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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인사 불만 외부 공개… 국정원 기강 한심하군

  •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
2004-10-01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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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인사 불만 외부 공개… 국정원 기강 한심하군

내부인사 불만 외부 공개… 국정원 기강 한심하군
올 3월 말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의 전 운전기사 천호영씨가 최씨의 비리를 올림으로써 ‘최규선 게이트’라는 ‘대박’을 건졌던 시민단체 경제정의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이 다시 주목받은 일이 최근 벌어졌다. 7월 중순 국가정보원 직원을 자칭하는 사람이 국정원 인사 문제에 대해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올렸기 때문. 내부 인사 문제를 사이버 공간에 올려 문제 삼은 것은 국정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당연히 국정원 감찰실은 ‘비상’이 걸렸다.

이 글은 경실련 관계자들이 “이 글 내용이 어느 정도 진실일까” 궁금해할 새도 없이 며칠 후 지워져 그 배경을 놓고도 뒷말을 낳았다. 경실련 관계자는 “그 글을 읽어본 내부 관계자들은 ‘누가 봐도 국정원 현직 직원이 쓴 글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국정원 내부 직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는 것.

글의 내용은 최근 인사에서 L모 과장이 발탁된 것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공채 22기인 L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19기들과 함께 과장급으로 승진했다. 국정원 관계자들은 “경북 출신인 그의 발탁은 능력 외에 다른 변수로는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경실련 게시판에 올린 글은 비열한 ‘음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사를 진행중인 국정원 감찰실은 현재까지 ‘범인’을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들은 “감찰실이 엄중하게 조사를 진행한 것을 보고 글을 올린 ‘범인’이 스스로 글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게시판에 올린 글은 경실련 웹지기와 글을 올린 사람만 지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범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가장 궁금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사 문제를 제기하면 인사권자인 원장 차장의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정원 지휘부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글을 올린 의도야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아도 ‘국정원이 한나라당에 줄 서기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판에 이런 일까지 벌어져 ‘정권 말기 내부 기강이 한심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349호 (p11~12)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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