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시선 사로잡은 인스타그램 피드

[김상하의 이게 뭐Z?] 10년 전 감성 깃든 ‘백 투 더 2016’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6-01-30 17: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매일 영상이 수만 개씩 올라온다. 최근 릴스를 중심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콘텐츠 포맷이 유행하면서 개인의 하루를 보여주는 영상부터 침체된 가게를 살리려는 마케팅 영상까지 다양한 시도가 쏟아지고 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대중의 눈길을 붙잡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Z세대 피드에 오래 머무는 것들이 있다. 이번 주 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은 사례들을 살펴본다. 

    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DJ 페기굿. 인스타그램 ‘hh__hi’ 계정 캡처 

    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DJ 페기굿. 인스타그램 ‘hh__hi’ 계정 캡처 

    #페기 구가 샤라웃 한 ‘페기굿’

    DJ이자 프로듀서인 페기 구(Peggy Gou)를 모르는 Z세대는 드물다. 그 이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신예 DJ가 최근 피드를 점령했다. 이름부터 강렬한 ‘페기굿(Peggy Good)’이다. 그의 인스타그램 피드는 “이게 진짜 힙이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기세가 남다르다. 

    무대 또한 늘 예상을 벗어난다. 다방, 서울역, 소 외양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드러낸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전통음악에 테크노를 더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일까. 노포, 동묘처럼 전통의 결이 살아 있는 공간에서 하는 공연이 더 큰 화제를 모은다. 페기 구도 페기굿의 공연 영상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다는 등 ‘샤라웃(shout out: 언급해 주목도를 높이는 것)’ 했다.

    최근에는 각종 행사와 페스티벌에도 자주 얼굴을 비춘다. 공연에 앞서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국내 유일 말 인플루언서 ‘윌리’와 협업하는 등 기존 DJ에게선 보기 힘든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현재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경찰과 도둑’ 놀이 모임을 열거나,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타임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언제 어디서 페기굿을 마주칠지 모른다.

    2016년에 무엇을 했는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콘텐츠가 유행이다.  인스타그램 ‘do.na_me’ 계정 캡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제1회 크림 사생대회’를 열었다. 인스타그램 ‘o3o_log’ 계정 캡처

    2016년에 무엇을 했는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콘텐츠가 유행이다.  인스타그램 ‘do.na_me’ 계정 캡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제1회 크림 사생대회’를 열었다. 인스타그램 ‘o3o_log’ 계정 캡처

    #2016년 붐은 온다

    최근 인스타그램 피드엔 10년 전 사진이 부쩍 늘었다. 이른바 ‘백 투 더 2016’이다. 벌써 2026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사람들은 그 시절 사진을 다시 꺼내 올린다.



    이 흐름은 갑작스럽지 않다. 오줌 필터가 다시 유행하는 등 2016년 감성은 이미 서서히 돌아오고 있었다. 당시 드라마 라인업에는 ‘태양의 후예’ ‘또 오해영’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처럼 지금도 회자되는 작품이 줄지어 있다.

    연예인들의 과거 사진도 다시 등장한다. 사진엔 당시 유행하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B612 로고와 특유의 색감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해 음원 차트 1위 곡, 인기 아이돌, 유행했던 스타일들이 하나씩 소환된다. 2016년 사진은 개인의 추억을 넘어 Z세대의 집단적인 노스탤지어로 작동한다. 내년에 ‘백 투 더 2017’이 올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이들의 피드는 분명 2016년으로 돌아가 있다.

    #금손에게 선물 드려요

    국내엔 멍 때리기 대회처럼 손꼽아 기다리는 이색 대회가 많다. 이번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제1회 크림 사생대회’를 열었다.

    시작은 한 영상이다. 닌텐도를 갖고 싶었던 아이가 직접 그림을 그렸고, 크림이 실제 닌텐도를 선물했다. 이 영상이 ‘크림한테 에어팟 받기 1일 차’ 같은 제목으로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이 흐름은 실제 이벤트로 이어졌다. 크림에 있는 제품을 그림으로 그려 올리고,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해당 제품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유모차부터 조끼 패딩, 스마트폰까지, 참가자들의 디테일과 정성에 “이 정도면 재능 낭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단순한 경품 이벤트에서 벗어나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콘텐츠가 됐다. 참여하고 구경하는 경품 이벤트는 처음인 것 같다. Z세대가 좋아하는 건 결국 ‘놀 수 있는 판’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