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뱀차즈기 꽃을 보면 정말 뱀을 닮았습니다. 통꽃인 꽃잎이 벌어진 모습이 마치 먹이를 잡아먹으려고 입을 크게 벌린 뱀 같지요. 길고 가늘게 나온 암술은 꼭 뱀 혀 같고, 자세히 보면 살짝 드러나는 수술들은 뱀 이빨 같습니다. 참뱀차즈기 한 포기에서 길게 올린 꽃대는 똬리를 튼 채 머리를 꼿꼿이 치켜든 뱀 모습처럼 보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뱀 말이지요.
참뱀차즈기는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라 희귀식물 범주에 들기도 합니다. 참뱀차즈기의 식물학적 의미는 정말 특별하답니다. 설악산, 가야산, 소백산, 지리산 같은 크고 깊은 산, 물 빠짐이 좋고 살짝 햇살이 들거나 반쯤 그늘이 진 숲 속에서 드물게 자라니 식물로서는 귀한 존재이지요.

참뱀차즈기라는 이름에서 ‘참’은 진짜라는 뜻이고, ‘차즈기’는 자줏빛을 띤 차즈기라는 식물의 잎 모양을 닮았다는 의미로 붙었습니다. 주름진 잎이며 겨울에 땅바닥에 붙어서 난 모양이 배춧잎을 닮아 그런지 뱀배추라고도 하고, 곰보배추라고도 부릅니다.
장소를 가리는 데다 재배법도 다소 까다롭지만 매우 훌륭한 관상용 식물입니다. 한 포기씩 심기보다 나무를 심어놓은 곳 가장자리쯤, 그늘이 조금 드는 곳에 무리지어 심는 것이 보기에 좋지요. ‘배추’라는 말이 붙은 별칭을 가진 식물답게 어린순은 식용으로도 쓰입니다.
이쯤 되면 계사년에 가장 어울리는, 아름답고 소중한 뱀을 닮은 존재를 만난 것 맞지요? 뱀이 가지는 좋은 의미와 참뱀차즈기가 보여주는 고운 모습을 함께 간직하면서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