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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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상반기 67% 상승하며 증시 주도… 509% 급등한 실리콘투 상승률 1위

현대차 45% 올라, 삼성전자는 3.8% 상승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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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7-0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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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국내 증시는 S&P500 등 해외 증시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첫째, 미국과 중국이 갈라서면서 중국시장에서 익스포저(노출도)가 큰 기업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둘째, 내수시장 상황이 너무 나쁘다 보니 내수주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윤지호 LS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는 7월 3일 상반기 국내 증시에 대해 이같이 총평했다. 상반기 국내 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미국시장으로 수출 판로 확대에 성공한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랠리가 이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는 5.37% 상승해 미국 S&P500(14.48%)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 등 일부 수출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등 이차전지 기업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 근로자들이 생산 차량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근로자 4000여 명이 근무하는 해당 공장에서는 ‘투싼’ ‘싼타페’ 등을 생산한다.[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 근로자들이 생산 차량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근로자 4000여 명이 근무하는 해당 공장에서는 ‘투싼’ ‘싼타페’ 등을 생산한다.[현대차 제공]

    국내서도 나타난 엔비디아 쏠림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기업별로 성적이 엇갈렸다. SK하이닉스가 상반기 67.14% 상승하며 지수를 크게 앞지른 반면, 삼성전자는 3.82% 상승에 그쳐 코스피에도 미치지 못했다(그래프 참조). 그러나 7월5일 2/4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기면서 주가가 급등해 7월5일 종가 기준으로는 10.96%의 상승률을 보였다. 양사 희비가 엇갈린 배경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있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로 자리매김하면서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 쏠림’이 나타나고,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자체가 호소력 있게 매수세를 끌어내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퀄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하반기 레거시(구형 범용)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공급망이 HBM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일반 D램에 대한 투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부터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의 인공지능(AI) 업그레이드 주기에 맞춰 추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고, 그때까지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의 ASP(평균 판매가격)는 8~13%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레거시 D램은 ASP가 5~10% 높아질 것으로 예측돼 D램 평균에 못 미치는 만큼 반도체 쇼티지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상반기 국내 증시의 숨은 승자는 현대차다. 현대차는 이 기간 주가가 44.96% 상승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29.34%)와 포드모터(2.87%)를 크게 앞지른 것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가 20.35% 하락한 것과도 대비된다. 다만 테슬라는 7월 초 3거래일 만에 주가가 24.51% 급등하며 상반기 하락분을 만회한 모습을 보였다.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 있어

    현대차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수혜까지 받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윤지호 대표는 “상반기 한국 증시가 그나마 이 정도 상승한 데는 은행주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영향이 컸다”며 “이들 기업은 배당 성향이 강한 편이라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의 영향을 받아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 성향은 26%로 미국(42%), 일본(36%)은 물론, 중국(3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LS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코스피 기업의 배당 성향은 39.1%로 해외 기업들과 유사했다. 현대차는 7월 4일 4.11% 배당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이차전지주는 상반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국내 이차전지 대장주 LG엔솔은 상반기에만 주가가 23.63% 하락했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36.46% 하락해 코스닥 하락(-3.02%)을 이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한 39억7000만 달러(약 5조4800억 원)였다.

    하반기 이차전지 시장에 대해서는 상반된 분석이 나온다. 수출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바닥을 찍었다”는 목소리와 “구조적 악재 요인이 여전하다”는 시각이 공존하는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6월 이차전지 수출액은 7억4000만 달러(약 1조200억 원)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반면 미·중 갈등으로 각국에 무역 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사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프랑스 국민연합 등 친환경 정책에 비판적인 정치 집단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은 이차전지 기업에 주요 악재로 꼽힌다.

    “장단기 금리차 해소 조심”

    화장품 유통기업 실리콘투는 글로벌 K-뷰티 열풍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실리콘투 제공]

    화장품 유통기업 실리콘투는 글로벌 K-뷰티 열풍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실리콘투 제공]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기업은 화장품 유통기업 실리콘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리콘투 주가는 상반기 509.6% 올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월 기준으로 상반기 내내 주가가 상승했으며 5월에만 155.07% 급등했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연초 4728억 원이던 시가총액도 6월 말 기준 2조8610억 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실리콘투는 화장품 역직구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을 운영하는 중간유통사다. 국내 400여 개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이 실리콘투의 주요 수출 무대로, 1분기 전체 매출에서 미국의 비중이 22%에 달했다. 이 때문에 실리콘투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불고 있는 K-뷰티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 증시에 대해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인하 이후 경기침체가 나타났던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단기 금리차 해소, 3차례 이상 금리인하가 나타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하로 장단기 금리차가 해소되면서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며 “국내 증시의 경우 박스권 상단을 크게 열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초입까지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한 차례 더 오를 수 있다”면서도 “내년 금리인하가 이어져 경기침체 국면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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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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