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장관 중심으로 라인 구축 가능성 제기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9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동아DB]
먼저 국가정보원 제1차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최근 (후보자가) 충암고 출신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러 무슨 얘기를 했는가. 계엄 얘기를 안 했는가”라고 말한 뒤 “(윤 대통령이)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들을 주요 직위에 채워 넣었는가”라고 물었다. 계엄법상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 건의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만 할 수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항간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 대비를 위해 친정 체제를 구축 중이고, 김 후보자의 용도도 그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면서 “후보자를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방첩사, 수방사가 한 라인으로 구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관들이 조직의 부패와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사정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데 일심동체가 된다면 군 내부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다”며 “그럴 경우 계엄령 같은 헌정질서 교란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당시 후보자였던 김 전 장관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선동’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면서 “솔직히 나는 (계엄 선포 시) 우리 군도 안 따를 것 같다.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으니 너무 우려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단언했다.
사실 야권에서는 이미 8월부터 계엄령 발동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이 8월 12일 차기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8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을 문제 삼으며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나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9월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회담에서 “최근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계엄령을 거론했다.
대선 전부터 윤 대통령 보좌한 최측근
윤석열 대통령(완쪽)이 9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김 전 장관은 대선 전부터 지금까지 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왔다. 1959년 경남 마산에서 출생한 김 전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임관해 수도방위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합참) 작전본부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한때 군내 서열 1위인 합참의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진급에 실패하면서 2017년 중장을 끝으로 군복을 벗었다. 이후 윤 대통령의 대선 경선 때부터 캠프 내 외교·안보 정책 관련 자문을 맡았다. 2022년 3월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작업의 실무 작업을 담당했고,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 경호처장직을 맡아 수행했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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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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