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정치인이 일종의 ‘돌출행동’을 하는 것은 사실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며, 더욱이 정치‘판’에서만 볼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어떤 틀을 활용하든 설명해야 할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점에서 ‘보수안정형 한국인이 꼴통 강용석을 키웠다’는 문장이 다소 거칠고 ‘리얼리스트’에 대한 정의도 석연치 않지만,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기사였다.
827호의 하드코어는 두 개의 ‘특집’에 있었다고 하겠다. ‘패러디 전성시대’와 ‘웹툰, 문화가 되다’는 내용은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사회에 대한 관심을 어디에도 배분해야 하는지를 생각게 하는, 뒷맛이 무거운 기사였다. 다양한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와 ‘문화’에 대해 고르게, 그리고 깊이 있게 관찰하지 않으면 근대와 탈근대가 공존하는 복잡다단한 이 시대를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갖게 했다. ‘메모가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는 제목의 기사가 말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메모하고 메모리(기억)하는 일 말고는 달리 도리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