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몇몇 그룹전을 통해서만 작품을 선보인 젊은 작가 조습의 첫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그동안 그의 작업은 한국 사회에서의 권력과 우상이 만든 과잉 이미지들을 찾아 명랑한 태도로 시비를 거는 데 집중되었다. 군사문화, 도덕성, 결혼제도 안의 이데올로기, 가족 안의 가부장적 권력 등이 그 대상이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종교적 권력과 성역화에 대한 문제를 해학과 비판적 시각으로 동시에 접근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스스로 ‘명랑교’라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교주로 행세하면서 자신을 작품의 대상으로 삼은 사진과 비디오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즉 자신이 직접 만든 의상과 소품을 걸치고 특정 장소에서 사진을 찍거나 기존 사진을 합성해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 이미지들은 키치와 패러디의 수준을 넘어 유치하고 촌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그 속엔 비뚤어진 권력과 우상이 만든 세태에 대한 해학적 풍자와 비판성이 숨어 있다. 작가가 작품에서 사용하는 각종 이미지와 매체는 전통적인 미술의 방법론을 넘어선 작가만의 독특한 조형어법으로 읽을 수 있다. 인사미술공간, 6월17일까지(문의 760-4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