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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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0% 하락한 두산에너빌리티, 개미들은 1조 순매수

대형 원전, SMR, 가스터빈 수주 확대 기대감… 목표주가 최고 1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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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5-12-08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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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두산에너빌리티 추가 매수 기회이지 손절 타이밍이 아니다. 나도 지금 -1.4%지만 주가가 오를 걸 알기에 아무 걱정하지 않는다. 원전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어떤 미국 기업이 SMR(소형모듈원자로) 수주를 따내든 이걸 만들 수 있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뿐이라는 걸 명심해라. 주가 금방 10만 원 된다.”

    12월 2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모인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 글들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10월 말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매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원전 기자재 경쟁력도 우수

    종가 기준 올해 1만8000원대에서 출발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0월 29일까지 433.78%(7만8340원) 상승해 9만6400원으로 올랐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12월 3일 오후 12시 기준 7만7400원까지 내려왔다. 10월 29일 장중 기록한 올해 최고치(9만7400원) 대비 20.5% 하락한 것이다.

    하락장에 개미들은 오히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사들였다. 12월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11월 한 달간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9876억1106만7850원어치 순매수했다. 11월 3일부터 12월 2일까지 22거래일 중 4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수액이 매도액보다 컸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인 A 씨는 “세계 곳곳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따낼 가능성이 큰 계약들이 실제로 체결되면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주가가 하락할 때 추가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여러 건의 수주 계약을 앞두고 있다. 먼저 체코 두코바니에 건설되는 신규 원전 5·6호기에 들어갈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공급에 대한 본계약이 올해 안에 체결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코바니 신규 원전의 시공에도 참여하기로 해 내년 상반기 중 시공 관련 계약도 맺을 계획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5·6호기 사업과 관련해 올해 4분기 시공 계약을 제외하고 4조 원 넘는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과 내후년에 발주될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발(發) 대형 원전 기자재 계약도 기대할 만하다. 현재 웨스팅하우스는 불가리아와 폴란드에서 신규 대형 원전 5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전 설계에는 뛰어나지만 기자재 공급 능력을 갖추지 못해 두산에너빌리티처럼 원전 기자재 제작 능력을 갖춘 기업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납기 준수와 저렴한 비용 측면에서 해외 기자재 기업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에 수출한 대형 가스터빈.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가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에 수출한 대형 가스터빈.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경쟁사보다 5배 빨리 가스터빈 납품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파트너사들이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이들과의 SMR 기자재 납품 계약도 조만간 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뉴스케일파워는 9월 테네시밸리공사(TVA)와 TVA가 관할하는 지역에 SMR이 장착된 신규 원전 6기를 배치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가시화될 SMR 수주에 대비해 연간 20기의 SMR을 제작할 수 있는 전용 생산시설을 내년 1분기 착공할 계획이다.

    후발 주자로 진입한 가스터빈 시장에서도 추가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가스터빈 시장을 독점하던 미국 GE 버노바,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등 3사의 생산력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급증한 가스터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3사는 납품까지 평균 5년이 걸리는 데 반해 두산에너빌리티는 1년 안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속한 납기 경쟁력을 고려할 때 2026년 북미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대형 가스터빈 수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내년과 내후년 두산에너빌리티 매출액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본다. 2025년과 2026년 예상 매출액은 약 16조8000억 원, 18조2000억 원으로 2024년(16조2331억 원) 대비 3.5%, 12.1%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 영업이익은 올해 9000억 원으로 2024년(1조176억 원)보다 낮아졌다가 2026년 1조3000억 원으로 다시 회복될 전망이다. 11월 5일 이후 발행된 증권사 보고서들은 두산에너빌리티 목표주가를 9만2000원~12만5000원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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