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서울공화국’은 7년 만에 ‘정권교체’ 된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현대신화’에 이은 ‘서울신화’를 창조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요체는 ‘청계천 복원과 주변 재개발’. 이시장은 6월21일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약속대로 추진하겠다. 매스컴과 서울시민들이 도와달라”고 거듭 밝혔다.
11조원 이상의 투자비와 1000만 서울시민의 일상생활을 담보로 한 모험은 드디어 시작됐다. 후보 시절 이명박씨의 구상은 여러 가지 청계천 복원계획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서울시장이 되었으니 사정은 달라졌다. 이시장의 계획은 좀더 정밀하게 탐구해 볼 필요성이 생겼다. 실제로 선거가 끝난 뒤 청계천 복원과 관련, 뉘앙스의 미묘한 전환이 감지되기도 했다. ‘주간동아’는 이시장의 청계천 복원구상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쟁점별로 추적했다.
첫 삽은 2004년 7월 이후에나?
이시장은 취임 이후 ‘청계천 복원사업 추진 사업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여기서 구체적 복원방안과 부작용에 대한 해결법을 연구한다는 것. 문제는 연구에 걸리는 시간이다. 이시장은 지방선거 기간엔 “1년 반”이라고 했다가 당선 뒤엔 “2년 정도 걸릴 것 같다”며 좀더 말미를 뒀다. 착공 시기는 늦으면 2004년 7월 이후가 된다는 의미다.
지방선거 후 한나라당 기류도 미묘하다. 한나라당 일부에선 “집단 민원으로 서울이 시끄러워지면 대선에 유리할 게 없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대선 때까진 조용하게 추진하라”고 충고한다.
사업 백지화는 불가능
그렇다고 이시장이 사업착공을 무작정 연기할 수도 없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06년 7월 이전에 청계천 복원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포기한다면 그는 정치적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서울 유권자들은 ‘식언’의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는’ 서울시내 시민·환경단체 인사 중 상당수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김민석 후보는 ‘청계천 복원 안 한다’고 했다. 내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청계천을 복원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 환경단체 간부의 말이다.
대구 신천이 모델
이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청계고가도로 등을 철거하고 도로를 뜯어내 청계천을 밖으로 드러낸 다음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개천으로 복원하는 사업과 낙후된 청계천 주변을 재개발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실제 물이 흐르는 구간은 중구 광교~성동구 신탑철교 구간 5.4km. 동아일보사 사옥, 조흥은행 본점 등 서울 도심 고층빌딩 사이로 자연하천이 흐르고 그 하천을 따라 숲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시장측 관계자는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방식은 대구 신천의 사례를 원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계천의 물은 중랑천에서 인공적으로 물줄기를 끌어와 광교에서부터 흘려보내게 된다. 유속이 빠르면 수량이 부족해지므로 군데군데 개천을 가로지르는 고무보를 설치해 일정시간 동안 물을 잠가뒀다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예상되는 청계천 수심은 어른의 무릎 높이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시장이 선거 당시 매스컴에 배포한 복원 조감도에 따르면 청계천-녹지는 차로에 의해 보도와 구분돼 있어 접근성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시장 관계자는 “조감도가 잘못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차로를 건너지 않고도 보도에서 청계천으로 바로 걸어갈 수 있는 지점을 많이 만들겠다는 것. 이 관계자는 “조감도엔 없지만 개천을 따라 숲, 노천카페, 갤러리, 극장, 공연장 등을 늘어서게 해 관광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부작용들
청계천 복구의 가장 큰 부작용은 교통체증이다. 그러나 새로운 부작용들도 제기되고 있다. 청계천 인근엔 30만명이 넘는 상인들이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가도로 등의 철거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먼지, 소음, 교통체증으로 영업에 타격을 받게 된다. 이명박씨 당선 이후 이들 사이에선 청계천 복구에 아예 반대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패션 메카인 동대문시장도 상권 위축을 우려한다.
현재 도로 밑 청계천은 서울시내 4대문에서 집결되는 하수로 오염돼 있다. 일부 구간은 방독면을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이 일대 주민들은 도로가 제거되어 청계천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준설이 완료될 때까지 ‘악취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교통체증, 소득감소, 소음, 먼지, 악취 등 서울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감수해야 할 대가가 의외로 클 수 있다.
분리 착수로 모습 드러내는 서울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사업부터 먼저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청계천 복구사업부터 진행한 다음,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청계천 주변 재개발사업은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서울의 경관이 더 어색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청계고가도로가 걷히면 주변의 30년 이상 된 낡은 건물들이 더 두드러져 보이게 된다. 사실 산뜻하게 복구된 청계천과 바로 옆 슬럼가의 공존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이시장측 한 관계자)
서울시청 이전 없었던 일로
서울시청의 1년 예산은 대략 10조원대. 그러나 인건비 등을 빼고 실제로 정책사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5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청계천 복구사업에는 총 3600억원이 들어간다(이시장측 예상치). 서울시청 이전사업이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명박 시장은 고건 전 시장이 추진해 온 시청 이전에 흥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를 청계천 복구가 가져다 준 보너스라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미군기지 이전이 예상되는 용산지역 녹지에 대규모 서울시청사를 새로 지을 계획이었다. 환경단체들은 어렵게 되찾는 서울의 녹지가 또다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점령되는 것에 반대해 왔다.
청계천 복원 공청회 등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는 낙후된 청계천 주변의 재개발 방식이었다. 김세중 대진대 교수, 경실련 등 시민·환경단체는 “생태계 복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주변 재개발도 용적률 450% 정도의 저층건물 위주로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창무 서울시립대 교수 등은 “용적률이 낮으면 사업성이 없어 민간기업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재개발사업은 용적률 600% 수준(12~30층 건물 건축 가능)이 되는 것이 좋다”는 현실론을 폈다.
이명박 시장은 어떤 입장일까. 서울시 교통국장 출신으로, 이시장 캠프에서 청계천 복원사업 공약 수립에 깊이 관여했던 제타룡 정책특보는 기자에게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용적률과 개발계획을 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용적률이 600%는 돼야 사업성이 있다”며 속내를 비쳤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양쪽이 20층 안팎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고층건물로 장식되기를 더 바라는 듯 보였다. 이 경우 복구되는 청계천 일대는 ‘강북의 테헤란밸리’가 된다. 청계천 주변의 스카이라인은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한 생태복원 사업에 3600억원의 시 예산을 쏟아붓는 시장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명박 시장은 CEO(최고경영자) 시장임을 자처한다. 즉 이시장의 청계천 복구를 ‘투자’라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여기에서 이명박 시장의 두 가지 공약, 즉 청계천 복구와 강북 개발은 서로 연결될 수도 있다. 청계천을 다시 흐르게 하는 친환경적 변화를 일으켜 청계천 주변 땅의 부가가치를 높인 뒤 용적률을 높여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 땅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주변 재개발 참여자는 11조원의 투자로 30조원의 이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공약했다. 서울시의 수입도 자연히 커진다. 이것이 ‘강북 개발론’ ‘강북 경제발전론’의 ‘엔진’이 아닐까. “재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 청계천을 복구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목적’과 ‘수단’이 서로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의 우군이었던 시민·환경단체들은 ‘청계천 살리기 시민연대’를 조직해 용적률 낮추기 집단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환경’과 ‘경제’. 이명박 시장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최초의 서울시장이 되려고 하는지 모른다. 청계천 복구사업을 풀어가는 그의 행보에 그 해답이 있을 듯하다.
11조원 이상의 투자비와 1000만 서울시민의 일상생활을 담보로 한 모험은 드디어 시작됐다. 후보 시절 이명박씨의 구상은 여러 가지 청계천 복원계획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서울시장이 되었으니 사정은 달라졌다. 이시장의 계획은 좀더 정밀하게 탐구해 볼 필요성이 생겼다. 실제로 선거가 끝난 뒤 청계천 복원과 관련, 뉘앙스의 미묘한 전환이 감지되기도 했다. ‘주간동아’는 이시장의 청계천 복원구상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쟁점별로 추적했다.
첫 삽은 2004년 7월 이후에나?
이시장은 취임 이후 ‘청계천 복원사업 추진 사업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여기서 구체적 복원방안과 부작용에 대한 해결법을 연구한다는 것. 문제는 연구에 걸리는 시간이다. 이시장은 지방선거 기간엔 “1년 반”이라고 했다가 당선 뒤엔 “2년 정도 걸릴 것 같다”며 좀더 말미를 뒀다. 착공 시기는 늦으면 2004년 7월 이후가 된다는 의미다.
지방선거 후 한나라당 기류도 미묘하다. 한나라당 일부에선 “집단 민원으로 서울이 시끄러워지면 대선에 유리할 게 없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대선 때까진 조용하게 추진하라”고 충고한다.
사업 백지화는 불가능
그렇다고 이시장이 사업착공을 무작정 연기할 수도 없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06년 7월 이전에 청계천 복원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포기한다면 그는 정치적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서울 유권자들은 ‘식언’의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는’ 서울시내 시민·환경단체 인사 중 상당수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김민석 후보는 ‘청계천 복원 안 한다’고 했다. 내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청계천을 복원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 환경단체 간부의 말이다.
대구 신천이 모델
이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청계고가도로 등을 철거하고 도로를 뜯어내 청계천을 밖으로 드러낸 다음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개천으로 복원하는 사업과 낙후된 청계천 주변을 재개발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실제 물이 흐르는 구간은 중구 광교~성동구 신탑철교 구간 5.4km. 동아일보사 사옥, 조흥은행 본점 등 서울 도심 고층빌딩 사이로 자연하천이 흐르고 그 하천을 따라 숲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시장측 관계자는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방식은 대구 신천의 사례를 원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계천의 물은 중랑천에서 인공적으로 물줄기를 끌어와 광교에서부터 흘려보내게 된다. 유속이 빠르면 수량이 부족해지므로 군데군데 개천을 가로지르는 고무보를 설치해 일정시간 동안 물을 잠가뒀다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예상되는 청계천 수심은 어른의 무릎 높이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시장이 선거 당시 매스컴에 배포한 복원 조감도에 따르면 청계천-녹지는 차로에 의해 보도와 구분돼 있어 접근성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시장 관계자는 “조감도가 잘못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차로를 건너지 않고도 보도에서 청계천으로 바로 걸어갈 수 있는 지점을 많이 만들겠다는 것. 이 관계자는 “조감도엔 없지만 개천을 따라 숲, 노천카페, 갤러리, 극장, 공연장 등을 늘어서게 해 관광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부작용들
청계천 복구의 가장 큰 부작용은 교통체증이다. 그러나 새로운 부작용들도 제기되고 있다. 청계천 인근엔 30만명이 넘는 상인들이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가도로 등의 철거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먼지, 소음, 교통체증으로 영업에 타격을 받게 된다. 이명박씨 당선 이후 이들 사이에선 청계천 복구에 아예 반대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패션 메카인 동대문시장도 상권 위축을 우려한다.
현재 도로 밑 청계천은 서울시내 4대문에서 집결되는 하수로 오염돼 있다. 일부 구간은 방독면을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할 정도다. 이 일대 주민들은 도로가 제거되어 청계천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준설이 완료될 때까지 ‘악취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교통체증, 소득감소, 소음, 먼지, 악취 등 서울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감수해야 할 대가가 의외로 클 수 있다.
분리 착수로 모습 드러내는 서울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사업부터 먼저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청계천 복구사업부터 진행한 다음,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청계천 주변 재개발사업은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서울의 경관이 더 어색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청계고가도로가 걷히면 주변의 30년 이상 된 낡은 건물들이 더 두드러져 보이게 된다. 사실 산뜻하게 복구된 청계천과 바로 옆 슬럼가의 공존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이시장측 한 관계자)
서울시청 이전 없었던 일로
서울시청의 1년 예산은 대략 10조원대. 그러나 인건비 등을 빼고 실제로 정책사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5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청계천 복구사업에는 총 3600억원이 들어간다(이시장측 예상치). 서울시청 이전사업이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명박 시장은 고건 전 시장이 추진해 온 시청 이전에 흥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를 청계천 복구가 가져다 준 보너스라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미군기지 이전이 예상되는 용산지역 녹지에 대규모 서울시청사를 새로 지을 계획이었다. 환경단체들은 어렵게 되찾는 서울의 녹지가 또다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점령되는 것에 반대해 왔다.
청계천 복원 공청회 등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는 낙후된 청계천 주변의 재개발 방식이었다. 김세중 대진대 교수, 경실련 등 시민·환경단체는 “생태계 복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주변 재개발도 용적률 450% 정도의 저층건물 위주로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창무 서울시립대 교수 등은 “용적률이 낮으면 사업성이 없어 민간기업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재개발사업은 용적률 600% 수준(12~30층 건물 건축 가능)이 되는 것이 좋다”는 현실론을 폈다.
이명박 시장은 어떤 입장일까. 서울시 교통국장 출신으로, 이시장 캠프에서 청계천 복원사업 공약 수립에 깊이 관여했던 제타룡 정책특보는 기자에게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용적률과 개발계획을 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용적률이 600%는 돼야 사업성이 있다”며 속내를 비쳤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양쪽이 20층 안팎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고층건물로 장식되기를 더 바라는 듯 보였다. 이 경우 복구되는 청계천 일대는 ‘강북의 테헤란밸리’가 된다. 청계천 주변의 스카이라인은 완전히 달라진다.
단순한 생태복원 사업에 3600억원의 시 예산을 쏟아붓는 시장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명박 시장은 CEO(최고경영자) 시장임을 자처한다. 즉 이시장의 청계천 복구를 ‘투자’라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여기에서 이명박 시장의 두 가지 공약, 즉 청계천 복구와 강북 개발은 서로 연결될 수도 있다. 청계천을 다시 흐르게 하는 친환경적 변화를 일으켜 청계천 주변 땅의 부가가치를 높인 뒤 용적률을 높여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 땅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주변 재개발 참여자는 11조원의 투자로 30조원의 이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공약했다. 서울시의 수입도 자연히 커진다. 이것이 ‘강북 개발론’ ‘강북 경제발전론’의 ‘엔진’이 아닐까. “재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 청계천을 복구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목적’과 ‘수단’이 서로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의 우군이었던 시민·환경단체들은 ‘청계천 살리기 시민연대’를 조직해 용적률 낮추기 집단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환경’과 ‘경제’. 이명박 시장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최초의 서울시장이 되려고 하는지 모른다. 청계천 복구사업을 풀어가는 그의 행보에 그 해답이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