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라는 선택을 강요받을 때가 많지. 하지만 우리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처지에서 ‘팩트’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이잖아. 팩트가 만일 ‘회색’이면 우리는 용기를 내 ‘회색이 팩트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 그런데 만일 어느 한쪽 편에 치우친다면 어떨까. 팩트를 놓치고 진실과 멀어지지 않을까. 네가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에 스스로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리다’를 강변하는 내게 선배는 또 이렇게 말했다.
“세상일에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은 없는 것 같아. 같은 사안이라도 보는 사람의 처지와 견해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니까. 하나의 사건을 두고 모두가 같은 견해를 갖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한 일 아닐까.”
그 선배는 “사실을 곡해하지 않고 진실에 다가서려면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내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에 대한 그의 완곡한 충고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조언은 기자인 내가 지켜야 할 원칙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