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이 어떤 ‘기준’이 되는 해였다고, 당시에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어요. 분명히 그해의 공기는 달랐고 어떤 기운과 조짐이 있었어요.”
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는 그해를 이렇게 회상한다.
연대란 10년 단위로 흘러가지만, 실제 세상은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에 시침처럼 바뀌지 않는 법이다. 대중문화의 역사, 특히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1960년대의 시작은 언제일까.
1963년 1월 13일, 음악인 두 팀이 나란히 영국 방송에 출연한다. 리버풀 출신의 더벅머리 네 명은 그날 처음으로 영국 공영방송무대에서 ‘Please Please Me’라는 곡을 불렀으며, 미국 뉴욕에서 날아온 젊은 포크가수는 BBC에서 ‘Blowin’ In The Wind’로 데뷔했다. 각각 비틀스와 밥 딜런이 주인공이다. 그날 이후 세계는 달려갔다. 혁명을 향해.
영국의 두 저널리스트, 로빈 모건과 아리엘 리브가 쓴 ‘1963 발칙한 혁명’은 1960년대라는 활화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던, 1963년이라는 특정한 해에 집중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적으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그 전 세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었다. 전쟁을 겪지 않았고 전통시대의 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전쟁의 상흔과 궁핍은 50년대 경제활황을 통해 극복했다. 그들이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맞던 때가 60년대였다. 책은 음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당연하게도 음악이 전부는 아니다. “전에는 어머니가 입던 것을 거의 물려받아 입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을 위한 옷이 생긴 거예요. 옷이 개성을 가져다주었고, 옷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만족하게 됐어요”라는, 패션 에디터 펄리시티 그린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때는 모든 멋과 자유가 발아했다. 그 모든 것 안에는 피임약의 등장에 따른 자유로운 섹스, 비달 사순의 보브 커트, 메리 퀀트의 미니스커트 같은 것들이 있었다. 그런 문화를 바탕으로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밥 딜런과 존 바에즈 같은 주인공이 등장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시대를 살고, 또한 만들었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가득하다. 에릭 클랩턴, 키스 리처드, 알 쿠퍼, 닐 세다카 같은 쟁쟁한 음악인들은 자신의 미래가 록 스타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비달 사순, 메리 퀀트는 1960년대 활기찬 에너지 속에서 자신들이 걸어 오른 계단을 회고한다. 그 증언들의 공통분모가 모여 1963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혁명의 시작점이 된다.
젊은이는 언제나 존재해왔지만, 그들이 ‘세대’가 되고 ‘문화’를 만들어낸 건 1960년대가 최초였다. 영화감독 필립 새빌의 증언을 인용한다.
“막 스무 살이 된 젊은 배우를 인터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는 경험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그에게 물었죠. ‘직업이 뭐예요?’ 그가 대답했어요. ‘젊음이요.’ 그게 상품이었어요. 젊음 말이에요.”
빛나는 시대였다. 인스타그램과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를 동경할 수 있다면 처음으로 꼽을 만한 시대다.
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는 그해를 이렇게 회상한다.
연대란 10년 단위로 흘러가지만, 실제 세상은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에 시침처럼 바뀌지 않는 법이다. 대중문화의 역사, 특히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1960년대의 시작은 언제일까.
1963년 1월 13일, 음악인 두 팀이 나란히 영국 방송에 출연한다. 리버풀 출신의 더벅머리 네 명은 그날 처음으로 영국 공영방송무대에서 ‘Please Please Me’라는 곡을 불렀으며, 미국 뉴욕에서 날아온 젊은 포크가수는 BBC에서 ‘Blowin’ In The Wind’로 데뷔했다. 각각 비틀스와 밥 딜런이 주인공이다. 그날 이후 세계는 달려갔다. 혁명을 향해.
영국의 두 저널리스트, 로빈 모건과 아리엘 리브가 쓴 ‘1963 발칙한 혁명’은 1960년대라는 활화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던, 1963년이라는 특정한 해에 집중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적으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그 전 세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었다. 전쟁을 겪지 않았고 전통시대의 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전쟁의 상흔과 궁핍은 50년대 경제활황을 통해 극복했다. 그들이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맞던 때가 60년대였다. 책은 음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당연하게도 음악이 전부는 아니다. “전에는 어머니가 입던 것을 거의 물려받아 입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을 위한 옷이 생긴 거예요. 옷이 개성을 가져다주었고, 옷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만족하게 됐어요”라는, 패션 에디터 펄리시티 그린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때는 모든 멋과 자유가 발아했다. 그 모든 것 안에는 피임약의 등장에 따른 자유로운 섹스, 비달 사순의 보브 커트, 메리 퀀트의 미니스커트 같은 것들이 있었다. 그런 문화를 바탕으로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밥 딜런과 존 바에즈 같은 주인공이 등장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시대를 살고, 또한 만들었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가득하다. 에릭 클랩턴, 키스 리처드, 알 쿠퍼, 닐 세다카 같은 쟁쟁한 음악인들은 자신의 미래가 록 스타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비달 사순, 메리 퀀트는 1960년대 활기찬 에너지 속에서 자신들이 걸어 오른 계단을 회고한다. 그 증언들의 공통분모가 모여 1963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혁명의 시작점이 된다.
젊은이는 언제나 존재해왔지만, 그들이 ‘세대’가 되고 ‘문화’를 만들어낸 건 1960년대가 최초였다. 영화감독 필립 새빌의 증언을 인용한다.
“막 스무 살이 된 젊은 배우를 인터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는 경험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그에게 물었죠. ‘직업이 뭐예요?’ 그가 대답했어요. ‘젊음이요.’ 그게 상품이었어요. 젊음 말이에요.”
빛나는 시대였다. 인스타그램과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를 동경할 수 있다면 처음으로 꼽을 만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