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인터넷은 전 세계 컴퓨터를 연결해 국가 간 경계를 허물고 정보 개방과 공유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했다. 인터넷 덕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게 거의 공짜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기득권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시민 기자가 되어 각자의 생각과 일상 속 사건을 전 세계에 손쉽게 전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1인 기업과 스타트업이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소자본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0년간 PC(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웹, 앱의 발달은 통신·교통·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 이것들의 발전으로 음식 배달 주문, 식당에서 음식 주문 및 결제, 신원 인증 등 우리의 일상적 행위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AI는 이보다 훨씬 큰 지구적 대변혁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AI의 영향으로 18세기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말한 자율 경제(Autonomous Economy)가 실현될지도 모른다. 제조공장에 스며든 AI 자율 로봇은 인간 역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서빙로봇, 배달로봇, 가사로봇 등 다양한 로봇 기술과 결합한 AI는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다. 사무직 직장인 역시 AI 에이전트(Agent)의 등장으로 그 필요성이 희미해질 수 있다. 또한 AI는 노동시장 변화, 국제질서 재편, 기후변화 대응, 경제적 불평등 해소, 재난 대응, 식량 안보, 우주 탐사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AI는 개발·운영에 수백억 원 이상 비용이 소요된다. 대표적 예로 챗GPT의 운영 기반이 되는 GPT-4 모델은 개발에만 1370억 원 넘게 투입됐다. 올해 챗GPT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약 5조48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AI 개발·운영에 어마어마한 자원이 필요한 현실에서 과연 어느 기업이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까. 막대한 자본과 기반 시설을 보유한 일부 강대국만이 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AI가 가져올 자율 경제 시대에는 국가 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AI를 개발·운영하는 데 큰돈을 투자할 여유가 있는 강대국은 AI 강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반면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국가는 AI 공급망에 접근할 기회를 얻지 못해 뒤처질 위험이 크다. AI 모델과 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AI 칩셋, 고대역폭메모리(HBM), 그리고 이를 운영할 AI 데이터센터 같은 기반 시설 중 하나라도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경쟁에서 밀려나 빈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I 기술이 특정 국가나 기업에 종속된다면 AI가 가진 잠재력이 과연 공정하고 평등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 AI가 국가의 군사력 강화, 무역 전쟁 등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사용된다면 과연 AI가 가져다주는 편익에 다른 국가들이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우리는 빅테크 기업의 시장 독점이 가져온 문제들처럼 AI가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AI가 가져올 자율 경제 시대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인류의 대응 방식에 따라 미래 자율 경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원리에 따라 운용될 수도 있고, 반대로 AI를 개발·운영하는 소수의 빅테크 기업이나 특정 정부의 입김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다. 지금 인류는 AI가 만드는 새로운 경제 질서와 그에 따른 윤리적·사회적 책임을 깊이 고민해야만 한다.
개발과 운영에 큰 비용이 드는 AI(인공지능)는 국가 간 빈부격차를 키울 수 있다. [GETTYIMAGES]
자율 경제 시대 도래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온 인터넷 기술과 달리 AI(인공지능)는 국가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월 에릭 슈밋 구글 전 CEO(최고경영자)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부자 나라는 더 부자 나라가 될 것”이라며 AI로 인한 양극화 문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AI 기술이 특정 국가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되지 않고 전 인류를 위해 공정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30년간 PC(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웹, 앱의 발달은 통신·교통·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 이것들의 발전으로 음식 배달 주문, 식당에서 음식 주문 및 결제, 신원 인증 등 우리의 일상적 행위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AI는 이보다 훨씬 큰 지구적 대변혁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AI의 영향으로 18세기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말한 자율 경제(Autonomous Economy)가 실현될지도 모른다. 제조공장에 스며든 AI 자율 로봇은 인간 역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서빙로봇, 배달로봇, 가사로봇 등 다양한 로봇 기술과 결합한 AI는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다. 사무직 직장인 역시 AI 에이전트(Agent)의 등장으로 그 필요성이 희미해질 수 있다. 또한 AI는 노동시장 변화, 국제질서 재편, 기후변화 대응, 경제적 불평등 해소, 재난 대응, 식량 안보, 우주 탐사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크다.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AI는 개발·운영에 수백억 원 이상 비용이 소요된다. 대표적 예로 챗GPT의 운영 기반이 되는 GPT-4 모델은 개발에만 1370억 원 넘게 투입됐다. 올해 챗GPT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약 5조48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AI 개발·운영에 어마어마한 자원이 필요한 현실에서 과연 어느 기업이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까. 막대한 자본과 기반 시설을 보유한 일부 강대국만이 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AI가 가져올 자율 경제 시대에는 국가 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AI를 개발·운영하는 데 큰돈을 투자할 여유가 있는 강대국은 AI 강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반면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국가는 AI 공급망에 접근할 기회를 얻지 못해 뒤처질 위험이 크다. AI 모델과 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AI 칩셋, 고대역폭메모리(HBM), 그리고 이를 운영할 AI 데이터센터 같은 기반 시설 중 하나라도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경쟁에서 밀려나 빈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I 기술이 특정 국가나 기업에 종속된다면 AI가 가진 잠재력이 과연 공정하고 평등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 AI가 국가의 군사력 강화, 무역 전쟁 등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사용된다면 과연 AI가 가져다주는 편익에 다른 국가들이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AI를 핵무기처럼 관리하는 미국
AI 시장을 장악하려는 강대국의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10월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AI 기술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간주하는 국가안보각서(NSM)에 서명했다. 이 각서는 AI를 핵무기 같은 국가 전략자산으로 취급해 적대세력으로부터 보호하고, AI 개발을 지원·통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AI 기술을 핵무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관리하겠다는 신호인 셈이다. 미국은 AI 기술이 국가 안보와 경제력에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미리 알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우리는 빅테크 기업의 시장 독점이 가져온 문제들처럼 AI가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AI가 가져올 자율 경제 시대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인류의 대응 방식에 따라 미래 자율 경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원리에 따라 운용될 수도 있고, 반대로 AI를 개발·운영하는 소수의 빅테크 기업이나 특정 정부의 입김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다. 지금 인류는 AI가 만드는 새로운 경제 질서와 그에 따른 윤리적·사회적 책임을 깊이 고민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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