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부가 되는 데 필요한 제1원칙, ‘취미를 공유하라’. 하지만 이런 부부는 많지 않다. 평일에는 얼굴 볼 겨를이 없고 주말이면 밀린 잠을 자느라 바쁘다. 빡빡한 일상 속에 취미가 끼어들 틈은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런 일상을 반복할 수는 없는 법. 뭔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이들의 삶에 주목해보자.
강준경(36), 안성아(31) 커플. 다섯 살, 세 살 남매를 둔 이 5년차 부부는 지극히 평범하다.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부부처럼 자연 살기 운동을 이끄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최근 펴낸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베트남 여행’(알에이치코리아)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책을 읽다 보면 다문화가정 어린이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줄어든다. 책 주인공 아인이의 아빠는 한국인이고 엄마는 베트남인. 태권소년 세인이는 아인이를 도와주고, 그 인연으로 둘은 거북이 등을 비행기 삼아 베트남 역사 여행을 떠나면서 베트남의 저력을 느낀다.
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강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투자유치실 직원, 안씨는 서울 방일초교 교사. 이들 부부는 강씨 회사 발령으로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베트남에서 살았다.
“베트남에 살면서 베트남 어머니와 한국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많이 만났어요. 한국말이 서툴긴 하지만 좋은 아이들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아이들을 이방인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 아이들이 가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안성아)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는 게 취미였어요. 그러다 코트라에 입사하면서 꿈이 생겼죠. ‘먼나라 이웃나라’ 저자 이원복 선생님도 타지에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잖아요. 저도 업무상 여러 나라에서 살 것 같은데, 그 경험을 살려 책을 쓰면 좋겠다 싶었죠.”(강준경)
이들이 책을 만든 결정적 동기는 아내가 제공했다. 안씨는 남편의 그림 솜씨를 높이 샀고, 만화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용기를 얻은 강씨는 베트남에 체류하면서 하루에 1, 2쪽씩이라도 만화를 그렸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내는 말풍선에 넣을 글을 쓰고, 독자 눈으로 리뷰했다. 부부가 끙끙대는 동안 2년이 흘렀고 그새 두 아이도 태어났다.
가족에게 좋은 추억 만들기
물론 세상만사가 그렇듯 일이 술술 풀린 건 아니다.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출판사를 수소문했어요. 대형 서점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출판사 50여 곳 연락처를 찾아낸 뒤 무작정 e메일을 보냈죠. 원고 투고할 때는 기획 의도와 출판사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원고만 보냈으니… 답을 못 받았죠(웃음).”(강준경)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마침내 한 출판사로부터 답 e메일을 받았고, 콘셉트를 초등학생용 베트남 역사책으로 바꿔 1년간 다시 작업했다. 베트남 정치, 경제 관련 책은 많아도 역사책이 없기에 희소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베트남 지인들의 역사인식이 큰 도움이 됐다.
“인사 발령을 받고 떠나면서 ‘가족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오자’고 생각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나라에 살면서 그 나라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면 좋겠어요. 이번 일로 우리 부부가 책 만드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취미를 공유하니까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네요(웃음).”(강준경)
강준경(36), 안성아(31) 커플. 다섯 살, 세 살 남매를 둔 이 5년차 부부는 지극히 평범하다.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부부처럼 자연 살기 운동을 이끄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최근 펴낸 ‘타임머신 타고 떠나는 베트남 여행’(알에이치코리아)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책을 읽다 보면 다문화가정 어린이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줄어든다. 책 주인공 아인이의 아빠는 한국인이고 엄마는 베트남인. 태권소년 세인이는 아인이를 도와주고, 그 인연으로 둘은 거북이 등을 비행기 삼아 베트남 역사 여행을 떠나면서 베트남의 저력을 느낀다.
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강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투자유치실 직원, 안씨는 서울 방일초교 교사. 이들 부부는 강씨 회사 발령으로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베트남에서 살았다.
“베트남에 살면서 베트남 어머니와 한국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많이 만났어요. 한국말이 서툴긴 하지만 좋은 아이들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아이들을 이방인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 아이들이 가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안성아)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는 게 취미였어요. 그러다 코트라에 입사하면서 꿈이 생겼죠. ‘먼나라 이웃나라’ 저자 이원복 선생님도 타지에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잖아요. 저도 업무상 여러 나라에서 살 것 같은데, 그 경험을 살려 책을 쓰면 좋겠다 싶었죠.”(강준경)
이들이 책을 만든 결정적 동기는 아내가 제공했다. 안씨는 남편의 그림 솜씨를 높이 샀고, 만화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용기를 얻은 강씨는 베트남에 체류하면서 하루에 1, 2쪽씩이라도 만화를 그렸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내는 말풍선에 넣을 글을 쓰고, 독자 눈으로 리뷰했다. 부부가 끙끙대는 동안 2년이 흘렀고 그새 두 아이도 태어났다.
가족에게 좋은 추억 만들기
물론 세상만사가 그렇듯 일이 술술 풀린 건 아니다.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출판사를 수소문했어요. 대형 서점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출판사 50여 곳 연락처를 찾아낸 뒤 무작정 e메일을 보냈죠. 원고 투고할 때는 기획 의도와 출판사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원고만 보냈으니… 답을 못 받았죠(웃음).”(강준경)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마침내 한 출판사로부터 답 e메일을 받았고, 콘셉트를 초등학생용 베트남 역사책으로 바꿔 1년간 다시 작업했다. 베트남 정치, 경제 관련 책은 많아도 역사책이 없기에 희소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베트남 지인들의 역사인식이 큰 도움이 됐다.
“인사 발령을 받고 떠나면서 ‘가족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오자’고 생각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나라에 살면서 그 나라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면 좋겠어요. 이번 일로 우리 부부가 책 만드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취미를 공유하니까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네요(웃음).”(강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