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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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정원 직원, 미국에 망명 신청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입력2004-06-02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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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국정원 직원, 미국에 망명 신청

    전직 직원의 미국 망명 위기를 맞은 국정원.

    미국에 체류하며 지난해 인터넷 등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국가정보원의 해외공작 의혹을 폭로했던 전 국정원 6급 직원 김기삼씨(40)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씨는 최근 이메일을 이용한 취재에서 망명을 하게 된 계기와 자신의 삶 등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경남 밀양 출신으로 밀양고를 나온 그는 84년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했다. 카튜사로 군 복무를 마치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9년 만인 93년 ‘간신히’ 졸업했다. 이 무렵 안기부가 사노맹 조직을 검거하는 것을 보고 ‘안기부도 간단치 않은 조직’이란 생각이 들어 안기부 시험에 응시해 93년 1월 정규 30기로 입부(入部)했다. 국내 파트인 대공정책실 신문과에서 1년을 보낸 뒤 실장 보좌관으로 발탁됐고 이어 해외공작국으로 옮겨가 정보협력 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96년 8월 연수 케이스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법과대학원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98년 6월 한국으로 돌아온 뒤 국제정책실을 거쳐 99년 2월부터는 ‘문제의’ 대외협력보좌관실에 근무했다. 이때 그곳에는 얼마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속실장으로 옮겨간 김한정씨가 있었다(김씨는 현재 김 전 대통령의 수석비서다).

    지난해 김기삼씨는 인터넷을 통해 “대외협력실에 근무할 당시 국정원이 김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조직적으로 뛰어다닌 것을 목격했다”며 관계자의 실명을 공개한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대북전략국으로 옮겨간 뒤 2000년 10월 사표를 쓰고 국정원을 나왔다. 이후 야당 인사를 접촉해 김대중 정부의 비리를 알려주는 ‘딥 스로트(deep throat·비밀 제보자)’ 노릇을 하며 미국 유학을 모색했다. 2002년 학생비자(F-1)를 받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모 대학에 적을 둔 채 노벨상 수상 공작 의혹을 폭로한 뒤 테러를 우려해 학교를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학생비자가 취소돼 불법체류자가 됐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학생비자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미 이민국 관계자를 만났다. 그런데 그들이 차라리 망명신청을 하는 게 낫겠다고 권유해 정치적인 이유로 망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나는 국정원과 북한 양쪽의 테러를 모두 걱정하고 있다. 나는 정치적인 망명을 신청할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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