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투자 황금 로드맵’을 쓴 김원철 작가. 홍태식
부동산 전문가인 김원철 작가가 7월 22일 인터뷰에서 현 부동산시장 상황을 진단하며 내놓은 분석과 전망이다.
올해 2분기부터 활발해졌던 부동산 거래가 6월 말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춤한 상태다. 7월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월 2일 기준)부터 5주 연속 상승폭을 키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7월 첫째 주(7월 7일 기준)부터 2주 연속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그래프 참조). 김 작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일시적 조정일 뿐 하락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김사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김 작가는 1997년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 2004년부터 부동산 강의를 해온 투자 고수다. 그가 2019년에 쓴 책 ‘부동산 소액 투자의 정석’ 특별 부록에 언급된 단지들이 1년 만에 평균 250%, 최대 412% 상승률을 달성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갭투자’라도 해서 부동산을 사야 할 때”라고 말하는 김 작가는 지난달 말 신간 ‘부동산 투자 황금 로드맵’에서 투자성 있는 물건을 찾는 간단한 공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작가에게 부동산시장 전망과 투자법을 물었다.
“가격 주춤하는 지금이 부동산 매입 타이밍”
일시적 조정 이후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는.“정부가 금리를 내리고 소비쿠폰을 뿌리면서 시장에 돈이 풀리고 있다. 이는 돈 가치를 떨어뜨리고 집값을 밀어 올린다. 올해 2분기부터 전세가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 매매가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부동산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조정장이 하락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나.
“없다.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려면 매도자들이 공포에 질려 매물을 시장에 내놔야 한다. 매도자들은 대출이자가 크게 오르거나 전세가가 떨어지면 공포에 질린다. 하지만 지금은 대출이자가 떨어지고 있고 전세가도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20년 넘게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해오면서 공포에 질린 매도자가 많은 시기에는 고객으로부터 ‘급매물이 나왔는데 사도 되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문의가 거의 없다.”

“대중이 눈여겨보는 상위 15% 아파트를 기준으로 전 고점 대비 최대 5%까지 떨어질 수 있으리라 본다. 고객을 상담하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매도자들이 ‘이 아래로는 절대 못 팔겠다’고 생각하는 심리적 저항선을 어림짐작한 것이다.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전 고점에서 5%까지 떨어질 단지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조정장 이후 강세장이 올 확률이 80%,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에 효과적인 정책을 새롭게 펴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늦춰질 확률이 20%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 원 한도’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시작했는데.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시장 본질을 이길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고 수요만 억제했더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지 않았나. 이재명 정부도 지금처럼 수요 억제책만 써서는 집값을 안정화하지 못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업 추진 가속화, 서초 서리풀 용적률 상향 등 부동산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내놓았는데.
“그 정도 공급은 부동산 수요량을 충족하기에 부족하다. 부동산 관련 통계를 보면 내년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인구가 감소하니 입주 물량이 줄어도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수가 아니라 ‘아파트 수요량’을 생각해야 한다. 예전에는 빌라나 연립주택에 살아도 만족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들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한다. 인구가 줄어도 아파트 수요량은 줄지 않는 것이다.”
“집값 잡으려면 빌라·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해야”
부동산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길 바라나.“부동산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도 집값이 완만하게 오르기를 바라지 폭등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항상 규제가 뒤따르고, 내야 할 세금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수요 억제책만 쓸 것이 아니라,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길 바란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지 않으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빌라나 오피스텔의 매력도를 높여 아파트에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는 방법으로 아파트 가격 폭등을 막을 수 있다. 빌라나 오피스텔을 과세 기준이 되는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투자 매력도가 커질 것이다. 빌라나 오피스텔에 투자할 의향이 있음에도 다주택자로서 내야 할 세금이 많아지는 게 싫어 빌라나 오피스텔 구매를 유보하고 아파트만 사는 사람이 많다. 빌라나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면 돈이 아파트 시장으로만 쏠리는 문제가 완화되리라 본다. 비슷한 논리로 지방 부동산의 취득세를 면제한다면 수도권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 5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얼마나 오를까.
“빌라·오피스텔 주택 수 배제, 지방 부동산 취득세 면제 같은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5년간 40~5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갭투자를 통해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면 투자금액 대비 100% 이익을 얻는 셈이다. 일부 지역은 이보다 더 오를 것이다. 과거 강세장에서는 1년 만에 가격이 2배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재명 정부 5년 동안에도 상위 15~20%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는 1년에 2배, 2년에 3배까지 오를 수 있다.”

“특정 단지 폭등하는 양극화 일상화”
상위 15%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부동산 초양극화는 비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를 살 사람들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각자 여력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아파트 중에서도 특정 단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튀어 오를 물건’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가격이 크게 상승할 아파트는 어떻게 찾나.
“신간 ‘부동산 투자 황금 로드맵’에서 ‘강남역신전’이라고 이름 붙인 간단한 방법을 소개했다(표 참조).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으로부터 거리, 근접한 지하철역과 거리, 신축 여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바탕으로 아파트의 투자성을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 대입했을 때 점수가 2.5점이 넘으면 투자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2.5점이 넘지 않았는데 투자성이 있는 곳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2.5점이 넘는데도 투자성이 없는 곳은 거의 없다. 투자성이 있다는 것은 향후 4년간 최소 50%는 오른다는 뜻이다. 2.5점이 넘는 아파트는 대부분 70% 이상 상승할 것이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안녕하세요. 임경진 기자입니다. 부지런히 듣고 쓰겠습니다.
[오늘의 급등주] 현대차, 美 ‘ 관세 소급 인하’ 확인에 강세
[영상] “비트코인 상승장 10월에 끝났을 확률 65~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