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7

..

나 연애해, 환갑에 철드나 봐

50~60대 남자들 사랑 영화 잇단 개봉 … 발기부전 치료제 덕에 누구든 ‘마지막 사랑’ 가능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03-18 15:5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나 연애해, 환갑에 철드나 봐

    잭 니컬슨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알약은 ‘파란 알약’ 비아그라(위)와 후발주자인‘노란 아몬드’ 시알리스.

    ”나 요즘 연애해. 비아그라라고 들어봤나? 덕분에 다시 태어난 기분이야.”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광고 카피가 아니다. 비아그라 홍보대사 보브 돌 전 미국 상원의원의 ‘임상 간증’도 아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휴먼 스테인’에서 앤터니 홉킨스(콜만 역)가 니콜 키드먼(퍼니아 역)과 사랑에 빠진 뒤 친구에게 털어놓는 말이다. 할아버지와 손녀 뻘인 두 사람이 격렬한 정사를 벌인 뒤, 퍼니아는 “이 정도면 A+다. 전남편은 형편없었다”며 감탄한다.

    개봉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는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주인공 잭 니컬슨(해리 역)은 아예 ‘미스터 비아그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63세의 돈 많고 매너 좋은 독신남 해리는 20대 여성만 상대하는 호색한이다. 물론 비아그라 덕이다.

    ‘섹스 없는 베드신’으로 유명한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도 52세인 남자주인공 빌 머레이(보브 해리스 역)가 25살 유부녀와 애틋한 사랑에 빠지는 상황이 나온다.



    그리고 3월19일 개봉하는 우리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의 기둥 줄거리도 선우용녀(서울 송여사 역)를 놓고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등 60대 초반 남자 셋이 연정을 불태운다는 설정이다.

    단순히 노령화된 사회 현실 반영?

    나 연애해, 환갑에 철드나 봐

    3월19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위)와 앤터니 홉킨스 주연의 ‘휴먼 스테인’에서 60대는 비로소 편견에서 자유로워지고, 진실한 삶을 받아들이는 나이다.

    이처럼 50, 60대 남자들의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노령화한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일까. 혹시 자동차업체들의 로비로 할리우드 영화에 자동차 질주 장면이 길어지고 있는 것처럼 발기부전 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업체에서 영화 제작자들을 꼬드기기라도 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한국 내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한국화이자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이 개봉되자 언론사의 의학, 건강 담당 기자들을 상대로 특별상영회를 마련했다. 이 영화에는 뚱뚱한 잭 니컬슨이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를 먹는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화이자측이나 영화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는 비아그라와 PPL(작품 간접홍보) 계약을 맺은 바가 없다고 했다. 단지 노년 남성들의 섹스를 주요한 소재로 다루다 보니,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가 영화에 점점 더 자주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비아그라를 쉬쉬하며 사야 하는 약품에서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치료제로 끌어올리고, 올바른 복용법까지 자연스럽게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시기도 적절하고요.”(최경·비아그라 홍보 담당자)

    그가 말하는 올바른 복용법이란 첫째 비아그라는 정력제가 아니라는 것, 둘째 협심증 치료제인 질산염제제와 비아그라를 절대 같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화에선 비아그라를 먹고 젊은 여자와 섹스를 하려던 잭 니컬슨이 너무 흥분해 협심증 증세를 일으키는데, 그는 병원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비아그라 복용 사실을 숨기려 한다.

    반면 후발주자로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를 판매하는 한국릴리측은 “비아그라의 선두 프리미엄은 인정한다. 그러나 ‘사랑할 때~’에서 볼 수 있듯 중요한 것은 섹스 자체가 아니라 정서적 교감이다. 그런 점에서 약효 지속기간이 긴 시알리스가 자연스런 관계를 맺는 데 적당한 차세대 발기부전 치료제가 될 것”이라면서 “노년층의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