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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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과 정년 ‘여성 차별’ 못 참겠다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4-10-27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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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진과 정년 ‘여성 차별’ 못 참겠다

    여성민우회와 민변이 공동 주최한 정영임 사건 관련 토론회 참가자들이 ‘성차별적 고용관행’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과 정년에서 차별받는 것이 정당한가. 한 여성의 정년 퇴직 사례를 두고 여성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2001년 12월31일 한국전기공사협회(이하 전기협회)에서 정년 퇴직한 정영임씨(42). 정씨는 1985년 전기협회에 행정직 6직급으로 입사한 뒤 2000년 5직급으로 승진할 때까지 15년간 말단사원으로 일했다. 전기협회 여직원 사상 두 번째로 승진했지만, 이듬해인 2001년 직급 정년(40살)에 걸려 퇴직해야 했다. 즉시 정씨는 ‘성차별’이라며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제소했지만 패소했고, 이 사건은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행정법원을 거쳐 현재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정씨가 자신의 퇴직이 ‘성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회사 직원 가운데 6직급은 모두 여자인 데 반해 5직급 이상은 전원 남자이며, 남자는 3~4년 만에 승진했지만 여자는 승진이 불가능했기 때문. 정씨가 입사한 다음해인 86년 전기협회는 ‘상용직제’를 도입했는데, 6직급자는 호봉만 승급될 뿐 승진할 수 없도록 규정한 제도였다. 이 제도는 96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사라졌지만, 정씨는 이미 11년 동안 승진을 제한받은 뒤였다. 하지만 지노위와 중노위, 행정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이 모두 여직원이라고 해도, 여성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사무 보조라는 업무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부당한 성차별이 아니다”며 전기협회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나는 3직급 과장이 공석일 때 업무를 대행한 적도 있고, 지방 순환 근무도 했다. 사무 보조만 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씨 측은 1심 재판부에 자신이 기안자로 되어 있는 공식 문서 등 증거물까지 제출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씨의 항소심을 대리하고 있는 김진 변호사는 “이 사례는 여직원을 분리 채용하고, 승진을 막아 결과적으로 조기 퇴직하게 만든 대표적 성차별 인사”라며 “정씨는 복직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이 성차별적 고용 관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지 여성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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