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추위에 따른 혈압의 변화가 잦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합병증 사망, 1~2월 최다
계절에 따른 혈압의 변화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에게서, 일반 성인보다는 노인에게서 더 크게 나타난다. 또한 이런 변화는 밤보다 주로 낮에 나타나는데, 추위에 노출되는 낮에는 외부로 열 발산을 막아야 하므로 체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수축에 더해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脂質) 함량이 높아져 혈압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의 진행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아침은 그래서 위험하다. 아침엔 혈관수축이 증가해 혈압이 상승하는데, 여기에 차가운 바깥 날씨를 만나면 심장발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동안 뇌혈관 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 등 고혈압성 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가 가장 높았던 달과 가장 낮았던 달의 사망환자 수 차이를 알아본 결과, 겨울철이 여름철보다 평균 33%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고혈압 환자는 연말 회식 때 절주해야
연말이 다가오면 회식자리가 잦아진다. 고혈압 환자는 이때 절주를 해야 한다. 과음은 혈압을 올라가게 할 뿐 아니라 약물치료 효과도 떨어뜨린다. 혈압을 상승시키지 않는 안전한 음주량은 하루 알코올 섭취량으로 30g 이하다. 이는 맥주 1~2컵, 소주 1~2잔이다. 흡연은 심장질환 위험을 2배 이상 증가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므로 고혈압 환자에게 금연은 필수다.
카페인도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커피와 카페인 함유량이 높은 갖가지 피로회복제, 진통제, 녹차, 작설차 등의 남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는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옷을 한 겹 더 챙겨 입는 게 바람직하다. 추운 밤에도 두껍고 무거운 이불을 덮는 것보다는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좋은 이불을 겹쳐 덮는 것이 좋다.
겨울엔 기상 시에도 주의가 필요한데, 조심성 없이 일어나다가 발작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이불 속과 방 온도 차가 적도록 난방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아침에 대문 밖으로 신문을 가지러 갈 때는 덧옷을 입어야 한다. 겨울철 새벽운동은 피하고,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 충분히 준비운동을 한 뒤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평소와 다른 증상을 느낀다면 곧바로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