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말을 더 잘한다는 것을 실감할 때가 간혹 있다. 그렇다면 거짓말은 어떨까? 이달 초 영국의 퀸마거릿대학의 과학자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거짓말도 잘한다는 증거를 보여줬다.
말에 삽입되는 ‘음’이나 ‘아’ 같은 단어의 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생각을 가다듬거나 잠시 말이 끊길 때 사용하는 이런 단어를 많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말을 할 때 머뭇거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하지만 이런 단어들을 많이 쓰고 말이 잘 끊긴다고 해서 거짓말을 잘 못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이 대학의 로빈 리클리는 거짓말을 할 때는 뭔가를 생각해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길어지고, 그럴 때 ‘음’이나 ‘아’ 같은 말을 쓰게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거짓말이 쉽게 발각된다는 이야기다.
1940~96년까지 미국 대통령들의 취임연설을 들어보면 ‘음’이나 ‘아’ 같은 말은 전혀 없다고 한다. 물론 연습을 수없이 했겠지만, 혹시 그들은 정말로 거짓말에 능통했던 것이 아닐까?
“행동에도 거짓 구별 단서 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형사는 부모가 죽었다는 소식에 눈물 흘리는 자가 다리를 떨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범인이라는 심증을 굳힌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입술이 침묵하고 있어도 손가락 끝이 재잘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 탐지는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 죄의식이나 불안, 확신 부족 때문에 더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심리적 변화는 감정 변화와 관련이 있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할 때는 시선 회피, 어색한 자세 바꾸기, 거짓을 감추려는 웃음 등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거짓말을 하는 쪽에서 미리 그런 행동마저 감추려 한다. 따라서 눈 깜박임이나 머리 긁기처럼 무의식적으로 초조함을 보여주는 습관들을 포착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과학자들은 말, 행동, 생리적 반응을 분석해, 거짓말할 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골라냈다. 음성 고조, 느린 반응, 틀린 단어나 문법 오류, 머뭇거림, 불필요한 단어의 사용은 거짓말과 관련이 있을 때가 많다. 진실은 별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나오므로, 거짓을 말하려면 머리를 더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생리적 반응들은 의식적인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거짓말을 파악하는 단서가 된다. 동공 확장, 붉어지거나 창백해지는 얼굴, 땀, 심호흡 같은 것이 그렇다.
심리학자 에크만에 따르면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은 얼굴 근육의 움직임으로 구별할 수 있다. 가짜 웃음은 눈 주위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웃음을 제때 멈추지 않기 때문에 좌우가 비대칭적으로 보이기 쉽다. 또 얼굴 근육의 위쪽은 움직이지 않고, 얼굴 아래쪽만 움직이는 것도 하나의 단서가 된다. 그는 행동에도 거짓을 구별해내는 단서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말을 할 때 습관적으로 손을 움직이는데 이런 움직임은 대개 일정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기 위해 말에 정신을 집중하면 손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때로는 정상적인 양상에서 벗어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
심리학자 드파울로는 거짓말을 하려는 욕구가 강할수록 거짓말은 더 잘 발각된다고 본다. 거짓말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몸짓이나 표정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역으로 얼굴 표정, 몸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도 거짓말을 한다는 표시가 될 수 있다. 몸이 불편할 정도로 긴장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상황과 맥락 속에서 봐야 한다. 즉 같은 행동이 거짓말을 의미할 수도 있고 진실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찰스 포드는 인간 자체가 거짓말 탐지기라고 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거짓말을 탐지하는 데도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드파울로는 그렇다고 말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말 이외의 단서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하지만 여성이 잘 읽어내는 단서들은 주로 얼굴 표정처럼 가장 통제하기 쉬운 것들이며, 여성은 몸짓이나 순간적인 표정 변화 같은 숨은 단서들은 잘 포착하지 못한다. 여성은 누군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 때의 감정은 잘 포착하지만, 거짓을 말하고 있을 때의 감정은 잘 포착하지 못하는 듯하다. 드파울로는 여성이 남을 배려하는 쪽으로 사회화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 결과 여성은 누군가가 실제로 말하고 있는 것보다 말하려 애쓰고 있는 것을 읽고 받아들이는 성향이 생겼다는 것. 즉 여성은 정확성보다는 상대를 흡족하게 하려는 욕구에 충실하다고 한다. 물론 모든 여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 빈틈없고, 약삭빠르고, 다른 수단을 통해 남을 설득하는 데 익숙한 여성도 있다.
거짓말과 외모도 관계가 있을까? 드파울로는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거짓말은 쉽게 발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애교나 알랑거림이 섞인 거짓말도 쉽게 드러난다. 결국 매력적인 남성에게 하는 여성들의 거짓말은 들통나기 쉽다는 것. 반면 매력적인 남성은 거짓말을 해도 쉽게 발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말은 할수록 는다고 한다. 자신감과 거짓말을 했던 경험이 있으면서 매력까지 넘치고, 남의 주목을 받는 데 익숙한 사람은 거짓말에 능숙하다. 하지만 아무리 숨기려 해도 거짓말이 발각되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 현재 과학자들은 거짓말을 할 때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조사하고 있다. 뇌의 활동은 쉽게 통제할 수 없으므로 거짓말 탐지기를 속일 수 있는 사람도 이런 장치는 속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하는 상대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면? 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케이시 니콜’이라는 10대 소녀가 화제가 됐었다. 그녀는 백혈병과 싸우면서 몇 년 동안 매일 인터넷에 일기를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일기를 보며 감동했고, 그녀와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마침내 케이시가 죽었다는 글이 실리자, 사람들은 그녀의 소재를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결국 존재하지 않는 인물임이 드러났다. 모든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인터넷은 거짓말의 세계에도 새로운 도전거리를 주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에서는 누가 더 거짓말을 잘할까? 남성일까, 여성일까?
말에 삽입되는 ‘음’이나 ‘아’ 같은 단어의 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생각을 가다듬거나 잠시 말이 끊길 때 사용하는 이런 단어를 많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말을 할 때 머뭇거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하지만 이런 단어들을 많이 쓰고 말이 잘 끊긴다고 해서 거짓말을 잘 못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이 대학의 로빈 리클리는 거짓말을 할 때는 뭔가를 생각해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길어지고, 그럴 때 ‘음’이나 ‘아’ 같은 말을 쓰게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거짓말이 쉽게 발각된다는 이야기다.
1940~96년까지 미국 대통령들의 취임연설을 들어보면 ‘음’이나 ‘아’ 같은 말은 전혀 없다고 한다. 물론 연습을 수없이 했겠지만, 혹시 그들은 정말로 거짓말에 능통했던 것이 아닐까?
“행동에도 거짓 구별 단서 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형사는 부모가 죽었다는 소식에 눈물 흘리는 자가 다리를 떨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범인이라는 심증을 굳힌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입술이 침묵하고 있어도 손가락 끝이 재잘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 탐지는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 죄의식이나 불안, 확신 부족 때문에 더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심리적 변화는 감정 변화와 관련이 있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할 때는 시선 회피, 어색한 자세 바꾸기, 거짓을 감추려는 웃음 등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거짓말을 하는 쪽에서 미리 그런 행동마저 감추려 한다. 따라서 눈 깜박임이나 머리 긁기처럼 무의식적으로 초조함을 보여주는 습관들을 포착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과학자들은 말, 행동, 생리적 반응을 분석해, 거짓말할 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골라냈다. 음성 고조, 느린 반응, 틀린 단어나 문법 오류, 머뭇거림, 불필요한 단어의 사용은 거짓말과 관련이 있을 때가 많다. 진실은 별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나오므로, 거짓을 말하려면 머리를 더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율신경계와 관련된 생리적 반응들은 의식적인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거짓말을 파악하는 단서가 된다. 동공 확장, 붉어지거나 창백해지는 얼굴, 땀, 심호흡 같은 것이 그렇다.
심리학자 에크만에 따르면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은 얼굴 근육의 움직임으로 구별할 수 있다. 가짜 웃음은 눈 주위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웃음을 제때 멈추지 않기 때문에 좌우가 비대칭적으로 보이기 쉽다. 또 얼굴 근육의 위쪽은 움직이지 않고, 얼굴 아래쪽만 움직이는 것도 하나의 단서가 된다. 그는 행동에도 거짓을 구별해내는 단서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말을 할 때 습관적으로 손을 움직이는데 이런 움직임은 대개 일정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기 위해 말에 정신을 집중하면 손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때로는 정상적인 양상에서 벗어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
심리학자 드파울로는 거짓말을 하려는 욕구가 강할수록 거짓말은 더 잘 발각된다고 본다. 거짓말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몸짓이나 표정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역으로 얼굴 표정, 몸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것도 거짓말을 한다는 표시가 될 수 있다. 몸이 불편할 정도로 긴장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상황과 맥락 속에서 봐야 한다. 즉 같은 행동이 거짓말을 의미할 수도 있고 진실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찰스 포드는 인간 자체가 거짓말 탐지기라고 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거짓말을 탐지하는 데도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드파울로는 그렇다고 말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말 이외의 단서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하지만 여성이 잘 읽어내는 단서들은 주로 얼굴 표정처럼 가장 통제하기 쉬운 것들이며, 여성은 몸짓이나 순간적인 표정 변화 같은 숨은 단서들은 잘 포착하지 못한다. 여성은 누군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 때의 감정은 잘 포착하지만, 거짓을 말하고 있을 때의 감정은 잘 포착하지 못하는 듯하다. 드파울로는 여성이 남을 배려하는 쪽으로 사회화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 결과 여성은 누군가가 실제로 말하고 있는 것보다 말하려 애쓰고 있는 것을 읽고 받아들이는 성향이 생겼다는 것. 즉 여성은 정확성보다는 상대를 흡족하게 하려는 욕구에 충실하다고 한다. 물론 모든 여성이 그런 것은 아니다. 빈틈없고, 약삭빠르고, 다른 수단을 통해 남을 설득하는 데 익숙한 여성도 있다.
거짓말과 외모도 관계가 있을까? 드파울로는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거짓말은 쉽게 발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애교나 알랑거림이 섞인 거짓말도 쉽게 드러난다. 결국 매력적인 남성에게 하는 여성들의 거짓말은 들통나기 쉽다는 것. 반면 매력적인 남성은 거짓말을 해도 쉽게 발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말은 할수록 는다고 한다. 자신감과 거짓말을 했던 경험이 있으면서 매력까지 넘치고, 남의 주목을 받는 데 익숙한 사람은 거짓말에 능숙하다. 하지만 아무리 숨기려 해도 거짓말이 발각되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 현재 과학자들은 거짓말을 할 때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조사하고 있다. 뇌의 활동은 쉽게 통제할 수 없으므로 거짓말 탐지기를 속일 수 있는 사람도 이런 장치는 속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하는 상대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면? 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케이시 니콜’이라는 10대 소녀가 화제가 됐었다. 그녀는 백혈병과 싸우면서 몇 년 동안 매일 인터넷에 일기를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일기를 보며 감동했고, 그녀와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마침내 케이시가 죽었다는 글이 실리자, 사람들은 그녀의 소재를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결국 존재하지 않는 인물임이 드러났다. 모든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인터넷은 거짓말의 세계에도 새로운 도전거리를 주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에서는 누가 더 거짓말을 잘할까? 남성일까, 여성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