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가 구상한 5GW(기가와트)급 우주 데이터센터. 너비와 높이가 각각 4km에 달하는 태양광 및 냉각 패널을 갖추고 있다. 스타클라우드 제공
3월 16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한 말이다. “우주와 지상 시스템을 아우르는 인공지능(AI) 처리는 우주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발견 도구로 탈바꿈한다”며 우주 데이터센터에 대한 구상을 밝힌 것이다. 황 CEO 발언 이후 OCI홀딩스 등 국내 태양광 기업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우주용 최신 AI 처리 시스템 공개
우주 데이터센터는 저궤도(LEO) 위성이나 우주 플랫폼에 서버와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러스터를 배치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인프라다. 전력 공급, 부지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대안으로 구상됐다. 우주에서는 365일 24시간 내내 태양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고 데이터센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할 때도 토지나 환경 규제 영향을 적게 받는다.엔비디아는 우주에서 수집한 위성사진, 대기 데이터 등을 지상 데이터센터로 보내지 않고 우주 데이터센터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우주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처리 지연을 줄이고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필립 존스턴 스타클라우드 CEO는 “스타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함께 데이터가 생성되는 원천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다운링크(위성이나 우주선에서 지상 수신기로 데이터를 내려보내는 것) 의존도를 줄이는 하이퍼스케일급 AI 컴퓨팅을 궤도로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3월 16일 우주용 AI 처리 시스템의 최신 구성 요소인 ‘스페이스-1 베라 루빈 모듈(Space-1 Vera Rubin Module)’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모듈에 탑재된 ‘루빈 GPU’ AI 연산 성능은 엔비디아 ‘H100 GPU’의 25배에 이른다. 엔비디아는 “스페이스-1 베라 루빈 모듈은 우주에서 데이터센터급 AI 성능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거대언어모델과 고급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새 모듈은 태양에너지로 구동된다. 엔비디아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태양광 관련 기업 주가가 들썩이는 이유다. 스타클라우드가 구상 중인 5GW(기가와트)급 우주 데이터센터도 대형 태양광 패널을 갖추고 있다. 스타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의 H100 GPU를 탑재한 위성 ‘스타클라우드-1’을 발사해 우주에 소형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12월에는 이미 이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구글의 AI 모델 ‘젬마(Gemma)’를 훈련·구동하고 “안녕, 지구인들!”이라는 답변을 생성해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에는 미국 내 태양광 시장 확대라는 호재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 수요는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에너지관리청에 따르면 태양광과 배터리저장장치는 올해 미국 전력망에 추가되는 신규 용량의 79%를 차지한다. 조혜빈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내 태양광 누적 설치 용량은 2023년 말 91GW에서 2026년 말 182GW로 3년 만에 2배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산 대신 한국산 태양광 제품 쓰는 미국
과거 태양광 패널에 대해 ‘흉물’ ‘세기의 사기’라고 부르며 관련 프로젝트 수백 건의 진행을 막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도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태양광이 AI 인프라 구축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3월 2일 “(미국) 우파 진영이 AI에 전력을 공급하고 공공요금을 억제하는 데 태양광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트럼프가 주도하던 태양광에 대한 공격이 완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 미국 내 공급자로서 한국 태양광 기업의 매력도가 높아진 것이다. 조혜빈 선임연구원은 “중국산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은 2024년 54GW에서 지난해 13~16GW로 급감했고 2025년 셀 수입도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며 “동남아 국가를 통한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입까지 제한되면서 공급망이 중국이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한국 업체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호재가 겹치면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등을 만드는 OCI홀딩스 주가는 3월 27일 기준 17만8800원에 장을 마치며 올해 들어 약 55.2% 상승했다.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한화솔루션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125.2%, 33.0% 올랐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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