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도료 ‘황칠공예’ 맥 잇는 장인](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05/04/200505040500071_1.jpg)
약 200년간 자취를 감추었던 황칠이 최근 몇몇 장인들의 손에 의해 복원되고 있다. 그 가운데 황칠장인 구영국 (45·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씨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구 씨가 황칠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5년. 나전칠기와 전통 공예에 빠져 있던 구 씨는 전북 김제 금산사에 들렀다가 노스님에게서 약간의 황칠 수액을 얻게 된다. 그 뒤 황칠 수액을 도료로 사용하기 위한 구 씨의 노력은 시작됐다. 황칠에 대한 전문서적도 없고 전문가도 없는 상황에서 희미한 역사적 사실만을 근거로 한 연구가 수월했을 리 없다. 지방 어느 곳에 황칠공예품이 있다는 소식만 들어도 즉시 달려갔다. 몇 년간의 노력 끝에 황칠 수액을 정제해 다양한 색상이 나오도록 첨가제를 넣고 농도를 맞추는 기술을 터득한 구 씨는 본격적으로 황칠공예의 맥을 잇기 시작했다.
황칠은 어떤 인공 도료도 견주기 힘들 정도로 색상이 뛰어나며 한지, 부채, 문갑, 의류 등 거의 모든 생활용품에 접목이 가능하다. 그러나 황칠 수액의 공급이 달리는 탓에 값이 너무 비싼 것이 흠. 1ℓ의 가격이 무려 2000만원을 호가한다. 황칠 수액은 제주도와 남서해안 도서지역에 서식하는 황칠나무에서 채취하는데, 나무 한 그루에서 평균 8.6g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양이 적다.
구 씨는 “황칠공예가 우리의 전통 예술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책 출간과 후진 양성 등에 힘쓰겠다”며 “일반인들을 위한 황칠공예품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