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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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선택한 ‘파워 인플루언서’는 누구?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6-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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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 는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딱잘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각 SNS마다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늘고 있다. 요즘 인기인 인플루언서들의 특징은 팔로어 수가 100만 명이 넘어도 아는 사람만 그를 안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수 자체가 이전보다 많아진 데다, 사람마다 사용하는 SNS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두가 아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미지가 확실하고 콘셉트가 명확해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인플루언서도 나오고 있다. 충성도 높은 Z세대 팬층을 가진 ‘파워 인플루언서’를 소개한다.

    # 그의 기 싸움은 어디까지 갈까, 랄랄

    유튜버 랄랄이 최근 업로드한 ‘기 싸움 영상’ 시리즈 중 클럽 편에서 새벽에 국밥집을 찾아가 국밥을 먹는 장면. [유튜브 랄랄 채널 캡처]

    유튜버 랄랄이 최근 업로드한 ‘기 싸움 영상’ 시리즈 중 클럽 편에서 새벽에 국밥집을 찾아가 국밥을 먹는 장면. [유튜브 랄랄 채널 캡처]

    유튜브 쇼츠의 최강자는 인플루언서 랄랄이다. 랄랄은 초창기 코로 리코더를 불거나 ‘랄토바이’라고 해서 오토바이를 탄 리액션을 영상화해 인기를 얻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유튜브에 ‘기 싸움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영상 속 랄랄의 강렬한 화장에 한 번 눈길이 가고, 과장된 표정에 한 번 더 눈길이 가 중독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영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영상 시리즈는 클럽 편으로 시작했다. 클럽 화장실이나 클럽 가기 전 카페에서 여성들이 화장을 하며 알게 모르게 기 싸움을 하는 장면을 담아 화제가 된 것이다. 영상에는 “현실 고증”이라거나 “절대 길에서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인상”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이 영상에는 클럽에서 놀다가 새벽에 국밥집에서 해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후 실제로 랄랄에게 국밥 광고가 들어와 ‘국밥이 가장 잘 어울리는 유튜버’로 선정되기도 했다. 랄랄은 기 싸움이라는 주제에 잘 맞는 게스트를 섭외해 계속해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소재가 고갈될 법도 한데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가 담긴 영상을 올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랄랄의 기 싸움 영상에는 서로 째려보거나 눈으로 말하는 듯한 제스처가 나온다. 이를 두고 “기 싸움이 아니라 악령 들린 것 아니냐”는 우스운 반응도 이어진다. 랄랄이 가끔 기 싸움 영상 무편집본이나 비하인드 영상을 풀어주기도 하는데, 본편보다 더 웃길 때가 많아 이 영상들도 안 볼 수 없다는 평이 많다.

    # 개성 강한 여성 인플루언서 앞세운, 지그재그

    지그재그가 당당하고 개성 강한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모델로 내세워 ‘제가 알아서 살게요’라는 카피를 달아 만든 광고. [유튜브 지그재그 채널 캡처]

    지그재그가 당당하고 개성 강한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모델로 내세워 ‘제가 알아서 살게요’라는 카피를 달아 만든 광고. [유튜브 지그재그 채널 캡처]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의 팝업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그 앞을 지나면서 “이렇게 팝업을 크게 열면 뭔가 이벤트가 있겠다” 했는데 실제로 지그재그가 지그재그만의 감성이 가득한 광고를 만들었다. 지그재그는 2년 전 70대 배우 윤여정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화제가 됐다. 윤여정이 자기 입으로 “모델 잘못 뽑은 것 아니냐”고 말한 뒤 “니들 맘대로 사세요” “눈치 볼 게 뭐 있니” 같은 멘트를 하는데, 기존 광고 공식을 파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나온 광고도 2년 전 영상과 비슷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해쭈, 리즈, 신예은, 백예린, 원지, 배유진 등 당당하고 개성 강한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광고 모델로 대거 기용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지그재그 광고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Z세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획일화된 미의 기준이 아니라, ‘나답게’ ‘각자의’ 같은 키워드로 모두가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는 점이 Z세대에게 소구력을 갖는 것이다. 이번 광고에서는 ‘제가 알아서 살게요’라는 카피가 특히 화제다. 옷을 알아서 사겠다, 인생을 알아서 살겠다는 두 가지 뜻으로 해석돼 Z세대가 더 열렬히 호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SNS에서도 이번 지그재그 광고를 두고 “마케팅팀 능력이 진짜 좋다” “광고 기획한 사람 월급 올려줘라” 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 AI는 바로 이렇게 쓰는 겁니다, 조코팅

    유튜버 조코딩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목소리와 원곡 가수 목소리를 섞어 어느 쪽이 진짜인지 찾는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조코딩 유튜브 캡처]

    유튜버 조코딩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목소리와 원곡 가수 목소리를 섞어 어느 쪽이 진짜인지 찾는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조코딩 유튜브 캡처]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트위터에서는 어느 AI 개발자가 자신의 AI에 한 작가의 미술 작품과 화풍을 학습시키겠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AI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상이 편리해지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윤리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꾸준히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AI를 AI의 본 목적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재밌게 활용하는 유튜버가 있다. 바로 ‘클론싱어’라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 조코팅이다. 클론싱어는 TV 프로그램 ‘히든싱어’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AI로 만든 목소리와 원곡 가수의 목소리를 섞어 어떤 게 진짜인지 찾아내는 콘텐츠다. 조코팅이 AI로 만든 목소리는 원곡 가수가 들어도 깜짝 놀랄 만큼 수준이 높다. 오랜 팬도 어느 쪽이 진짜 가수인지 맞히기 어려워하는 등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클론싱어가 AI 기술을 활용해 만드는 영상 콘텐츠 중 가장 바람직한 방향성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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