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스페셜 에디션은 보통 어느 시점에 나올까. 주로 창립 기념이나 특정 행사 때 한정판 모델을 선보인다. 포르쉐가 스포츠카 911의 성공을 기념해 1987년 선보인 25주년 에디션이나 2022년 출시한 50주년 에디션처럼 강산이 두어 번 바뀌어야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조금 색다른 에디션은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려는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한다. 앞서 소개한 값비싼 ‘스페셜’ 에디션뿐 아니라, 미니처럼 독특한 차량 디자인을 바탕으로 스타일리시한 에디션을 꾸준히 선보이는 브랜드도 있다. 특히 올해는 여러 브랜드가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며 시선을 끌고 있다.
서울 감성 담아 아트적으로 풀어내
서울 감성을 담아 선보인 마세라티 코리아의 ‘컬러즈 오브 서울(Colors of Seoul)’. [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BMW 코리아는 미술과 접점을 성실히 지켜가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4’ 개최를 기념하는 ‘BMW i7 xDrive60 2024 프리즈 서울 에디션’(i7 프리즈 서울 에디션)을 선보였다. BMW i7 프리즈 서울 에디션은 순수 전기 세단인 i7 xDrive60 모델에 BMW의 최상위 사양인 ‘BMW 인디비주얼’을 적용한 차량으로, 한정판의 특별함과 희소성을 부각했다. 차체 외부는 무광의 ‘BMW 인디비주얼 프로즌 딥 그레이’로 도색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에는 ‘BMW 인디비주얼 그란 루쏘 풀 레더 메리노 인테리어’ 사양과 함께 ‘스모크 화이트’ 색상의 메리노 가죽을 적용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외형에선 스포티한 감각이 드러나는데 검은색 BMW 키드니 그릴, M 리어 스포일러, M 하이-글로스 섀도 라인, 블랙 M 스포츠 브레이크 등으로 구성된 M 스포츠 프로 사양과 21인치 바이-컬러 휠, 카본 파이버 M 인테리어 트림이 그것이다.
한국에서만 50대 한정 판매
지프 랭글러는 오프로드 주행 특성에 맞게 튜닝한 차량이 많다. 33인치 휠을 장착했거나 차고를 높인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프가 최근 공개한 ‘뉴 랭글러 투스카데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거대한 바퀴나 높은 지상고를 갖춘 건 아니지만, 어디서도 보기 힘든 ‘크로마틱 마젠타’(고채도의 진한 핑크색) 색상으로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준다. 또한 단 21대만 한정 출시해 희소성도 크다. 지프가 진한 핑크색을 선택한 이유는 브랜드에 뿌리 깊게 자리한 밀리터리 문화 때문이다. 시각적으로 핑크색은 새벽이나 황혼 시간대에 잘 보이지 않아 사막 환경에서 매우 효과적인 위장색으로 통한다. 한정판 에디션에는 기존 뉴 랭글러 루비콘 하드 톱 모델을 기반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도어 실 가드, 전 좌석 그랩 핸들, 외관에 포인트를 선사하는 캐스트 알루미늄 소재의 주유구 커버가 추가로 장착된다.
혼다의 8인승 대형 SUV 파일럿도 ‘블랙 에디션’을 선보였다. 최상위 트림인 엘리트를 기반으로 내외관에 블랙 컬러의 디테일과 레드 컬러 포인트를 줬다. 전면에는 블랙 그릴 바에 블랙 에디션 전용 엠블럼을 장착했고, 프런트 범퍼 하단 역시 블랙 컬러로 마무리했다. 20인치 블랙 알로이 휠을 비롯해 도어 하단 가니쉬, 리어 범퍼 하단, 도어 미러, 도어 몰딩까지 모두 블랙이다. 인테리어는 블랙과 레드의 조합이다. 블랙 스티어링 가니쉬, 블랙 헤드레스트, 1열 헤드레스트, 1열 플로어 매트에 블랙 에디션 로고가 새겨져 있다. 블랙 시트에는 레드 엑센트와 스티치가 적용됐으며, 실내 전반에 레드 앰비언트 라이트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포르쉐코리아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타이칸 터보 K-에디션’. [포르쉐 코리아 제공]
스페셜 에디션이 늘어날수록 소비자의 기대도 높아진다. 혁신과 독창성이 브랜드 정체성과 조화를 이루고, 트렌드 및 시대 변화를 적절히 활용한 ‘특별’한 한정판이라야 시장에서 차별화는 물론, 장기적인 성공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