제네시스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다만 호스트로서 개막 이틀 전 대회 장소인 라비에라컨트리클럽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했다. 기자회견 날 라비에라컨트리클럽 1, 2번 홀 사이에 마련된 미디어 텐트는 기자들로 꽉 들어찼다. 주로 굵직한 대회만 취재하는 미국 유명 골프 기자들과 칼럼니스트도 총출동했다. 그런데 우즈의 인터뷰가 다음 날로 밀리더니 결국 취소됐다. 허리 통증으로 움직이기조차 힘들어 LA까지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평소 우즈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를 써왔던 미국 언론들도 이때만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그에게 실망해 날 선 비판을 했다.
제네시스오픈 관계자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전까지 하와이에서 대회를 개최하다 미 본토에서 처음 여는 상황에서 대스타가 빠져 흥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고자 수천만 달러를 들여가며 홍보 일환으로 택한 골프대회가 그저 그런 대회로 전락하게 됐으니 마음이 상당히 아팠을 것이다.
아직 우즈가 2018년 투어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몸 상태가 괜찮다면 제네시스오픈에는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LA에서 세계 최고 골프 스타가 호스트인 대회를 한국 기업이 후원하는 그림을 내년에는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