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공황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실업자와 빈민의 수가 폭증하고 노동계급의 임금수준과 노동조건이 크게 악화됐으며, 자본가계급과 정부는 금융귀족을 위한 긴급구제금융이 야기한 국가채무를 사회보장제도 축소를 통해 서민들에게 전가하려 한다. 또한 정부는 친기업 정책으로 수출을 증가시켜 공황으로부터 탈출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자국 내 계급투쟁이 폭발할 뿐 아니라, 국가 사이에도 무역전쟁·환율전쟁·자원전쟁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안연구공동체’(CAS, Community for Alternative Studies)는 지식인과 대학조차 신자유주의에 포섭된 현실에서 저항과 탈주를 도모하는 단체다. 치열한 사유와 토론, 가르침과 배움, 자기성찰과 실천의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 단체의 출범 기념 강좌에서 한국의 대표적 정치경제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위와 같이 현실을 진단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로 다소 숨통이 트이고는 있다. 하지만 근원적인 해결책 없이 위기가 갈수록 심화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1929년 대공황과 1974년 공황의 사례를 들며 새로운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각각 자유방임과 복지국가(국가개입) 같은 이전 체제와 전혀 다른 체제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처럼 신자유주의로 야기된 지금의 공황 또한 새로운 체제 도입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위기가 공황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자유시장, 규제완화, 자유무역, 주주자본주의 등의 신념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유일사상’에 대한 인간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만은 분명하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거센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 출판시장에서는 ‘자본주의의 게임 룰이 정의롭고 도덕적인가에 대한 의문’ ‘신자유주의 원칙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라는 두 흐름이 두드러졌다. 전자의 흐름은 100만 부 돌파를 앞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에 대한 폭발적 반응에서 엿볼 수 있다. 후자는 신자유주의자들이 내거는 핵심 구호 23가지의 거짓과 진실을 명쾌하게 설명한 장하준(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의 인기가 그 증거다.
장 교수는 이 책에서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1980년대부터 세계를 지배해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였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자본주의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이란 전제 아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씌워놓은 장밋빛 색안경을 벗어라”라고 주장하는 장 교수의 이 책에 대해 보수, 진보 양 진영에서 격렬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대안 탐색의 준거가 되면서 출간 넉 달 만에 판매 부수 40만 부를 넘어섰다. 그의 전작인 ‘사다리 걷어차기’가 약 10만 부, ‘나쁜 사마리아인들’도 50만 부를 넘어선 바 있다. 한 학자의 경제이론서가 3권 합쳐 100만 부를 돌파하는 출판 역사상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장 교수의 담론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이미 15개 언어권 17개 나라, 즉 영국·미국·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 대부분이 출간했거나 출간을 준비 중이다. 우리 경제학자의 현실 진단이 이만한 파장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만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등 다수.
‘대안연구공동체’(CAS, Community for Alternative Studies)는 지식인과 대학조차 신자유주의에 포섭된 현실에서 저항과 탈주를 도모하는 단체다. 치열한 사유와 토론, 가르침과 배움, 자기성찰과 실천의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 단체의 출범 기념 강좌에서 한국의 대표적 정치경제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위와 같이 현실을 진단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로 다소 숨통이 트이고는 있다. 하지만 근원적인 해결책 없이 위기가 갈수록 심화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1929년 대공황과 1974년 공황의 사례를 들며 새로운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각각 자유방임과 복지국가(국가개입) 같은 이전 체제와 전혀 다른 체제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처럼 신자유주의로 야기된 지금의 공황 또한 새로운 체제 도입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위기가 공황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자유시장, 규제완화, 자유무역, 주주자본주의 등의 신념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유일사상’에 대한 인간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만은 분명하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거센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 출판시장에서는 ‘자본주의의 게임 룰이 정의롭고 도덕적인가에 대한 의문’ ‘신자유주의 원칙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라는 두 흐름이 두드러졌다. 전자의 흐름은 100만 부 돌파를 앞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에 대한 폭발적 반응에서 엿볼 수 있다. 후자는 신자유주의자들이 내거는 핵심 구호 23가지의 거짓과 진실을 명쾌하게 설명한 장하준(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의 인기가 그 증거다.
장 교수는 이 책에서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1980년대부터 세계를 지배해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였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자본주의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이란 전제 아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씌워놓은 장밋빛 색안경을 벗어라”라고 주장하는 장 교수의 이 책에 대해 보수, 진보 양 진영에서 격렬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대안 탐색의 준거가 되면서 출간 넉 달 만에 판매 부수 40만 부를 넘어섰다. 그의 전작인 ‘사다리 걷어차기’가 약 10만 부, ‘나쁜 사마리아인들’도 50만 부를 넘어선 바 있다. 한 학자의 경제이론서가 3권 합쳐 100만 부를 돌파하는 출판 역사상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장 교수의 담론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이미 15개 언어권 17개 나라, 즉 영국·미국·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 대부분이 출간했거나 출간을 준비 중이다. 우리 경제학자의 현실 진단이 이만한 파장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만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