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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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박건삼

    입력2013-04-05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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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간다
    고즈넉한 산사山寺

    암자 툇마루에 쏟아지는 햇살 아래

    꾸벅꾸벅 졸고 있는 동자승童子僧

    어디선가 산꿩이 울면

    잠자던 계절은 기지개를 켜고



    산천은 온통 초록으로 치장하는데

    푸른 하늘엔

    신선神仙의 하품 같은 두둥실 구름 한 점

    임이여!

    봄날은 그렇게 가더이다.

    봄날이 지나간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시인 마음에 구름 한 점이 지나간다. 구름이 봄이다. 비가 여름이고, 석양이 가을이다. 올봄엔 깊은 산으로 가고 싶다. 모든 건 지나고 나면 짧다. 봄은 더 짧아서 욕망과 사랑의 속성을 지녔다. ─ 원재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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