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에도 합창단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공연했습니다. 그땐 모두 여성이었고 음대 출신이 아닌 단원도 절반이나 됐죠. 그래서 아마추어적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일청합창단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즉 전문 합창단입니다. 25명 전원 음대 출신이고, 실력도 출중합니다. 지휘자도 훌륭한 분으로 모셨고요. 단원 오디션을 했는데 경쟁률이 20대 1이나 됐습니다.”
기업가인 정 이사장은 합창단 창단에 들어간 비용부터 단원 인건비 같은 유지 및 운영비를 모두 사비로 부담한다. 노(老)기업가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합창단에서 얻는 게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제2의 인생을 합창단과 함께 꾸린다는 점만으로도 무척 행복하다고.
합창단 이름 ‘일청’은 그의 아호로, 정 이사장은 “합창단을 무한 책임지라는 의미에서 단원들이 이름을 그렇게 정했다”며 웃었다. 그가 이처럼 합창단을 중요시하는 까닭은 뭘까.
“본래 음악을 좋아해요. 특히 합창을 좋아하죠. 합창은 자기 음을 ‘죽여야만’ 화음을 낼 수 있거든요.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게 바로 합창 문화입니다. 그래서 합창을 좋아하는 만큼 최고의 합창단을 만들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합창을 즐기고, 이를 통해 합창 문화를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