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는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중 28%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57%에 불과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인지율은 떨어져 30, 40대 고혈압 환자들은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는 비율이 50, 60대보다 현저히 높았다.
적절한 치료 받는 고혈압 환자 27.2%뿐
고혈압에 대한 치료 실태는 인지율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자신이 고혈압임을 아는 환자 중 적절한 치료를 받는 사람은 27.2%에 그쳤다. 이는 고혈압이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임에도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대구에 사는 50대 남성 L씨는 5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고혈압약 복용을 중단하고 끊었던 술과 담배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심근경색증이 발병해 병원 응급실을 찾는 신세가 됐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고혈압약을 끊고 생활습관 개선을 게을리한 것이 화근이었다.
고혈압 환자 중에는 L씨처럼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을 함부로 끊거나 전문의의 처방대로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환자가 부지기수다. 언뜻 생각하면 혈압수치가 좋아졌으니 고혈압약을 끊어도 좋을 듯싶다. 또 실제로 약 복용을 중단하고도 상당 기간 정상혈압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약을 중단한 지 수개월 내에 다시 혈압이 올라간다. 단순히 고혈압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실망하지 말고, 혈압약을 먹으면 혈압만 정상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심장 등 주요 장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약을 매일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립암센터가 고혈압 환자 246만명을 조사한 결과, 처방을 받은 고혈압 치료제 중 80% 이상을 복용한 환자가 절반을 조금 넘는 54.7%에 그쳤다. 18%는 처방받은 약의 50%도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증도 예방하는 고혈압 치료제
고혈압 치료제는 혈압조절을 통해 심혈관 질환과 신장 질환, 망막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한다. 게다가 최근 개발된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통의 고혈압 치료제는 기본적인 혈압강하 효과 외에도 심부전 예방 등을 통해 심장을 보호하는 등의 효능을 지녔다.
고혈압 환자가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자연스럽게 치료 약물의 양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국물이 있는 음식을 줄이면 소금 섭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고, 체중을 10kg 감량하면 혈압이 5~20mmHg나 내려간다.
고혈압은 늘 관심을 가지고 조절하는 ‘습관’이 뒷받침돼야 진정한 치료가 이뤄진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고혈압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건강한 심장과 혈관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