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뿌리듯 내린 짧은 소나기는 뜨겁게 달아오른 트랙을 식히지 못했다. 29.5℃에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후덥지근했다. 하지만 스포츠카를 타고 트랙을 질주하기에는 좋은 조건이었다. 고온으로 지면과 타이어의 접지력이 높아졌기 때문.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이하 영암 서킷)에 도열한 각양각색의 포르쉐 25대는 독일에서 직접 공수했다. 911시리즈, 박스터, 파나메라, 케이엔 등 포르쉐가 생산하는 모든 차종을 가져왔다.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와 시선”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프로레이서이자 포르쉐 교관인 독일 슈테프 판 캄펜하우트(41)는 실제 트랙 운전에 앞서 기본 교육을 진행했다.
“서킷 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와 시선이다. 시트에 등을 붙이고 앉아 팔을 뻗었을 때 손목이 스티어링 휠에 닿고,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구부러져 있어야 한다. 오른손은 스트어링 휠의 3시, 왼손은 9시 방향으로 잡고 양 엄지는 스포크에 걸친다. 주행 시 눈은 최대한 멀리 보고, 코너에서는 항상 ‘아웃-인-아웃 공식’을 적용한다. 코너에서 속도를 내려면 천천히 진입해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짧은 교육을 마친 뒤 교관의 인도에 따라 포르쉐 아이콘 911 GT3에 탑승했다. 등받이 각도 조절장치가 없어 순간 당황했다. 경기용 자동차라 없단다. 속도에 대한 포르쉐의 열망을 상징하는 복잡한 계기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머지 기기는 단순하고 간결했다.
#순식간에 270km/h, 커브도 100km/h
출발신호와 함께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서킷 초입 짧은 곡선구간을 지나 최고속도로 달리는 1.2km 직선로에 들어섰다. 자동변속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바늘은 순식간에 220km/h를 넘겼다. 프로레이서는 이 구간에서 최고 320km/h까지 달린다. 추월로인 셈이다. 직선로가 끝나는 지점에 우측으로 110도가량 꺾인 코너가 있는데 마지막 80m 안에 100km/h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빠져나올 수 있다.
2구간 3km는 고속과 저속 코너를 고르게 배치해 주행 테크닉을 시험할 수 있게 했다. 180도 회전하는 헤어핀 구간과 S자 코너를 연속으로 만났다. 짧은 직선과 커브길을 배치한 3구간을 고속으로 빠져나와 다시 출발지점에 섰다.
웬만한 커브 길에선 속도를 100km/h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아도 됐다. 핸들링은 오차 없이 정확했다. 짧은 직선로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사용하며 포르쉐의 안정적인 가속감, 제동력, 서스펜션을 느껴봤다.
911 GT3은 3.6ℓ 자연흡기 수평대향 엔진을 사용해 최대출력 415마력(5500rpm)을 낸다. 정지에서 시속 100km를 4.3초에 주파하고, 최고속도는 310km/h다. 6단 트랜스미션을 적용했으며 최적 변속시점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indicator)가 제공된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포르쉐 라인업의 대표 모델 8대를 차례로 시승했다. 1개 모델에 2바퀴씩 연장 5.62km의 영암 서킷을 모두 16바퀴(89.92km) 돌았다. 모델별로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이 제각각이다. 911시리즈는 엔진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줬지만, 정통 스포츠카답게 빠른 가속감과 고속에서의 안정적인 코너링이 인상적이었다. 4인승 세단 파나메라는 상대적으로 순발력보다 안정감에 무게를 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교관이 운전하는 포르쉐를 타고 트랙을 도는 데모런(시범주행)을 진행했다. 그는 카이엔S를 몰고 최고속도 270km/h를 넘나들며 트랙을 돌았다. 카메라를 든 기자의 손에 땀이 배어나왔다.
#급정거 순간 브레이크 디스크 온도 450℃
서킷 주행 말고도 포르쉐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했다. 트랙을 한 바퀴 질주한 뒤 운전자를 바꾸려고 차에서 내리는데 교관이 핸드브레이크를 당기지 말라고 했다.
“포르쉐는 약 2초면 0에서 200까지 다다른다. 속도가 아니라 브레이크 디스크의 온도를 말한다. 911을 시속 100km에서 급정거하면 디스크는 최고 450℃까지 달궈진다. 이때 브레이크 드럼을 계속 잡아야 하는 핸드브레이크를 당기면 고온을 견디지 못해 디스크가 깨질 수 있다.”
설명이 이어졌다. “포르쉐가 빨리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잘 서기 때문이다. 속도 100km/h에 도달한 911을 급정거하려면 40m 내외의 도로가 필요하다. 이것을 반복하면 보통 차의 경우 디스크가 금방 깨진다. 그러나 포르쉐는 뛰어난 합금기술과 냉각장치로 고온을 견딘다. 이것이 포르쉐가 자랑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실제로 911 터보를 타고 런치컨트롤(급가속)과 급정거를 시험해봤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rpm을 5000~6000에 고정시킨 뒤 브레이크에서 갑자기 발을 뗐다. 앞바퀴가 들린 듯 차가 총알같이 튀어나갔다. 80m를 가는 데 약 3초 걸렸다. 시속 100km 부근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는 데도 비슷한 시간이 필요했다.
포르쉐는 스포츠카, SUV, 세단 등 모든 차종에 적용하는 독특한 패밀리 룩이 자랑거리다. 헤드램프는 항상 보닛보다 높게 솟아 있고, 차체는 각진 부분 없이 둥글다.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차체가 넓어지고, 두 앞바퀴 사이의 폭보다 뒷바퀴 사이가 더 넓다. 이는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차 열쇠구멍이 왼쪽에 있는 것도 포르쉐만의 특징이다. 경주에서 시동을 빠르게 걸려는 목적에서다.
#올해 한국시장 연간 1000대 돌파
포르쉐 공식 수입업체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대표 마이클 베터)가 준비한 ‘2011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8월 11일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22일까지 영암 서킷에서 열렸다. 전국의 포르쉐 가망고객 360명을 초청했는데,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이들 중 5~10%가 포르쉐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이클 베터 사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750대를 팔았고 올해는 1000대가 목표였는데 10% 이상 초과 달성을 예상한다”며 “하반기에 파나메라 디젤과 터보S,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이하 영암 서킷)에 도열한 각양각색의 포르쉐 25대는 독일에서 직접 공수했다. 911시리즈, 박스터, 파나메라, 케이엔 등 포르쉐가 생산하는 모든 차종을 가져왔다.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와 시선”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프로레이서이자 포르쉐 교관인 독일 슈테프 판 캄펜하우트(41)는 실제 트랙 운전에 앞서 기본 교육을 진행했다.
“서킷 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와 시선이다. 시트에 등을 붙이고 앉아 팔을 뻗었을 때 손목이 스티어링 휠에 닿고,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구부러져 있어야 한다. 오른손은 스트어링 휠의 3시, 왼손은 9시 방향으로 잡고 양 엄지는 스포크에 걸친다. 주행 시 눈은 최대한 멀리 보고, 코너에서는 항상 ‘아웃-인-아웃 공식’을 적용한다. 코너에서 속도를 내려면 천천히 진입해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짧은 교육을 마친 뒤 교관의 인도에 따라 포르쉐 아이콘 911 GT3에 탑승했다. 등받이 각도 조절장치가 없어 순간 당황했다. 경기용 자동차라 없단다. 속도에 대한 포르쉐의 열망을 상징하는 복잡한 계기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머지 기기는 단순하고 간결했다.
#순식간에 270km/h, 커브도 100km/h
출발신호와 함께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서킷 초입 짧은 곡선구간을 지나 최고속도로 달리는 1.2km 직선로에 들어섰다. 자동변속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바늘은 순식간에 220km/h를 넘겼다. 프로레이서는 이 구간에서 최고 320km/h까지 달린다. 추월로인 셈이다. 직선로가 끝나는 지점에 우측으로 110도가량 꺾인 코너가 있는데 마지막 80m 안에 100km/h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빠져나올 수 있다.
2구간 3km는 고속과 저속 코너를 고르게 배치해 주행 테크닉을 시험할 수 있게 했다. 180도 회전하는 헤어핀 구간과 S자 코너를 연속으로 만났다. 짧은 직선과 커브길을 배치한 3구간을 고속으로 빠져나와 다시 출발지점에 섰다.
웬만한 커브 길에선 속도를 100km/h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아도 됐다. 핸들링은 오차 없이 정확했다. 짧은 직선로에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사용하며 포르쉐의 안정적인 가속감, 제동력, 서스펜션을 느껴봤다.
911 GT3은 3.6ℓ 자연흡기 수평대향 엔진을 사용해 최대출력 415마력(5500rpm)을 낸다. 정지에서 시속 100km를 4.3초에 주파하고, 최고속도는 310km/h다. 6단 트랜스미션을 적용했으며 최적 변속시점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indicator)가 제공된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포르쉐 라인업의 대표 모델 8대를 차례로 시승했다. 1개 모델에 2바퀴씩 연장 5.62km의 영암 서킷을 모두 16바퀴(89.92km) 돌았다. 모델별로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이 제각각이다. 911시리즈는 엔진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줬지만, 정통 스포츠카답게 빠른 가속감과 고속에서의 안정적인 코너링이 인상적이었다. 4인승 세단 파나메라는 상대적으로 순발력보다 안정감에 무게를 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교관이 운전하는 포르쉐를 타고 트랙을 도는 데모런(시범주행)을 진행했다. 그는 카이엔S를 몰고 최고속도 270km/h를 넘나들며 트랙을 돌았다. 카메라를 든 기자의 손에 땀이 배어나왔다.
속도에 대한 열망이 담긴 파나메나 터보 신형의 실내와 엔진. 나머지 기기는 단순하고 간결하게 만들었다.
서킷 주행 말고도 포르쉐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했다. 트랙을 한 바퀴 질주한 뒤 운전자를 바꾸려고 차에서 내리는데 교관이 핸드브레이크를 당기지 말라고 했다.
“포르쉐는 약 2초면 0에서 200까지 다다른다. 속도가 아니라 브레이크 디스크의 온도를 말한다. 911을 시속 100km에서 급정거하면 디스크는 최고 450℃까지 달궈진다. 이때 브레이크 드럼을 계속 잡아야 하는 핸드브레이크를 당기면 고온을 견디지 못해 디스크가 깨질 수 있다.”
설명이 이어졌다. “포르쉐가 빨리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잘 서기 때문이다. 속도 100km/h에 도달한 911을 급정거하려면 40m 내외의 도로가 필요하다. 이것을 반복하면 보통 차의 경우 디스크가 금방 깨진다. 그러나 포르쉐는 뛰어난 합금기술과 냉각장치로 고온을 견딘다. 이것이 포르쉐가 자랑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실제로 911 터보를 타고 런치컨트롤(급가속)과 급정거를 시험해봤다.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rpm을 5000~6000에 고정시킨 뒤 브레이크에서 갑자기 발을 뗐다. 앞바퀴가 들린 듯 차가 총알같이 튀어나갔다. 80m를 가는 데 약 3초 걸렸다. 시속 100km 부근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는 데도 비슷한 시간이 필요했다.
포르쉐는 스포츠카, SUV, 세단 등 모든 차종에 적용하는 독특한 패밀리 룩이 자랑거리다. 헤드램프는 항상 보닛보다 높게 솟아 있고, 차체는 각진 부분 없이 둥글다.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차체가 넓어지고, 두 앞바퀴 사이의 폭보다 뒷바퀴 사이가 더 넓다. 이는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적인 핸들링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차 열쇠구멍이 왼쪽에 있는 것도 포르쉐만의 특징이다. 경주에서 시동을 빠르게 걸려는 목적에서다.
#올해 한국시장 연간 1000대 돌파
포르쉐 공식 수입업체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대표 마이클 베터)가 준비한 ‘2011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8월 11일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22일까지 영암 서킷에서 열렸다. 전국의 포르쉐 가망고객 360명을 초청했는데, 주최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이들 중 5~10%가 포르쉐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마이클 베터 사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750대를 팔았고 올해는 1000대가 목표였는데 10% 이상 초과 달성을 예상한다”며 “하반기에 파나메라 디젤과 터보S,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