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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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팔아서 비싼 향수 샀어요”… 증시·반도체 호황에 백화점 매출 껑충

명품 주얼리 매장 2시간 기다려야 입장… 백화점 3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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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6-03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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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7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식품관에 빵을 사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임경진 기자

    5월 27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식품관에 빵을 사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임경진 기자

    “원래는 백화점에 잘 가지 않는데 최근 백화점에서만 파는 신발과 향수를 샀어요. 주식투자 수익으로 여유가 생기니 총 80만 원 정도 부담 없이 썼습니다.”

    ‘삼전·하닉’ 인근 백화점 매출 증가율 더 커

    3년 차 직장인 고모 씨(28)는 4월 백화점에서 자신을 위한 선물을 샀다. 같은 달 국내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기업의 주식을 팔아 141.32% 수익률을 실현한 덕분이다. 반도체산업이 이끄는 국내 증시 호황에 고객들 씀씀이가 커지면서 백화점 실적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율이 코스피 랠리가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음에서 양으로 전환하더니 올해 1~4월에는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백화점 3사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순매출 8723억 원, 영업이익 191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47.1%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순매출 7409억 원, 영업이익 1410억 원으로 각각 12.4%, 30.7%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순매출은 632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7.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58억 원으로 39.7% 확대됐다.

    실제로 기자가 5월 27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았을 때 지하 식품관은 물론 샤넬, 불가리 등 해외 유명 브랜드가 모여 있는 2층 명품관도 고객으로 북적였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에는 고객 8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당 매장 직원은 “팀당 쇼핑 시간이 5~10분가량 소요된다”며 “오늘은 대기 인원이 적은 편이고, 평소에는 폐점이 저녁 8시인데 오후 5시가 넘으면 입장 대기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기자가 5시 40분쯤 직접 불가리 매장에서 입장 대기 신청을 했더니 7시 25분이 돼서야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샤넬 매장 앞에도 대기 고객 8팀이 줄을 서 있었다. 샤넬 매장 직원은 “팀당 쇼핑에 20분 넘게 걸릴 수도 있다”며 “얼마나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 호황이 꼽히고 있다.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이 늘어나고 부자들의 부(富)가 증가하면서 백화점 소비가 커졌다는 것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실제 과거 백화점산업 호황 구간에서 코스피가 최소 2배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며 “현재 같은 수출 경기 호조와 국내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도 백화점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수가 올라가면서 한국 부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지수가 오르면 백화점 매출도 오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산업 호황에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인근 백화점에서 소비를 늘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여러 신세계백화점 가운데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와 가장 가까운 경기 용인 수지구 신세계 사우스시티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세계백화점의 총매출이 13.0%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사우스시티의 매출 증가율이 다른 지점들에 비해 유난히 컸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있는 경기 화성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전체 점포 가운데 증가율로는 최상위권에 속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 충청점도 1분기 매출과 객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올랐다. 최근 5개년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BTS 상품과 명품 사러 오는 외국인들

    외국인도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7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1분기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 내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1분기 전체 외국인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약 2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외국인 매출이 12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 고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며 “최근에는 BTS(방탄소년단) 관련 상품 판매 행사와 명품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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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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