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테스트를 해보았더니, 역시 짐작대로 ‘기초력 부족’. 그 중에서도 독해속도가 무척 느렸다. 중학교 3학년 수준의 문장을 읽는데 1분에 70단어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다. 미국인들 말하기 속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속도다. 이런 상태로는 간단한 토막말 정도는 알아들을지 몰라도, 좀 내용이 있는 긴 대화를 듣거나, 세미나 같은 데서 본격적인 발표를 듣게 되면 몇 문장 따라가지 못하고 놓칠 수밖에 없다.
영어청취력을 높이려면 기본적으로 독해력이 튼튼해야 연습을 해도 효과가 있다. 그것도 이것저것 분석하고 따지면서 한참씩 걸려 해석하는 느림보 독해력으로는 안 된다. 영어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속도가 미국인이 말하는 속도를 능가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AFKN 뉴스를 예로 들면, 1분에 160 단어 정도의 속도로 뉴스가 흘러나온다. 따라서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면, 독해속도가 아무리 느려도 그 정도는 돼야 한다.
게다가 써있는 것을 읽을 때는 그 내용이 활자로 또박또박 인쇄되어 있어서 글자 자체를 알아보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듣는 경우는 다르다. 말하는 사람마다 목소리 억양 말투가 제각각인 데다, 빠른 속도로 말할 때 일어나는 각종 음운 현상 때문에 소리 자체를 알아듣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영어뉴스를 제대로 알아들으려면 독해속도가 최소한 1분당 200단어 정도는 돼야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들을 수 있다. 그러면 김국장은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될까. 다음 회에 계속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