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256쪽/ 1만6000원
경제위기가 찾아오면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진다는 사실을 이제는 다 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그랬고, 지난해 시작해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가 그렇다. 더욱이 이번에는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로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면서 일찍부터 대출 등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나선 이는 큰돈을 벌고, 이런 시대 흐름과 무관하게 열심히 자기 일만 한 이는 이른바 ‘벼락거지’ 신세다. 더는 ‘투자는 무조건 투기’라고 폄하할 수 없는 이유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가치 있는 자산’이 그 대상이다. 가치 있는 자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에 의해 가격이 상승한다. 2015년 8억5000만 원이던 101㎡ 은마아파트가 2021년 8월 24억2000만 원에 거래된 현실은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지만,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선뜻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 게다가 부동산시장 곳곳에서 ‘하락 신호’가 포착된다며 부동산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늘고 있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의 저자는 달러 투자를 권한다. 달러는 미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에서도 발행하지 못하지만 세계 어느 곳에 가더라도 통용되는 ‘세계의 돈’이며 대체 불가한 가치를 지닌다는 주장이다. 또한 주식처럼 어떤 종목을 살지, 부동산처럼 어느 지역 몇㎡짜리 매물을 살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유가증권처럼 휴지 조각이 될 염려도, 부동산처럼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 때문에 골치 아플 일도 없다.
많은 이가 ‘달러 투자’라고 하면 외환거래 형태 중 하나인 FX마진 거래나 달러 선물 거래를 떠올리지만, 저자는 달러 자체를 사고파는 거래를 통해 환차익을 실현한다. 방법은 단순하다. 투자의 기본이 그렇듯,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달러 단타매매를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은 있다. 환차익을 결정짓는 매수와 매도 타이밍, 환전수수료다. 저자는 투자 타이밍을 잡기 위해 자신이 특별히 고안한 공식과 거래세를 줄이는 상세한 방법 등을 소개한다.
달러 투자에도 단점은 있다. 환율이 너무 오르면 투자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또 투자 금액이 커야 수익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이상적 투자법은 달러 투자를 주식투자와 병행하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때 주식을 팔아 달러를 사고, 달러가 오를 때 달러를 팔아 주식을 사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돈이 일하게 하라’는 조언을 누구보다 잘 실천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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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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