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고가 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공개한 ‘스마트 브릭’. 뉴시스
스마트 브릭을 CES 2026에서 선보인 건 레고 역사상 보기 드문 구조적 변화다. 레고는 1978년 ‘미니 피겨(mini figure)’를 도입한 이후 오랜 기간 플라스틱 블록 제조라는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디지털 기술은 레고의 온라인게임이나 콘텐츠에 일부 적용했을 뿐, 물리적 블록은 철저히 아날로그 영역에 남겨 뒀다. 스마트 브릭은 그 경계를 허문 ‘반아반디’(반은 아날로그, 반은 디지털)의 상징적 사례다. 디지털 시대에 물리적 장난감과 멀어지는 아이들을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품은 레고 블록으로 다시 끌어당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제조업 기반 제품의 혁신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휴대용 인공지능(AI)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 플러스’. 삼성전자 제공
AI가 가전제품 유지보수까지 관리
제품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깊숙이 집어넣는 것은 최근 제조업의 주된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같은 전통 가전제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AI를 탑재한 가전제품은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학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유지보수까지 스스로 관리한다. AI는 가전제품에 추가된 기능 하나 정도가 아니라, 가전제품의 성격 자체를 바꾼다.AI를 통해 기존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가전제품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인 대표적 사례로 삼성전자의 휴대용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 플러스’가 있다. 이 제품은 AI 화면 최적화 기능을 통해 빛이 닿는 면의 형태와 색상, 패턴을 분석한다. 아무리 울퉁불퉁한 면에 빛을 쏴도 사용자가 항상 직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실시간 보정한다. 벽과 천장, 모서리와 굴곡진 커튼 위에서도 바른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의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에 탑재된 AI는 제조업 제품의 역할을 확장한다. 클로이드는 단순 가전제품이나 로봇 청소기의 연장선에 있는 제품이 아니라 안내, 돌봄 등 인간 생활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파트너로서 설계됐다. 이는 제조업이 ‘특정 기능을 가진 물건’을 만드는 산업을 넘어 ‘특정 공간과 상황에 따라 다른 기능을 선보일 수 있는 지능형 서비스 제품’을 만드는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제조업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제품 수명 주기 연장이다. 과거 제품은 출고 전 완성되고 출고와 동시에 가치가 고정됐다. 반면 AI를 탑재한 제품은 사용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계속 학습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똑똑해지고 가치가 높아진다. 이는 제조업을 일회성 판매 산업에서 장기적 관계 산업으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다.
AI는 IT 부서만의 일 아냐
이러한 변화는 기업 전략과 조직문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조업 기업은 더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만으로 경쟁할 수 없다. AI 모델, 데이터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체계, 플랫폼 사업을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 제품 개발 부서와 IT 부서, 서비스 부서의 경계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따라서 AI를 기술 부서만의 과제가 아닌, 조직 전체의 핵심 경영 자산으로 다뤄야 한다.AI는 제조업의 과거 영광을 되돌리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과거 제조업계에서는 원가 절감, 대량생산, 품질 관리가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조업도 소비자에게 ‘지능적 경험’을 제공하는 만큼, 그 경험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지에 경쟁력이 달려 있다. AI는 제조업 공장을 똑똑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제품 자체의 새로운 생명력과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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