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좋은 계절, 거리마다 연인이 쏟아진다. 기자도 한때는 봄이 오면 애인 손잡고 벚꽃 구경 갈 생각에 벅찼지만, 이제는 남편의 주말 등산 약속이 내심 반가운 지경에 이르렀다. 2007년 초연 후 서울 대학로에서 쉼 없이 공연하는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누구나 느껴봤을 첫사랑 설렘부터 오해와 갈등, 그리고 사랑이 일상이 되는 현실까지 고스란히 담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그남자 그여자’는 대학생 커플과 회사원 커플 이야기가 교차된다. 대학생 영민은 버스정류장에서 귀여운 지원을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와 함께 버스를 타려고 다섯 정거장이나 걸어온다. 한편 까만 뿔테 안경에 수더분한 회사원 영훈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애를 짝사랑한다. 선애 역시 순수한 영훈에게 마음이 가지만 그것을 표현하기 어렵다. 머뭇거리던 네 남녀는 용기를 내고,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연애가 시작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오해와 갈등으로 네 남녀는 엇갈린다.
스타 캐스팅도, 물량 공세 마케팅도 없는 이 작품이 6년째 잔잔하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보통 사람의 평범한 연애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애인과 헤어진 후 연애할 때 함께 갔던 식당에서 그의 흔적을 찾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싶지만 사랑의 감정을 들킬까 봐 주변 사람 모두에게 마음에도 없는 선물을 주거나, 연애 초기 애인에게 잘 보이려고 유난히 외모에 신경 쓰는 모습 등은 사랑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소소한 일상이다.
이렇게 디테일이 살아 있는 비결은 이 작품이 2001년부터 5년간 MBC 라디오 ‘이소라의 FM음악도시’에서 방송했던 동명의 라디오드라마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청취자 사연은 작가 이미나 씨의 상상력과 결합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재구성됐다. 극 중간에 영화 ‘라붐’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인 ‘You Call It Love’가 울려 퍼질 때는 정말 늦은 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라디오에 귀 기울이던 그때 감성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같은 상황을 두고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설정도 흥미롭다. ‘삐’ 하는 버저 소리가 나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없다. 관객만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는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1인 다역’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감초 구실을 하는 ‘멀티맨’이 등장하고, 극 중간에 관객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가 하면, 줄거리 전반에 감동과 유머가 적절히 섞여 있는 등 ‘대학로 연극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
볼거리 많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연극이 지루할 것이다. 특히 남자 관객은 두 시간 내내 몸을 배배 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지루함도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한 번쯤 참을 만하지 않을까. 공연이 끝날 즈음엔 나와 그녀가 바로 ‘그 남자’ ‘그 여자’가 돼 놓았던 손을 슬며시 잡게 될지도 모르니. 서울 대학로 브로드웨이아트홀 제1관, 3월 6일부터 오픈런.
‘그남자 그여자’는 대학생 커플과 회사원 커플 이야기가 교차된다. 대학생 영민은 버스정류장에서 귀여운 지원을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와 함께 버스를 타려고 다섯 정거장이나 걸어온다. 한편 까만 뿔테 안경에 수더분한 회사원 영훈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애를 짝사랑한다. 선애 역시 순수한 영훈에게 마음이 가지만 그것을 표현하기 어렵다. 머뭇거리던 네 남녀는 용기를 내고,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연애가 시작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오해와 갈등으로 네 남녀는 엇갈린다.
스타 캐스팅도, 물량 공세 마케팅도 없는 이 작품이 6년째 잔잔하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보통 사람의 평범한 연애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애인과 헤어진 후 연애할 때 함께 갔던 식당에서 그의 흔적을 찾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싶지만 사랑의 감정을 들킬까 봐 주변 사람 모두에게 마음에도 없는 선물을 주거나, 연애 초기 애인에게 잘 보이려고 유난히 외모에 신경 쓰는 모습 등은 사랑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소소한 일상이다.
이렇게 디테일이 살아 있는 비결은 이 작품이 2001년부터 5년간 MBC 라디오 ‘이소라의 FM음악도시’에서 방송했던 동명의 라디오드라마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청취자 사연은 작가 이미나 씨의 상상력과 결합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재구성됐다. 극 중간에 영화 ‘라붐’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인 ‘You Call It Love’가 울려 퍼질 때는 정말 늦은 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라디오에 귀 기울이던 그때 감성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같은 상황을 두고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설정도 흥미롭다. ‘삐’ 하는 버저 소리가 나면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없다. 관객만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는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1인 다역’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감초 구실을 하는 ‘멀티맨’이 등장하고, 극 중간에 관객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가 하면, 줄거리 전반에 감동과 유머가 적절히 섞여 있는 등 ‘대학로 연극 공식’을 철저히 따랐다.
볼거리 많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연극이 지루할 것이다. 특히 남자 관객은 두 시간 내내 몸을 배배 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지루함도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한 번쯤 참을 만하지 않을까. 공연이 끝날 즈음엔 나와 그녀가 바로 ‘그 남자’ ‘그 여자’가 돼 놓았던 손을 슬며시 잡게 될지도 모르니. 서울 대학로 브로드웨이아트홀 제1관, 3월 6일부터 오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