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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의 문제의식을 꾸준히 노래해온 ‘민중 가객’ 정태춘·박은옥 부부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부른 안치환,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새벽’ 등은 무대에서 그 시대 그 거리의 노래들을 들려준다.
386세대의 감수성을 노래해온 포크 그룹 ‘동물원’, 좌충우돌하며 끊임없이 사회의 고정관념에 저항해온 DJ DOC와 인디 밴드 피터팬 컴플렉스도 참가한다.
가장 이례적인 일은 1986년에 태어난 인기가수 보아가 이날 무대에 선다는 점. 이 공연을 주최하는 ‘이한열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87년을 기억하는 이들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무대로 만들기 위해 보아를 섭외했다”고 밝혔다. 보아는 공연에 참가할 뿐 아니라 개런티 전액을 이한열 기념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DJ DOC도 출연료 전액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탁해 공익 제보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사회는 고 이한열씨의 연세대 경영학과 선배인 손범수씨가 맡았다.
정태춘 부부·안치환·보아·노찾사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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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홈페이지에는 87년을 살았던 이들의 회고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를 ‘87학번’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한열 열사가 쓰러진 87년 6월9일 난 연세대 교정에 있었다. 시위가 한창 진행 중이던 때 하숙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저녁 룸메이트가 들어와 이한열 열사의 부상을 알려줬다. 경찰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입원해 있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가서 지키겠다고 말하고는 뛰어나갔다. 다들 멍한 표정, 하늘이 갑자기 어두운 커튼으로 닫히는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 우리의 6월이 시작되었다. 시청 앞으로 학교 도서관 앞 광장으로, 그리고 우리의 머리를 향해 정조준되곤 했던 SY44의 하얀 가루와 파편들. 그때는 스스로가 이렇게 중요한 역사적 순간 속에 살고 있는 줄 몰랐지만 우린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87년 6월이여 영원하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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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호응에 따라 주최 측은 87년 6월 자신이 겪은 6월 항쟁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올리는 이들 가운데 10명을 선정해 공연티켓 2장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의 꿈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라는 부제가 붙은 이날 콘서트는 모든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하는 ‘Remember 1987’ 촛불의식으로 마무리되며, 수익금은 전액 ‘이한열 열사 기념관’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www.arumdaun.or.kr, 02-2166-2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