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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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경매’ 무한경쟁 시대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7-02-01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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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2002년에는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3조2000억달러에 이르러 전세계가 창출해 내는 경제적 가치 중 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은 5년내에 인터넷으로 전자상거래에 대비하지 않은 기업은 모두 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전자상거래를 본업으로 하는 업체들의 경영 실적은 형편없다. 전자상거래 하면 첫번째로 떠오르는 기업인 아마존. 이 아마존이 지난 2·4분기에 1억38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장기적 차원에서 더 큰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다 보니 적자가 커졌다고 설명했지만 어쩐지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다.

    전자상거래에서 돈버는 기업은 따로 있다. 바로 경매전문업체인‘이베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아마존이 천문학적 적자로 시달리는 반면 이베이는 인터넷 경매시장을 석권하며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 경매가 돈이 된다니까 아마존, 야후는 물론이고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컴퓨터도 인터넷 경매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N, 익사이트, 라이코스 등 100여개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베이에 도전하기 위해 경매 리스트를 공유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정찰제의 기존 가격-거래 체제에 획기적 변화

    경매가 왜 이렇게 붐을 일으키고 있는가. 인터넷 경매는 단순히 기존 경매시장을 확대시킨 것에 그치지 않고 정찰제에 의해 유지되어 온 기존 가격 및 거래 체제에 획기적인 변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단한 마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 경매는 매우 단순하다. 판매자가 인터넷을 통해 매물을 내놓으면 구매자는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제시하고,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이 물건을 사는 방법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경매장으로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다는 데 마법의 비밀이 있다. 아직 전세계인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판매자로서는 구매 희망자를 최대한으로 늘릴 수 있고 구매 희망자가 많아진 만큼 가격도 높일 수 있다. 구매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유동성이 커진 만큼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가격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기존 정찰제에서는 판매자가 가격을 정했지만 인터넷 경매에서는 구매자들의 호가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사려는 사람이 적으면 가격은 떨어지고 많으면 올라간다. 간단한 논리지만 경제적 파급효과는 무한하다. 역경매도 가능하다. 구매자가 구매물품을 제시하면 판매자들이 경매를 통해 가격을 결정해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지난 4월 루커스의 스타워즈 4편이 개봉될 당시 8달러였던 입장료가 인터넷 경매에서 수백달러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반드시 남보다 먼저 스타워즈를 보아야겠다는 사람이 기꺼이 수백달러를 지불한다면 그 금액이 거래 가격이 되는 것이다.

    이베이에서는 중고 운동기구에서부터 쇠고기, 컴퓨터 등 300만개가 넘는 품목이 거래되고 있다. 이는 가정에서 쓰레기로 버릴 물건을 인터넷 경매를 통해 정리하고 돈도 벌 수 있어 자원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거래시스템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또한 현지에서 상품성이 떨어져 폐기 처분해야 할 물품도 인터넷 경매를 통해 지구촌 어디선가 필요한 구매자에 팔 수 있어 무역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경매를 통해 손해볼 수도 있다. 중고 물건의 경우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고 시세에 둔감한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 물론 구매자와 중개업체가 모두 물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기도 빈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런 문제점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이다.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나면 인터넷 경매는 우리 곁으로 더욱 바짝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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