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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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코스피 허니문 랠리 끝… ‘제2 조방원’ 없다”

‘슈퍼개미’ 남석관 “단기 급등으로 리스크 공존… 하반기 3000~3300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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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5-07-29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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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석관 베스트인컴 회장. 지호영 기자 

    남석관 베스트인컴 회장. 지호영 기자 

    올해 상반기 강한 랠리를 펼친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7월 14일(종가 기준) 4년여 만에 3200 선을 회복한 코스피가 추가 상승 없이 횡보하는 모습이다(그래프 참조). “빠르게 달려온 만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 중론인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향후 시장에 쏠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증시 흐름이 긍정적이라는 가정 아래 조정기에 추가 매수 혹은 신규 진입을 고려하는 이가 적잖아서다. ‘제2 조방원’(조선·방산·원전)을 찾기 위한 열기도 뜨겁다.

    이와 관련해 슈퍼개미인 남석관 베스트인컴 회장은 7월 22일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경기 상황,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조방원 같은 급등 섹터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며 “당분간 개별주 장세에 잘 대응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실적 없인 추가 상승 어려워”

    이제는 코스피가 고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동의하나.

    “같은 생각이다. 6월 대선 이후 허니문 랠리로 코스피가 500포인트 넘게 올랐다. 조방원을 비롯해 지주, 금융 등 섹터가 특히 급등했으며 일부 종목은 200~300% 상승했다. 미래 가치를 선반영한다 해도 이제는 좀 과하게 올라왔고 위험스러워 보이는 부분이 있다. 물론 시장 전반의 환경은 우호적이다. 급등 때 진입을 못 해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투자자, 매수 대기 자금이 아주 많다. 이런 건 긍정적인데,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리스크가 공존하는 상황인 것이다.”



    추가 상승 조건이 있다면.

    “‘주식 가격은 기업가치에 수렴한다’는 기본 전제가 작동하면 된다. 경기가 좋아지고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뛰어넘으면 증시 부양책과 관계없이 무조건 오르게 돼 있다. 또 하나는 하반기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주주들에게 실질적으로 환원이 이뤄지는 것이다. 오늘(7월 22일) 매커스라는 종목이 매년 200만 주씩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공시해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렇게 기업들이 정책과 관련해 가시적 움직임을 나타내면 전체적으로 레벨 업 할 수 있다.”

    마침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는데.

    “대부분 기관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 미만으로 잡고 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쪽 수요가 있지만 미국 빅테크와는 입장이 또 다르다. 한국은 관세 부담이 있지 않나. 그나마 실적이 좋을 것 같은 기업은 이미 주가가 다 올라버렸고, 조선은 최근 수주 규모가 피크를 찍고 감소 전환했다.”

    “하반기, 개별주 기술적 투자 필요”

    상황을 종합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전망한다면.

    “최소 3000 선은 유지하겠지만 3300까지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부 증시 부양책만 해도 아직 변수가 많다.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되 대주주 요건을 과거 수준(10억 원)으로 되돌리자는 식의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연말에 대주주 물량에 포함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큰손들이 매도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또 외국인·기관투자자도 3000 선부터는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7월 21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9000억 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오늘은 선물에서 7000억 원 넘는 물량을 쏟아내 코스피가 장중 3155까지 떨어졌다. 하루 사고 하루 파는 식으로 매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단타가 아니라 제대로 시장에 들어와 전 고점인 3300 매물대를 뚫으려면 상당한 호재가 필요하다.”

    박스권이 이어진다면 개별주 장세가 펼쳐지는 건가.

    “섹터별로, 그리고 같은 섹터 안에서도 종목별로 호재 여부와 실적에 따라 주가 차이가 날 것이다. 당장 이번 주는 폴더블폰 관련주가 급등했다. 이렇게 새로운 뉴스나 이슈에 따라 단기로 움직이는 섹터, 종목이 나올 거라고 본다.”

    제2 조방원은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없을 수 있다. 굵직한 산업 분야는 이미 다 점검을 마쳤다. 큰 줄기에서 수백%씩 올라가는 건 이제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잘 안 보이는 곳에서 올라가는 섹터가 분명 나오긴 할 것이다. 기존에 강세였던 조방원 같은 섹터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주가가 혼조세를 띨 것 같다. 지금 굳이 투자에 나설 필요는 없다. 다만 20만 원을 찍고 떨어진 HD현대미포나 기술적 투자 관점에서 메리트가 있는 삼성중공업 정도는 쉬고 있을 때 투자해봄 직하다. 그 밖에 아직 많이 오르지 않은 현대힘스 등 조선 기자재 관련 중소형주도 향후 상승 재료 관점에서 괜찮은 것이 몇 개 있다.”

    반도체는 어떤가.

    “괜찮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지 않나. 유리기판, 저전력 반도체로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먹거리도 계속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단기 고점일 때는 진입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반도체도 종목별로 주가가 60일선까지 떨어지면 사서 어느 정도 오르면 처분하는 식으로 짧게 움직여야 한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한때 18만 원까지 갔다가 지금 10만 원이 채 안 된다. 이런 게 불편하다면 차라리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코스피 5000, 아직은 현실성 없어”

    현재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꾸리고 있나.

    “코스피 3000~3100일 때부터 대형주에 투자하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래서 개별주 위주로 투자하고 그 외에는 ETF만 갖고 있다. 지금 당장 잘나가는 섹터의 대형주에 투자한다고 상반기처럼 추세를 갖고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다. 투자하기 굉장히 갑갑한 장세다. 또 이러한 때는 부정적인 증권사 리포트 하나만 나와도 주가가 10%씩 확 빠진다. SK하이닉스가 그렇지 않나. (대형주) 투자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일반인은 준비 없이 덤볐다가 고생할 수 있다.”

    정부는 ‘코스피 5000’을 목표로 한다. 현실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웃음). 하지만 증시는 본질적으로 꿈을 먹고 자라는 시장이니 꿈을 심어주는 것 자체는 좋다는 생각이다. 어떤 액션 플랜을 짤 것인지가 정부 몫이다. 사실 증시 부양책이 다른 게 아니다. 미국처럼 기업들이 계속 성장해 증시가 연평균 7%씩 우상향하게 만드는 게 바로 증시 부양이다. 이러면 투자하지 말라고 해도 사람들이 들어와 투자한다. 빅테크 주가수익비율(PER)이 30을 넘어도 용인되는 이유가 뭔가. 30년 동안 벌어야 그 주가가 정당화되는데도, 실제로 그들이 그렇게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결국은 억지로 증시를 띄우는 게 아니라 어떻게 경기를 살리고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가, 그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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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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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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