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더리움은 7월 20일 올해 4월 이후 최저가인 204만 원에 이른 뒤 24일간 연속 상승, 8월 13일 383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380만 원대에서 횡보하던 이더리움은 8월 31일 400만 원을 돌파했다. 9월 1일 이더리움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 종가 대비 10.16% 상승한 442만2000원을 찍었다. 이날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종가 대비 2.22% 오른 5645만5000원에 거래됐다. 8월 한 달 동안 이더리움은 37% 넘게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비트코인은 11%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다.
8월 5일 이더리움은 기능을 개선하는 업그레이드 ‘런던 하드포크’를 진행했다. 이번 하드포크로 기존 거래 수수료인 가스비를 줄이고 네트워크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8월 초 300만 원대에 재진입했다. 디지털자산 투자사 BK캐피털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켈리 최고경영자(CEO)는 7월 “런던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공급 감소로 이어져 2022년까지 현 가격 대비 5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연 이더리움은 어디까지 상승할까.
암호화폐 분석·투자팀 CKT를 이끌고 있는 가상화폐 분석가 ‘신의두뇌’ 노대원 씨를 9월 1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나 2021년 하반기 이더리움 ‘성투’ 방법을 들었다.
‘신의두뇌’ 노대원 씨를 만나 2021년 하반기 이더리움 전망에 대해 들었다. [홍중식 기자]
하드포크·디파이 시장 확장으로 이더리움 상승세
최근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제치고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일반 투자자가 보기엔 이더리움이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는 것 같을 수 있다. 비트코인은 고액 투자자가 주로 투자하고 소액 투자자는 이더리움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더리움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2.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진행되고 있다. 이더리움 2.0버전이 완성돼 현재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
“이더리움 2.0버전이 완성되면 새로운 공급이 끝나는 격이다. 이 영향으로 이더리움이 올해 안에 800만 원에서 120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400만 원이니 두세 배 상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근거는 올해 계속 커질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시장에 있다. 디파이 시장이 커지면서 이더리움이 800만 원에서 1200만 원 정도 가면 그때부터 디파이 규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런던 하드포크로 이더리움 공급이 감소하면 2022년까지 현 가격 대비 5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번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은 이더리움 펀더멘털(fundamental: 기본 경제지표)보다 이더리움을 통해 구성된 생태계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이더리움을 활용한 파생금융상품이 다량 나오다 보니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더리움 2.0버전은 언제 완료되나.
“사실 이더리움 2.0버전이 완성될 것이라 믿지 않는 투자자도 많다. 6년 전부터 시작된 2.0버전은 이더리움에 오래 투자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이번 런던 하드포크가 크게 부각되고 호재로 작용한 것은 새로 유입된 투자자들 때문이다.”
이더리움 2.0버전이 완료되지 못한다?
“이더리움 2.0버전은 채굴을 막는 것인데 채굴자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겠나.”
지금까지 이더리움은 2017년 10월 비잔티움 하드포크, 2019년 3월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 2019년 12월 이스탄불 하드포크, 2020년 1월 뮤어빙하 하드포크, 올해 4월 베를린 하드포크에 이어 8월 런던 하드포크까지 총 6번의 개선 작업에 나섰다. 하드포크 이후 이더리움의 가격 변동은 어땠나.
“하락장에서 하드포크가 진행되면 가격이 오히려 더 떨어지고, 상승장일 때는 올라갔다. 최근 이더리움이 오르는 건 하드포크 이슈가 아닌 비트코인 상승, 디파이 시장 확장, 늘어난 이더리움 지지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현재 승승장구 중인 이더리움은 언제 약세장이 올까.
“9월 초부터 (약세장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급변동은 9월 2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전, 한국에서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는 9월 25일 직전일 것이다.”
8월 27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영향은?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올해 가장 큰 이슈가 테이퍼링이다. 잭슨홀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주식뿐 아니라 암호화폐도 8월 말 우상향했다. 6개월 전부터 테이퍼링 이야기가 지속되다 보니 내성이 생겼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테이퍼링이 아닌 금리인상이다. 금리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으로 판단해 악재는 해소됐다고 본다.”
테이퍼링이 연내에 시작된다면?
“잭슨홀 미팅에서 구체적인 테이퍼링 날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9월까지 조심해야 한다. 9월 22일 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날짜가 나올 것이다. 만약 11월께 테이퍼링이 시작된다고 하면 단기적으로 약세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상승장 이끌 것
인플레이션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최근 헤지펀드 운영자들이 헤징(hedging: 위험 분산)을 위해 비트코인을 산다고 표현하고 있다. 무엇을 헤징, 즉 위험 회피해야 하는 것일까. 바로 달러 하락이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달러가치가 하락할 것이라서 비트코인을 매입한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시그널은 인플레이션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고 하락 중이라며 시장을 달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공급량이 줄여든 것이 이유다.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일어날 것 같으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사야 하고, 인플레이션이 약해질 것 같으면 팔아야 한다. 내 생각에는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올 것 같다.”
그렇다면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이더리움을 분할매수하면 괜찮을까.
“가격이 좀 하락한다면 분할매수하기 괜찮다.”
언제 수익을 실현해야 할까.
“9~10월 이더리움을 구입해 연말에 수익 실현을 해야 한다. 9월은 미국 헤지펀드업체의 분기 실적 발표로 리밸런싱을 하는 시기다. 이 시기 좋은 가격에 산다면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2021 하반기 이더리움 전망에 대한 ‘신의두뇌’ 노대원 씨의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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