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리버풀이 EPL 선두 치고 나간 건 슬롯 감독의 뛰어난 전술과 선수 관리 덕분”

[위클리 해축] 임형철 축구 해설위원 “수비형 미드필더 흐라번베르흐의 예상 밖 활약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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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11-3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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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기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 리버풀은 EPL 선두를 달리며 승점 31점(이하 11월 26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2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승점차를 8점까지 벌려놓은 상황이다. 2015년 10월부터 2024년 5월까지 9년 가까이 리버풀을 맡았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나고 아르네 슬롯 감독이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받아 든 성과다. 클롭 감독이 지휘한 지난 마지막 시즌 리버풀은 ‘극장골’을 잇달아 터뜨리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최종 성적은 맨시티, 아스널에 이은 3위에 그쳤다. 분명 뛰어난 성과지만 화려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시즌이었던 만큼 우승을 놓친 아쉬움이 컸다.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은 “아직 리그 일정을 3분의 1도 못 마친 데다 복싱데이(Boxing Day),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우승 팀을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여러 측면을 고려하면 이번 시즌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을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월 26일 임 위원을 만나 슬롯호(號) 리버풀이 이번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배경과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지호영 기자]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지호영 기자]

    “흐라번베르흐, 리버풀 기둥으로 자리매김”

    스쿼드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리버풀이 시즌 초반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리버풀은 안정된 수비와 확실한 공격으로 어떻게든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안정된 수비의 주역은 이브라히마 코나테와 버질 판데이크의 센터백 조합이다. 특히 코나테는 이번 시즌 부상 없이 계속 경기를 소화하며 수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인 라이언 흐라번베르흐의 활약으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변했다. 공격진에선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베테랑 모하메드 살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중에서도 최고 수훈 선수 1명을 꼽는다면 흐라번베르흐다. 지난 시즌 냉정히 보면 정말 비(非)전력 자원에 가까웠던 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예상 밖 활약을 펼치며 이번 시즌 리버풀의 기둥이자 빠져선 안 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EPL 팀들을 엄습한 핵심 전력 부상도 피해가고 있는데.

    “슬롯 감독이 리버풀 주축 선수들이 지치지 않게끔 체력 관리를 상당히 잘해주는 것이 주효했다. 왼쪽 풀백이나 공격형 미드필더, 최전방 공격수 같은 포지션의 경우 경기 일정이나 선수 컨디션에 따라 그때그때 변화를 주고 있다. 선수로선 쌩쌩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부상 위험도도 줄일 수 있다. 최근 리버풀 경기를 잘 보면 전반전을 리드할 경우 후반전에는 굳이 무리하지 않는다. 승기를 잡았다 싶으면 라인을 내리거나 선수들로 하여금 압박 강도를 최대한 낮추게 한다. 힘든 일정 속에서 선수들이 너무 무리하지 않게끔 경기 템포를 잘 조절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이번 시즌 리버풀에선 예기치 않게 부상을 입은 선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스쿼드의 부상 관리가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다.”

    슬롯 감독의 전술과 지휘 스타일의 특징은 무엇인가.

    “선수 개인의 능력이나 빠른 템포의 공격에 치중하던 클롭 감독 때와 비교해 이번 시즌 리버풀은 세밀한 패턴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수비진 개개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슬롯호 리버풀의 특징이다. 클롭 감독의 전술은 상당히 공격적인 스타일과 위쪽에서 강한 압박이 특징이었다. 압박이 그대로 공격으로 이어지려면 빠른 전환이 필수이기에 뒤에 남은 선수가 많지 않다. 달리 말하면 수비진이나 골키퍼 개개인에게 부담이 크다. 반면 슬롯 감독은 이 같은 부담을 전술적으로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특징은 슬롯 감독이 부임할 때부터 리버풀 팬들이 기대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리버풀 선수들은 클롭 감독이 지휘하는 마지막 시즌이라 그런지 정말 모든 것을 불태우며 뛰었다. 그런데 이는 달리 말하면 그만큼 선수들의 체력이 잘 관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했지만 올해 3월이 되자 체력이 떨어지면서 리버풀은 우승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 [뉴시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 [뉴시스]

    “어느 때보다 치열한 EPL 상위권 경쟁”

    리버풀이 기세를 올리는 사이 유력 우승 후보인 맨시티는 EPL 5연속 제패 도전에 먹구름이 꼈다. 최근 공식 경기에서 5연패를 당한 데 이어 11월 27일 페예노르트 로테르담과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맨시티의 빈틈이 커질수록 리버풀은 우승 트로피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최근 맨시티가 부진한 원인에 대해 임 위원은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최근 맨시티는 선수들이 상대방을 압박하러 나가면 뒤가 비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위로 올라간 선수들을 커버할 자원이 없다 보니 상대 팀 역습에 계속 공간을 내주고 있다. 평소 로드리 에르난데스가 해주던 역할인데, 그의 부상에 따른 시즌 아웃으로 빈틈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로드리의 부재 이상으로 맨시티가 가진 큰 문제가 스몰(small) 스쿼드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주전과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백업 선수 모두 최소한으로 스쿼드를 꾸린다. 이 같은 팀 운영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스몰 스쿼드를 지향하는 가운데 맨시티는 지난해 첫 트레블(리그, 챔스, 축구협회컵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7월 중순까지 유로2024와 코파아메리카가 열려 맨시티 선수들도 각국 대표팀에서 긴 시간 대회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소속 선수의 국가대표팀 차출이 많은 맨시티로선 EPL 새 시즌이 시작될 때 상당수 구성원이 이미 지친 상태다. 그동안 잘 버틴 스몰 스쿼드가 조금씩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시즌 EPL 순위 경쟁 전망은.

    “지금 상황을 보면 10위권 팀은 순식간에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선두 리버풀만 해도 맨시티와 승점차가 8점에 달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 현재 상위권에서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첼시(3위)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여기에 아스널,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 토트넘 홋스퍼, 노팅엄 포레스트(이상 4∼7위)까지 가세해 상위권 경쟁이 한층 흥미롭다. EPL에선 중위권 팀만 해도 다른 리그 팀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을 써서 전력 보강을 하고, 좋은 지도자를 영입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EPL 전반적으로 뛰어난 팀이 늘어나면서 상위권 경쟁에 많은 팀이 몰리고 승점차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시즌 순위 경쟁도 치열해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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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김우정 기자입니다. 정치, 산업, 부동산 등 여러분이 궁금한 모든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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