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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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에노믹스 힘 받았다… ‘바이 재팬’ 나선 개미들

주가 올 들어 12% 상승…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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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3-04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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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가 치러진 2월 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 본부에서 당선인 이름에 빨간 종이꽃을 붙이며 자축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날 중의원 465석 중 316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GETTYIMAGES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가 치러진 2월 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 본부에서 당선인 이름에 빨간 종이꽃을 붙이며 자축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날 중의원 465석 중 316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GETTYIMAGES

    일본 증시에 관심을 둔 개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액은 5억3948만 달러(약 8000억 원)였다. 관련 통계 제공이 시작된 2011년 이후 사상 처음 5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 지수)가 올해 들어 약 12%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는 데다, 중소형주 가치 제고 작업이 이어져 당분간 일본 증시 활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카이치 내각, 산업 경쟁력 강화 드라이브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주식 가운데 유동성이 높은 225개 종목을 선정해 산출한다. 지난해 말 5만339.48이던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3월 3일 5만6279.05에 장을 마감하며 올해 들어 11.8% 상승률을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2월 26일에는 장중 5만9332.43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일본 증시 활황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경제정책, 일명 ‘사나에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일본 성장전략본부’를 출범하고 직접 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방위산업 등 17개 핵심 분야에 국가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2월 8일 치른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며 다카이치 내각은 거칠 것이 없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중의원 전체 의석 465석 중 3분의 2(310석)가 넘는 316석을 차지했는데, 이는 여당 단독으로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숫자다.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서 부결한 법안도 재의결이 가능하다. 선거 이튿날인 9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약 3.89% 급등하며 사나에노믹스에 대한 시장 기대를 다시금 확인했다.

    일본 증시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쓰보이 히로고 다이와증권 수석전략가는 2월 9일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닛케이225 평균주가의 최고가 전망을 6만2000에서 6만 중반대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등 다카이치 내각이 중점 투자하기로 한 17개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니시하라 리에 JP모건 수석주식전략가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올 연말 6만100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중의원 선거 결과 다카이치 내각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기 쉬워져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또한 “(일본)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산과 반도체 종목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반도체·방산株 강세 전망

    증시 성장 전망의 또 다른 근거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초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 토픽스(TOPIX)에 편입된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증가세”라며 “올해 말에는 2027년 예상 EPS 증가율이 11~14%로 더 상승하고, 2028년 예상 증가율도 한 자릿수 후반대라는 분석이 많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내각의 예산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면 기업 실적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2월 20일 열린 의회 연설에서 “기업들이 안심하고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여러 해 예산이나 장기적인 기금을 활용한 투자 촉진책을 대담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확장적 재정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금융당국 주도로 이어진 상장기업 가치 제고 정책도 증시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하면서 실제로 지난해 대형 기업들이 주주 환원이나 지배 구조 개선을 적극 수행했고 그 결과 주가가 올랐다”며 “최근에는 증시에서 퇴출할 기업을 찾는 등 금융당국 시선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 가치 제고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기준 강화 작업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고 그 결과 주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자들도 일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국내 투자자의 월별 일본 주식 매수 금액은 증가세다(그래프2 참조). 1월 매수 금액 4억3883만 달러(약 6500억 원)로 2024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4억 달러대를 넘어서더니 지난달에는 5억 달러대를 돌파했다.

    문남중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주식투자 전략에 대해 “다카이치 내각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시행해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 일본 증시가 위축될 수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본의 재정 건전성이 심각하게 나빠질 상황은 아니라서 증시 위축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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